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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죽은 자식은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울다 조회수 : 2,260
작성일 : 2014-08-18 08:17:56

 

세월호 탑승객분들과 아무 혈연적 관계가 없는 저도

사건 이후로 하루에 몇 번씩이나 그 일이 떠올라 마음이 참 힘듭니다.

 

그 고통은 똑같은 일을 당해본 사람만이 그 고통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런 고통의 경험이 없지요.

제가, 그리고 우리가 그 분들의 고통을 얼마나 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상상조차 무섭고 괴롭지만

입장 바꿔 놓고 생각했을 때

어떨까요?

전 종교가 있음에도

제가 미쳐버리고 가정도 깨질 것이며 경제적인 어떤 활동도 할 수 없고

매일 매순간 창이 끊어지는 고통속에서 살 것 같습니다.

 

실종자 중 살아돌아온자는 하나도 없고

아직도 시신을 못 찾은 가족도 있습니다.

 

이젠 좀 그만했으면 좋겠네 라는 말이 이 곳 저 곳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유족분들이 죽은 아이 살려내라는 것도 아니고

억울하게 죽은 아이들이 한이 되지 않게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앞으로는 절대 이런 참사가 나오지 않기 위해

특별법을 만들자는 건데

왜 그게 안되는지 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저께 꿈에는

교황님이 나오셨는데

제가 교황님을 붙잡고 세월호 희생자들 때문에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펑펑 울고 있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눈물이 많은 편도 아닌데 제 가슴에 쌓이고 맺힌 것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참 기막합니다.

수학여행 가는 아이들 이었습니다.

그 밖에 다른 일로 제주에 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학년 바뀌고 막 친해졌을 때이고 공부도, 친구들 사귀는 것도 둘 다 잘 하고 싶을 때입니다.

같이 수학여행 프로그램 짜고

나름 멋도 내고

어머니 아버지들도 덩달아 얼마나 설레었을까요?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제주에 가서 살아보자 하고 온 가족이 배에 올라타고 제주로 가면서

그 마음이 어땠을까요?

 

세월호 학부모들이 그러더군요.

신문에는 선장이 팬티 바람으로 나올 때 가장 절망적이었다고 하지만

배가 완전히 뒤집혔을 때가 가장 절망적이었다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희망이 모두 사라지는 그 송연한 기분

 

무섭고 두려운 건

그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이라는 겁니다.

사실 이런말 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고 불경스럽고 정말 싫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희생자들과 유가족분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세월호 사건이 나기 전 아침으로 돌아가 그 배를 타지 않는 것

그래서 지금 같이 생활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지나갔고 끝났습니다.

 

그대신 우리는 그들을 잊지 않고 괴로워도 늘 기억해야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듣고 그것이 옳은 것이라면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니까요.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의 동생도 형 누나 언니 오빠들도 숨 쉬고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너무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가정들이 예전같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보호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세월호 특별법 제정으로

더 이상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애타게 기원합니다.

 

 

 

 

 

 

 

 

 

 

 

 

 

 

IP : 182.230.xxx.182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4.8.18 8:28 AM (58.237.xxx.218)

    저도 기도합니다... 특별법 제정되도 죽은 아이가 살아돌아오는것 아닌데 가장 기본적인걸 안하려하니 누가 아이를 죽였는지 죽게만들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 2. 아이가
    '14.8.18 8:29 AM (59.27.xxx.47)

    열이나서 밤새 끙끙대고 있어도 가슴이 찍어질 것 같은데
    눈앞에서 수장당해 죽어간 아이를 본 부모 심정은 .... 정말 사람이면 그만하면 됬다 말을 할 수 없어요

  • 3. 아뇨
    '14.8.18 8:30 AM (121.149.xxx.241)

    이젠 좀 그만했으면 좋겠네란사람 전 한명도 못봤습니다. 아직까지 가슴 아파합니다.잊지 않고 있어요.모두들.만약 그런사람있다면 관련자들 소수겠죠. 돈받고 활동하는사람들이랑요. 그렇게 잊는게 대세인양 헛소문 퍼뜨리는거에요. 제발 잊으라고.잊는게 정상인양. 나쁜놈들

  • 4. 구구절절
    '14.8.18 8:38 AM (183.107.xxx.204)

    옳은말씀이지요. 이런일로 윈글님같은 많은분들이 자존감이낮아지고 무기력해집니다. 국가가 국민을 저버리는이 상황에 우리가해야할 일이 뭘까? 고민할때인데,,제주변에도 세월호넘ㄷ·오래간다고 말하는 사람들있어요
    지금까지 한달넘게 단식중인 유민아버지 정말 걱ㅈ닝스럽습니다 눈뜨고 사람죽는거지켜보고있는건아닌지...김장훈씨도 그렇고요~좀더 영향력있는분들이 나서주면어떨까요? 송강호 김혜수님도 고맚~ㅂ니다!!

