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천주교신자이지만 부끄럽다는 생각 평소 많이 했는데

복자 조회수 : 2,451
작성일 : 2014-08-17 00:08:06

시복미사 보니 더욱 부끄럽네요.

 

평소 가끔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그 많은 타임마다 있는 주말미사마다 나가기 싫어 뒹굴뒹굴 하는 내 자신과

서슬퍼렇던 정순왕후시절 비밀리에 모여 미사를 들이던 그 분들을 비교하면서 참 부끄러웠거든요.

(발각되면 바로 끌려가서 고문과 죽음인데도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모여 미사를 들였다고 해요.)

 

자신의 목숨뿐만 아니라 가문의 멸문지화까지 받아들이면서 그렇게 천주교를 갈구한 그 분들

100년이라면 길기도 또 짧기도 하지만..

그 100년 사이 비교도 안 될 만큼 너무나 풍족해졌지만

또 저렇게 목숨을 거는 가문을 멸할 정도의 신념을 가진 사람들은 없는 것 같아요.

 

아마도 저 100년전의 시대는

태어나면서 양반 천민 노비 서자 얼자 적자..이렇게 정해저버린 운명의 굴레를

천주님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천주학을 통해서 바꿀수 있다는 믿음때문이었을까요?

 

만인이 평등하다는 천주학의 이념을 절대 받아들일수 없었던 당시의 권력층들이 

끊임없이 정조에게 천주학을 벌하라고  지적을 했는데

 

정조의 쏘쿨한 대답

"정학이 바로 서면 사학은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이 한마디로 천주학( 사실 서학의 개념이 강했죠...)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인 정조에게도

다시 고개숙여지구요.

정조의 이런  대답때문에...당시 권력층은 발을 동동 굴렸다고 해요.

 

왕이 된 후에도 지배계층으로 부터 여러번 목숨을 잃을뻔하는 등 왕으로써의 권력기반이 약했지만

서학은 대세이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지배층에게 암묵적으로 지시했던 멋진왕같기도 하구요..

 

이렇게 기득권을 놓치 않으려는 권력층에 맞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천주학=서학이 들어오도록 유도했던 정조가 갑자기 죽어버린 것도

울나라는 참 복도 없는 것 같아요.

 

이 후 바로 천주학 탄압되고 세도정치(최악의 정치형태) 시작되버리고 고종집권후 일제로 넘어가 버리죠..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새어 나갔는데

암튼 오늘 복자들 그림 보니 좀 부끄럽다는 생각들었습니다.

정조 생각도 났구요.

IP : 114.206.xxx.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기도
    '14.8.17 12:56 AM (222.234.xxx.207)

    우리 기도 많이 합시다 +

  • 2. ..
    '14.8.17 12:57 AM (1.229.xxx.109) - 삭제된댓글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에 동의해요
    종교생활로 자신을 수양하는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에게 따뜻하게 손잡아줄 줄 알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진 이웃을 모른척 하지 않고 돌아볼 줄 아는 많은 사람들이 익명의 참된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3. 제제
    '14.8.17 12:59 AM (223.62.xxx.78)

    원글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제 종교혐오가 옅어집니다.
    좋은 분이시네요

  • 4. ***
    '14.8.17 1:12 AM (14.36.xxx.40)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신자는 아니지만 서학 도입기에 관심이 많아요.
    그 시기의 서얼 출신 지식인들에게 서학의 만인 평등 사상이 얼마나 구원 같았을까 상상해보기도 하구요.
    그리고 정조대왕 사후부터 조선이란 나라가 기울어간 역사를 생각하면 늘 안타깝지요.
    이후 100여년 간 세도정치로 엉망이 된 조선을 일본이 차지하기란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거에요.

    근데 부끄러우시긴요.
    순교하신 분들은 자신의 희생 덕분에 나중에 태어날 사람들이
    자유롭게 믿을 수 있을 거라는 신념으로 돌아가셨을텐데요.

