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초강력 펀치에 꿀먹은 벙어리가 된 한국 정부
지난 8월 14일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어록이 세계 뉴스로 매 시간 타전되고 있다. 교황의 이번 방한은 아시아 순방 가운데 한 국가가 아닌, 오직 대한민국 한 국가만을 목표로 한 특별 방문이 되기에 세계 언론들이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군사독재 종식 후, 세월호 참사를 두고 가장 첨예한 대립으로 맞서고 있는 박근혜 정권과 국민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메시지는 전세계 카톨릭 신자 뿐만 아니라 타 종교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오직 당사자인 박근혜 정부만 외교적 화법으로 전해지는 교황의 경고에 멀뚱한 표정으로 시치미를 떼고 있는 중이다.
현재 남한을 방문하고 있는 교황의 어록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외교적 수사를 뺀, 직접 화법으로 들어봄도 행간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는 버진 박 정부에 도움이 될 듯하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계속 강화되기를 희망한다. 오늘날 절실히 필요한 연대의 세계화에서도 이 나라가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연대의 세계화는 모든 인류 가족의 전인적인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
민주주의 국가를 방문한 교황이 민주주의를 언급했다는 것은 그 방문 국가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타임즈 뿐만 아니라 세계 지성들이 한국에서의 독재의 부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출하는 것이 교황이 지적했던 한국의 민주주의 훼손이 전 인류의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한국의 독재 상황은 한국만의 우려가 아니다.
“(남과 북 등의)평화를 추구하려면 소통해야 합니다.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지요.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을 넘어 ‘정의의 결과’이다”
일국을 방문한 교황이 민주와 정의를 언급했다는 자체가 세계인들의 귀를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방한한 교황 앞에서 북한의 실정을 비판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남북 정치상황에 대한 훈수는 현 정부 뿐만 아니라 집권 여당이 대한민국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석고대죄할 일이다.
“우리를 괴롭히는 사회의 빈부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우리 삶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물질과 권력, 쾌락 숭배의 징후들을 우리는 본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많은 친구와 동료들이 엄청난 물질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빈곤, 외로움, 남모를 절망감에 고통받고 있다”
천민 자본주의 남한 정권에 대한 외교적 화법이다. 괴롭힘의 주체와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당하는 줄도 모르는 괴롭힘의 객체들에 대한 교황의 진심어린 충고이다. 박근혜 정부 뿐만 아니라 삼성과 쌍용 등 한국 재벌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는 악행들에 대한 교황이 전할 수 있는 최고의 경고이다.
“오늘날 우리 곁에 있는 젊은이들이 기쁨과 확신을 찾고, 결코 희망을 빼앗기지 않기를 바란다”
뺏기지말라는 것은 탈취자에게 저항하라는 뜻이다. 이 시대 희망을 강탈당하면서도 당하는 줄도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그들의 처지를 알려줘야 하는가. 교황이 '총들고 싸워라'하면 그 때야 고개를 끄덕거릴 것인가. '빼앗기지 말라'는 것은 '총들고 싸워라'보다 더 선명한 충고이다.
"특히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하여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국가적 대재난으로 인하여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서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한국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교황이 가슴에 한국 대통령도 외면하는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기도한 대목이다. "공동체의 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보다 얼마나 직접적으로 한국 정부와 한국민들에게 강한 어법을 경고를 보낼 수 있겠는가. 한국 정부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 날린 교황의 강펀치가 전세계 뉴스판을 채우고 있다.
교황의 이러한 초강력 경고에도 꿀먹은 벙어리가 된 한국 언론과 정치권의 후안무치가 과연 그들의 무식함 때문일까. [벗어나기 어려운 곤경에 처했을 때는 바보 흉내를 내라.-템즈]
출처 :경제 원문보기▶ 글쓴이 : 김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