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천주교신자이지만 부끄럽다는 생각 평소 많이 했는데

복자 조회수 : 2,483
작성일 : 2014-08-17 00:08:06

시복미사 보니 더욱 부끄럽네요.

 

평소 가끔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그 많은 타임마다 있는 주말미사마다 나가기 싫어 뒹굴뒹굴 하는 내 자신과

서슬퍼렇던 정순왕후시절 비밀리에 모여 미사를 들이던 그 분들을 비교하면서 참 부끄러웠거든요.

(발각되면 바로 끌려가서 고문과 죽음인데도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모여 미사를 들였다고 해요.)

 

자신의 목숨뿐만 아니라 가문의 멸문지화까지 받아들이면서 그렇게 천주교를 갈구한 그 분들

100년이라면 길기도 또 짧기도 하지만..

그 100년 사이 비교도 안 될 만큼 너무나 풍족해졌지만

또 저렇게 목숨을 거는 가문을 멸할 정도의 신념을 가진 사람들은 없는 것 같아요.

 

아마도 저 100년전의 시대는

태어나면서 양반 천민 노비 서자 얼자 적자..이렇게 정해저버린 운명의 굴레를

천주님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천주학을 통해서 바꿀수 있다는 믿음때문이었을까요?

 

만인이 평등하다는 천주학의 이념을 절대 받아들일수 없었던 당시의 권력층들이 

끊임없이 정조에게 천주학을 벌하라고  지적을 했는데

 

정조의 쏘쿨한 대답

"정학이 바로 서면 사학은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이 한마디로 천주학( 사실 서학의 개념이 강했죠...)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인 정조에게도

다시 고개숙여지구요.

정조의 이런  대답때문에...당시 권력층은 발을 동동 굴렸다고 해요.

 

왕이 된 후에도 지배계층으로 부터 여러번 목숨을 잃을뻔하는 등 왕으로써의 권력기반이 약했지만

서학은 대세이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지배층에게 암묵적으로 지시했던 멋진왕같기도 하구요..

 

이렇게 기득권을 놓치 않으려는 권력층에 맞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천주학=서학이 들어오도록 유도했던 정조가 갑자기 죽어버린 것도

울나라는 참 복도 없는 것 같아요.

 

이 후 바로 천주학 탄압되고 세도정치(최악의 정치형태) 시작되버리고 고종집권후 일제로 넘어가 버리죠..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새어 나갔는데

암튼 오늘 복자들 그림 보니 좀 부끄럽다는 생각들었습니다.

정조 생각도 났구요.

IP : 114.206.xxx.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기도
    '14.8.17 12:56 AM (222.234.xxx.207)

    우리 기도 많이 합시다 +

  • 2. ..
    '14.8.17 12:57 AM (1.229.xxx.109) - 삭제된댓글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에 동의해요
    종교생활로 자신을 수양하는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에게 따뜻하게 손잡아줄 줄 알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진 이웃을 모른척 하지 않고 돌아볼 줄 아는 많은 사람들이 익명의 참된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3. 제제
    '14.8.17 12:59 AM (223.62.xxx.78)

    원글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제 종교혐오가 옅어집니다.
    좋은 분이시네요

  • 4. ***
    '14.8.17 1:12 AM (14.36.xxx.40)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신자는 아니지만 서학 도입기에 관심이 많아요.
    그 시기의 서얼 출신 지식인들에게 서학의 만인 평등 사상이 얼마나 구원 같았을까 상상해보기도 하구요.
    그리고 정조대왕 사후부터 조선이란 나라가 기울어간 역사를 생각하면 늘 안타깝지요.
    이후 100여년 간 세도정치로 엉망이 된 조선을 일본이 차지하기란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거에요.

    근데 부끄러우시긴요.
    순교하신 분들은 자신의 희생 덕분에 나중에 태어날 사람들이
    자유롭게 믿을 수 있을 거라는 신념으로 돌아가셨을텐데요.