    가톨릭이 주류 세력과 일찍부터 손잡았던 나라에서는 보수적인 세력들의 종교지만
    이후에 도입된 나라들이나 정치적으로 비주류인 나라에서는 비교적 진보적인 색채를 띄는 것도 흥미롭죠.
    유럽인들은 한국의 가톨릭이 민주화나 진보에 기여했다는 얘기를 해주면
    아주 재미있어하는 동시에 믿을 수 없어해요.

  • 5. 엄마
    '14.8.17 1:14 AM (116.36.xxx.132)

    저도 크리스찬이지만 이번 교황방문에서 느끼게 많아요
    기독교에선 제자도라고 하는게 비슷하네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예수의 가르침
    늘 마음에 새기려구요

  • 6. 냉담중
    '14.8.17 7:22 AM (114.203.xxx.147) - 삭제된댓글

    냉담을 반복하지만 기도하려고는 해요.
    한국 가톨릭 참 신비롭고도 모순도 많죠.
    저도 가톨릭 전래기를 보면 신비롭다가
    염수정 이런 사람들 보면 회의도 들다
    막상 게을러 주일 잘 못지키고 잇어요.
    성경도 깊이 공부하고 무엇보다 행함이 잇어야겟죠?

  • 7. 천사와 악마''란
    '14.8.17 5:29 PM (182.213.xxx.134)

    영화 마지막에 늙은 추기경이 한말이 생각나네요
    '종교는 흠이 많소!
    인간이 흠 많은 존재이듯이요...나역시도 그렇고요'
    문득 떠오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9070 추석선물 반팔?긴팔? 어느것이 낫나요? 6 como 2014/08/20 749
409069 건대추가 냉동실에서 겨울잠을 잤어요 8 대추 2014/08/20 1,485
409068 오늘 지각시켰네요. 6 지대로 2014/08/20 1,823
409067 남편이 저장강박증이나 쇼핑광이신분 어찌 마음을 다스리시나요? 8 .. 2014/08/20 2,448
409066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애. 혼자 잘수 있나요? 19 집에서 2014/08/20 2,088
409065 끝없는 사랑 황정음이 당하는 6 드라마얘기 2014/08/20 2,772
409064 평촌 사시는 분들, 범계역 씨즐러, 아직 영업하나요 ? 3 ........ 2014/08/20 1,233
409063 유나의 거리에서 나오는 창만 노래 10 ㅅㅅㅅ 2014/08/20 2,061
409062 유통기한 10일 지난 맛살 4 니들이 게맛.. 2014/08/20 3,901
409061 마트에서 삼겹살이랑 목살 샀어요 13 ... 2014/08/20 3,430
409060 인맥없는 청년사업가.. 조언구합니다. 4 포포 2014/08/20 1,712
409059 시사통 김종배입니다[08/20am] 세월호 유족들은 왜? lowsim.. 2014/08/20 853
409058 신고합시다 조세포탈범 2014/08/20 947
409057 집에있으면 할 일이 없고 심심하데요. 6 에너지? 2014/08/20 2,106
409056 병원에 가볼까요? 2 가로등 2014/08/20 1,131
409055 양가부모님 도움없이 모은 전재산 얼마나 되시나요? 18 재산 2014/08/20 4,317
409054 다가오는 추석,,,, 4 노력하는 형.. 2014/08/20 1,330
409053 외신, 교황 분열과 갈등 극복하고 용서와 화해 주문 홍길순네 2014/08/20 650
409052 송혜교 공식입장-세무대리인 실수랍니다 17 뻔뻔 2014/08/20 3,266
409051 2014년 8월 20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2014/08/20 908
409050 펌)문화학자 엄기호 트윗...새정연은 새누라와 한몸 ㅠㅠ 5 ㅇㅇ 2014/08/20 1,172
409049 알바들 글 7 티난다 2014/08/20 656
409048 김수현 전지현 괜찮은거지요? 2 별 그대 2014/08/20 2,546
409047 아는 아줌마 5 Dn 2014/08/20 2,519
409046 허리둘레를 줄여야 장수한다? 5 스윗길 2014/08/20 3,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