  • 5. 혹시 지겨우신 분
    '14.8.18 8:41 AM (1.231.xxx.203)

    자녀 보내고 잊어달라헌다면
    그리 해 드리겠소

  • 6. 도토리네
    '14.8.18 8:41 AM (182.219.xxx.176)

    저도 제 아이 볼 때마다 그분들이 생각나 슬프네요.
    일상생활은 그대로 돌아가지만, 절대로 잊지도 않았고, 싸워야 할 일이
    아직 산처럼 남아있는데 이대로 끝낼 수는 없지요.
    심지어는 교황님께 세례받았다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수만 조각의 상처 중 하나가 겨우 덮인 것일 뿐일텐데...그것도 따뜻하게 바라봐줄 수 없는 사람들...

  • 7. 날개
    '14.8.18 8:50 AM (110.8.xxx.227)

    역지사지..자식키우는 입장에서..역지사지해보면 그분들이 얼마나 힘들지가 느껴집니다.피가 거꾸로 쏠리는 느낌입니다.잊지 않아야죠.

  • 8. ㅠㅠㅠ
    '14.8.18 8:56 AM (39.118.xxx.96)

    모두 이런 맘이 아니라는게 슬픕니다ㅠㅠ

  • 9. 감사합니다
    '14.8.18 9:20 AM (211.36.xxx.187)

    이런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하루도 잊을날이 없고
    생각날때마다 숨이 멎어버릴것같은 마음
    애써 다잡아 마음을 진정시키며 살고있습니다
    국가의 검은 권력앞에
    아무것도 할수없는 현실이 절망적일뿐입니다

  • 10. 근데
    '14.8.18 9:23 AM (112.169.xxx.10)

    국회의원들은 왜 이런 마음이 아닌걸까요
    그 속마음은 뭘까요
    서민경제살리자하는데 서민경제는 옛날부터엉망이었고
    세월호랑 아무 상관없는데그핑계를 대는군요
    도대체 뭘 숨기기위해 수사권을 안주는건가요?
    그들은 도대체 무슨 마음일까요

  • 11. 멍들다
    '14.8.18 10:10 AM (211.187.xxx.92)

    82들어오는 이유..
    이런 공감을 하기때문이에요. ㅠㅠ
    자꾸 눈물이 납니다.
    마음이 아파요.
    억울하게 죽어간 진실 꼭 밝혀져야합니다.
    그리고 기소권 수사권 보장된 특별법 제정돼야 합니다 .

  • 12. ..
    '14.8.18 10:33 AM (110.174.xxx.26)

    사고 이후로 수시로 분노와 슬픔이 떠나질 않아요. 국민 대다수가 겪고있는 이런 심적 고통을 해소할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자고 하는데 국민의 종이라는 새누리는 무엇이 두려워 반대를 하는건지...

  • 13.
    '14.8.18 10:46 AM (182.221.xxx.59)

    지겹다 그만해라 하는 사람들은 오직 온라인에서만 봐요.

    솔직한 제 심정은 너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 그렇게 잃어보길 바란다에요ㅠㅠ 글로 쓰는건 이번이 처음이지만요.

  • 14. 가슴이
    '14.8.18 10:58 AM (112.160.xxx.139)

    아프고 시리다가
    요즘엔 불이 난 것 같아요
    내속이 이런데 유가족분들 실종자 가족분들 어떠실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어요

  • 15. 세월호 이후
    '14.8.18 12:06 PM (112.170.xxx.105)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밤에 잠들기 전 아이들 생각하면 숨이 잘 안 쉬어집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서로 도왔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어른으로서 한없이 부끄럽습니다.
    실종자분들 한 분도 빠짐없이 속히 돌아와서 가족품에 안기길 빕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 16. asd8
    '14.8.18 1:35 PM (175.195.xxx.86)

    아이들이 담요로 문틈을 다 막아 놓고 시신으로 올라온 아이들 손끝이 뭉그러져 있었다고 하는데
    속에서 불이 나기도 하면서 너무너무 안됐어서 가슴이 미어지더군요.

    지금 특별법을 막고 있는 정치인 자식들 시신이 저렇게 되었다면 어떠했을까요.
    나만 아니고 내자식만 아니면 아닌거잖아요.
    자식 가슴에 묻고 목숨걸면서 이런 참사 다시는 안일어나게 국민들 깨어나라 곡기를 끊고
    세상에 다시 없는 특별한 법제정을 위해 저리도 사력을 다하시는 분이 계신데....

    정말 깨어나야 할 것 같아요. 자신의 자리에서 할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더 찾아봐야지요.
    준비되지 않은 죽음을 맞을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과 샘, 일반승객들 ,돌아가신 잠수부들
    잊을수 없을것 같습니다. 또 생존자들이 있기까지 구조하신 분들도 계시지요.

    세월호 같은 탑승객,특히 해경이 바라보기만 하면서 구조에 손놓고 있을때 욕을 하면서 까지
    자신의 배로 아이들을 구조하신 인근의 작은 어선주들 모두 잊을수 없는 분들 이시지요.

    잊지않을께는 의지이고 이분들은 잊혀지지가 않는것 같습니다. 물론 순간 순간은 잊어버릴수있지만
    이참사가 근본적으로 해결될때 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잊혀지지도 잊을수도 없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도 세월호가족분들께 날마다 미안합니다. 아이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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