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면대에 아기 엉덩이 씻는 이야기 보니 떠오르는게 있어요..

~~ 조회수 : 1,984
작성일 : 2014-08-18 17:47:45

제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별로 민폐스타일은 아니에요..

오히려 공공장소에 가면 남들한테 피해주는 짓(마트에서 통로 복판에 서있지 못하게 하구요. 목욕탕에서 다른 사람에게 물 튕기지 않게 조심시키구요..) 못하도록 신경 쓰고 잔소리하는 편이에요..

그런 저도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치게 되더군요..

지금은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녀석이 4살때 아이를 맡길데가 없어서 미장원에 데리고 갔어요..

일년에 한 두번 겨우 파마 정도만 하고 지냈는데, 아이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갔는데 볼일을 시원하게 못봤나봐요..

저는 세팅파마를 하고 있어서 머리는 기계에 묶여있는데, 아이가 표정이 별로 안좋더니 똥을 쌌어요..

그 순간 얼마나 황당하고, 당황스러운지... 미용실 아가씨한테 머리 좀 풀어달라고 해놓고도 안절부절 하고 있었는데..

그때, 옆자리 미용사(20대 후반으로 보였어요..가 아이를 번쩍 안더니, 손님 머리 감는 세면대에서 아이 옷을 벗기고 엉덩이를 막 씻기더군요. 비닐가지고 와서 응가 묻은 팬티는 싸주고, 바지만 입혀놓구요..

아이를 데리고와서는 뒷처리 다했으니까 걱정말고 머리 마무리 하라고 했어요.. 세면대도 깨끗하게 씻었고, 똥을 많이 싼게 아니고 그냥 묻은 정도였다고... 결혼도 안한 아가씨가 그렇게 해주니까,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서 몇번이나 고맙다고 말했더니, 자기가 조카들을 많이 봐서 똥 만지는건 일도 아니라고....

그리고는 저희 아들 데리고 나가서 음료수도 사 먹이더군요..

 

한편으로 보면, 제가 엄청 진상엄마였겠지요..?.. 세면대에서 엉덩이 씻기는 글을 보니, 그 때 그 일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나도 민폐엄마였구나.. 반성도 엄청 되구요.. 그런데 살다보니,, 참.. 그렇더군요.. 본의 아니게..

 

머리 다 하고 마트에서 빵이랑 음료수 사서 가져다 줬구요..

그 뒤에도 몇년이 지났지만, 그 아가씨한테 머리 하고 있어요..(제가 원래 원장님 손님이었는데, 제가 미용사를 바꿨어요..)

아직 자기 미용실을 차리지 못하고, 몇 번 미용실을 옮겼는데 그때마다 옮긴 미용실에 가서 머리 한답니다..

 

IP : 1.251.xxx.24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4.8.18 6:08 PM (39.7.xxx.28)

    원글님이 민폐를 끼쳤을수는 있지만 진상이라고 생각들지 않네요. 그 가게 아가씨가 자기 가게에서 그렇게 씻겨주고 세면대 뒤처리까지 다 했다고 하니까요.

    본의 아니게 살다보면 남한테 폐를 끼칠수 있고 그때마다 그게 폐라는 알고 미안해하고 반복하지 않는다면 그게 사람사는게 아닌가 싶어요.
    남한테 폐끼치는걸 당연시하고 남 시종부리듯하는 그 마음씀씀이가 가장 큰 문제라고 봐요.

    이런 얘기는 훈훈하네요.

  • 2. 저도
    '14.8.18 6:25 PM (211.36.xxx.1)

    아이가 4살때 쇼핑몰 미장원에서 남편 머리 자르는 동안 설사를 정말 주르륵 주르륵 했어요.
    순식간이라서 제가 아이 바지단을 손으로 막았는데도 바닥으로 흐르고 난리가 났죠. 남편이랑 저랑 아이 안고 쇼핑몰 남자 화장실(그나마 사람이 안들어 오고 세면대에서 씻긴다고 화내지 않을거 같아서)로 달려가서 아이 벗겨서 닦이고 세면대는 물론 미용실 바닥부터 복도까지 싹 닦고 청소아주머니와 주변 모든분들께 사과했어요. 제손이 걸레가 된 느낌이였어요. 고무장갑 없이 모든 청소를 할 수 있었던게 지금도 믿기지 않았어요. 급하니까 더러운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아무튼 전 누가 세면대에서 아기 엉덩이 닦는다고 절대 욕 못해요. 다만 끝나고 잘 처리해야 한다고는 생각해요.

  • 3. ..
    '14.8.18 10:11 PM (220.76.xxx.213) - 삭제된댓글

    보통 우러나오지 않으면 음료수까지는 생각못하죠
    고용된 입장으로 보더라도
    남의 아가 뒷처리는 힘든데..단골고객 하실만
    하네요ㅋㅋ훈훈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9001 저도 부동산 매매에 대해 5 이사 2014/08/19 1,708
409000 교황은 잊지 않았다" 팽목항에 전달된 서신·묵주.. 2 마니또 2014/08/19 1,382
408999 아내가..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6 ... 2014/08/19 2,433
408998 아시는분들 답변부탁이용^^ 2 에헴 2014/08/19 751
408997 해석부탁해요 1 영어고수님 2014/08/19 739
408996 기본적인 장신구 뭘 갖추면 좋나요? 1 마리 2014/08/19 1,490
408995 책은 읽어 뭐하나요. 15 갑자기 2014/08/19 3,107
408994 폰 연락처가 두배가 됐어요 유심복사하다.. 2014/08/19 631
408993 단독주택? 아파트? 7 고민중 2014/08/19 2,515
408992 드라마 유혹이요 ... 2014/08/19 1,145
408991 살쪄야 할까요? 6 51키로 2014/08/19 2,444
408990 부동산 매매시 이래도 되는지요? - 조언해주세요 11 가람 2014/08/19 2,589
408989 손가락에 붕대 감고 916만원, 美의료비 경악 4 진홍주 2014/08/19 1,742
408988 제 보험 좀 봐주시겠어요? 11 보험 2014/08/19 1,499
408987 홍대주변에 중국인들 땅 매입 2 홍대주변 2014/08/19 1,599
408986 저 고민좀들어주실래요..? 9 자유로운인간.. 2014/08/19 1,236
408985 세월호2-26일) 오늘 같은날..실종자님이라도 와주셨으면.. 31 bluebe.. 2014/08/19 776
408984 아~악 코스코 냉동블루베리 ㅜ.ㅜ 19 으악 2014/08/19 7,413
408983 [가족대책위 입장 발표] 세월호 유가족은 재협상을 요구한다. 8 브낰 2014/08/19 923
408982 베스트에 송양 1 ㄱㄱ 2014/08/19 1,450
408981 산케이 화이팅~~~ 12 나무 2014/08/19 3,566
408980 산케이 신문 나오네요. 지금... 2014/08/19 1,171
408979 문재인, 김영오씨 단식 중단할 때까지 단식하겠다 20 2014/08/19 3,646
408978 깡패 고양이, 노래 그리고 여러 가지 3 ........ 2014/08/19 1,168
408977 저 이 집단에서 은따인 걸까요? 22 ... 2014/08/19 5,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