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거대한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304명의 아까운 생명을 품고 차가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때,
우리는 무기력하게 지켜만 보았다.
그 때 살릴 수도 있었는데......
그리고 우리는
적극적으로 구조를 하지 않은 해경과 정부를 향해
무능과 무책임을 비난하였다.
그리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4개월이 지난 지금은 8월.
그 때 아이들이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목숨 걸고 그 진실을 묻는
한 사람의 생명이 시들어가는 모습을
우리는 매일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을 질타하던 야당도
어느 샌가 여당 편에 서서
이제 그만 잊으라고 유가족을 압박하고 있다.
그리고 한 때는 노란 리본에
작은 기적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실종자와 유가족의 슬픔을 공감하고 위로했던 사람들도
점점 세월호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
아파트 얘기, 연예인 얘기, 일상의 희로애락이
점점 세월호 이야기를 밀어내고 있다.
그런데,
이러다가,
행여나,
일이 잘못 되었을 때,
“그 때 살릴 수도 있었는데......”
라고 또 다시 말하게 될까 두렵다.
그 때는 비난의 화살이 우리 자신을 향할 것이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는
또 다시 제2의 용산, 밀양, 강정, 쌍용자동차와 같은 이름으로
이 땅에서 끝없이 되풀이할 것이다.
유민아빠를 살리는 것은
한 사람의 생명만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
추악하게 병들고 타락한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살려내고,
우리 자신을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