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 10년차 초등 동창 부부의 비애

도토리네 조회수 : 19,279
작성일 : 2014-08-21 17:31:59
남편이랑 초등, 중등 동창이에요.
초등때 짝꿍 많이 했었는데, 남편이 은근슬쩍 짝 정하는 줄 설 때 옆자리 서고 그랬다네요.
어쨌든 30에 다시 연락되 2년 연애하고 결혼했는데 
밖에서는 나름 진중한 스타일들인데 집에선 뭐 어린시절 친구라 격이 없죠.
팔 꺾고, 장난으로 문 잠그고, 발로 엉덩이 차고... 아들래미랑 셋이 그러고 놀아요.
감상적인 거 별로 안좋아하는 남편이라 무한도전 같은 예능보며 킥킥거리는 게 
같이 할 수 있는 문화활동 정도랄까...
연애 때도 당췌 로맨틱한 분위기는 아니었죠.

그런데 요며칠 전에 어떤 분이 옛사람 꿈꾸고 심란했다는 글 읽고 
괜시리 대학때 좋아했던 선배 생각나 며칠 박정현 '나의 하루' 들으며
아련한 기분으로 지냈어요.
오랜만에 센티멘탈한 기분에 젖어 노래를 무한으로 리플레이 하는데 좋더라구요.
집에서도 계속 듣고 흥얼거렸는데 
마침 노래하는 도중 남편이랑 눈이 딱 마주쳤어요.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싶어
그대의..."

그 다음 가사는 '따뜻한 두 눈을 바라보고 싶어'에요.
근데..남편과 마주보고 부르기엔 가사가 너무 ..끄악!
저걸 그대로 부르면 남편이 토할 것 같은 표정으로 뛰쳐나갈 것 같고..
나도 민망할 것 같고..

'그대의'를 부르는 몇 초 동안 '어떡해..어떡해..'하다 

"(그대의) 거대한 궁뎅이 한 대 차고 싶어"
하고 부르고 말았다는..ㅠㅠ

남편이랑 아들은 좋다고 떼굴떼굴 구르고 난리.
저 인간들 수준에 맞춰 살아야 하다니..
내 센티멘탈한 감정 돌려줘ㅠㅠ
 

IP : 182.219.xxx.17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ㅡ
    '14.8.21 5:37 PM (121.130.xxx.79)

    ㅇㅎㅎㅎ 초등동창부부 14년퍼 너무공감요^^

  • 2. ㅡㅡㅡ
    '14.8.21 5:37 PM (121.130.xxx.79)

    년퍼 ㅡㅡㅡ년차

  • 3. .......
    '14.8.21 6:05 PM (27.1.xxx.11)

    20년 넘은 동기, 팔꺽기, 헤드락 다 이해해요..ㅎㅎㅎㅎ

  • 4. 제가
    '14.8.21 7:23 PM (121.186.xxx.135)

    꿈꾸던 결혼 생활인데요..

    아웅~ 넘 부러워요~ ^^

    글고 원글님 재치 짱!!

  • 5. ㅇㅇ
    '14.8.21 10:19 PM (61.79.xxx.64)

    서로의 젊은 모습 더더 어린 모습을 기억하는 상대방과 결혼생활을 한다는 것도
    참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서로 처음 만났을 때가 상대방이 기억하는 나의 가장 젊은 날인데
    같이 늙어가도, 서로의 가장 젊은 날은 기억할테니까요

  • 6. 동쪽천사
    '14.8.21 10:59 PM (223.62.xxx.58)

    저는 30대 초에 만났는데도 개구진 결혼생활을 해요 아마 사람 성향인듯 초등학교때 남편의 모습을 봤다면 참 재밌을 듯

  • 7. ㅋㅋㅋㅋㅋㅋㅋ
    '14.8.21 11:06 PM (222.100.xxx.11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재밌어요 ^^

  • 8. 부러워요 ㅎㅎㅎ
    '14.8.22 6:36 AM (94.197.xxx.87)

    서로의 젊은 모습 더더 어린 모습을 기억하는 상대방과 결혼생활을 한다는 것도 참 좋은 일인 것 같아요. 22222

  • 9. 저도
    '14.8.22 12:17 PM (220.117.xxx.81)

    초등 동창인데요...정말 딱 초딩 마인드예요. 싸우면 도망쳐서 문 걸어 잠그고 숨어 있고 한 사람은 나오라고 밖에서 고래고래...- -
    낭만은 어려워요...그냥 초딩 마인드로 사는거예요. 장난이랍시고 서로 머리 끄잡고 끄덕끄덕 하고 놀다보면 이제 뭐냐...나이 마흔 중반에. 이런 생각이 문득.
    진짜 어떨땐 뽀뽀 하다가도 어색해서 웃음 폭발. 심각하다면 심각한 문제네요...이젠 더 이상 낭만은 찾지 않아요.

  • 10. ...
    '14.8.22 12:32 PM (175.115.xxx.10)

    ㅋㅋㅋ 노래제목이 뭐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2054 꽃게장 맛있게 담는 비법 알고 싶어라. 4 꽃게가 싸다.. 2014/08/28 1,827
412053 어제 밤늦게 온 아들의 카카오 톡 메시지 5 아들의 고백.. 2014/08/28 5,307
412052 한씨 방금 선전에 나오는데 4 티비에 2014/08/28 2,143
412051 지금 달콤한 나의 도시에 1 연애 2014/08/27 2,110
412050 정신의학 책 좀 소개해주세요. ^^ 멀리떠나라꼭.. 2014/08/27 788
412049 코팅 후라이팬 식기세척기에 넣어도 될까요? 2 식기세척기 2014/08/27 1,271
412048 방사능과 나.. 6 ㅜㅜ 2014/08/27 2,240
412047 기름뜨는 국물멸치 다듬음 좀 낫나요? 1 이마트 2014/08/27 749
412046 음악 들으며 82 허시쥬~ (우천지역) 4 무제82 2014/08/27 789
412045 오늘 박원순 시장과 안희정 지사 보고왔네요 14 수어지교 2014/08/27 2,247
412044 마법천자문26권가격을 1 정리 2014/08/27 1,016
412043 드럼과 통돌이의 장단점좀 알려주세요 9 고민 2014/08/27 2,163
412042 베게 지퍼 수선 어디로 가야 하나요?동대문? 8 닥아 하야해.. 2014/08/27 2,256
412041 질문)서울이나 근교에 있는 숲 중에 4 감사 2014/08/27 1,186
412040 본인 성격 별로인 거 깨달으신 분들 65 자존감 2014/08/27 14,228
412039 난생처음 피부과에 가요 피부미인 2014/08/27 884
412038 피부과 ··· 2014/08/27 512
412037 회사원들 중에 자취 안하시고 부모님이랑 같이 사시는분들 있나요?.. 4 cuk75 2014/08/27 1,865
412036 황충길옹기,인월요업중 4 옹기 2014/08/27 1,460
412035 세월호2-34일) 실종자님들 추석전에 돌아와주세요! 29 bluebe.. 2014/08/27 1,577
412034 육아 궁금증이요. 6 2014/08/27 611
412033 출산휴가 후 복직, 베이비 시터 관련하여 1 선배님들 2014/08/27 1,195
412032 가스렌지 옆에 전자렌지장이 너무 가까워요 1 사과나무 2014/08/27 2,205
412031 난생 처음 오션월드~~ 1 ... 2014/08/27 906
412030 김경주 시인이 희곡을 쓰고 그것이 연극으로 올려지네요. 3 .... 2014/08/27 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