    가톨릭이 주류 세력과 일찍부터 손잡았던 나라에서는 보수적인 세력들의 종교지만
    이후에 도입된 나라들이나 정치적으로 비주류인 나라에서는 비교적 진보적인 색채를 띄는 것도 흥미롭죠.
    유럽인들은 한국의 가톨릭이 민주화나 진보에 기여했다는 얘기를 해주면
    아주 재미있어하는 동시에 믿을 수 없어해요.

  • 5. 엄마
    '14.8.17 1:14 AM (116.36.xxx.132)

    저도 크리스찬이지만 이번 교황방문에서 느끼게 많아요
    기독교에선 제자도라고 하는게 비슷하네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예수의 가르침
    늘 마음에 새기려구요

  • 6. 냉담중
    '14.8.17 7:22 AM (114.203.xxx.147) - 삭제된댓글

    냉담을 반복하지만 기도하려고는 해요.
    한국 가톨릭 참 신비롭고도 모순도 많죠.
    저도 가톨릭 전래기를 보면 신비롭다가
    염수정 이런 사람들 보면 회의도 들다
    막상 게을러 주일 잘 못지키고 잇어요.
    성경도 깊이 공부하고 무엇보다 행함이 잇어야겟죠?

  • 7. 천사와 악마''란
    '14.8.17 5:29 PM (182.213.xxx.134)

    영화 마지막에 늙은 추기경이 한말이 생각나네요
    '종교는 흠이 많소!
    인간이 흠 많은 존재이듯이요...나역시도 그렇고요'
    문득 떠오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2842 중앙난방 아파트 살기 어떤가요? 8 멋쟁이호빵 2014/10/04 2,944
422841 좋은 영화에 투자 안하실래요^^ 1 만수르~ 2014/10/04 1,089
422840 꽃처럼 예쁜 아이들이 꽃잎처럼 날아갔습니다 7 투딸 2014/10/04 2,804
422839 혼혈 아기들은 몽고반점 있나요? 5 혼혈 2014/10/04 3,155
422838 북마크?기능이 있나요?? 1 su 2014/10/04 437
422837 광파 오븐에 생선 구우면 다음에 제빵할 때 냄새 안 날까요? 6 ... 2014/10/04 3,111
422836 아이폰 설정아이콘이 사라졌어요!! 4 ... 2014/10/04 4,791
422835 세계불꽃축제 컴퓨터로 1 .. 2014/10/04 925
422834 집 팔때 부동산 한곳만 내 놓으면 되나요? 3 질문 2014/10/04 2,211
422833 위민스 이뉴스, 위안부 이야기 밝히려는 그룹들 맹렬한 공격 직면.. 1 홍길순네 2014/10/04 379
422832 CASAON멀티 독립스프링 매트리스 99,000원짜리 신세계에.. CASAO.. 2014/10/04 673
422831 이 교수님은 촛불집회에 매번 나오시네요. 생중계중 4 이호중교수 2014/10/04 1,368
422830 여행 많이 다닌 사람보면 뭔가 남다르던가요? 52 ... 2014/10/04 19,279
422829 노래 좀 찾아주세요~ 4 ㅇㅇ 2014/10/04 1,336
422828 ㅂㅅ육갑한다는 말은 어디서 나왔나 2 zh 2014/10/04 1,454
422827 잡곡밥 산지 2년정도 됐는데 괜찮을까요? 5 django.. 2014/10/04 919
422826 어려서 잡으면 좋은 습관 뭐있을까요? 63 ... 2014/10/04 11,730
422825 교정시 와이어 교체?시 와이어에 음식물 냄새가 많이 나나요? 1 오늘두번째 2014/10/04 2,396
422824 깍뚜기 맛있게 담는 방법 가르쳐주세요. 9 맛있는방법 2014/10/04 3,844
422823 휴대폰 배터리 충전은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까요. 2 배터리 2014/10/04 733
422822 대인공포증 4 ... 2014/10/04 2,096
422821 망치부인 부평역 돗자리 수다방 3 망치 2014/10/04 1,014
422820 민폐 민폐... 참 대단하네요. 2 짜증 대박... 2014/10/04 2,363
422819 나이 어린 동네 엄마가 저보고 자기라 하네요... 39 호칭문제 2014/10/04 11,975
422818 갑자기 눈이 1 갑자기 눈이.. 2014/10/04 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