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6살, 4살배기 딸을 둔 3년차 싱글맘이에요
그동안 나름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즐겁게 살려고 늘 웃으며 지내며
누군가가 나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볼라치면 오히려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요즘따라 뭔가 불안하고
희망없는 인생치곤 너무 길게 남았다는 생각에 자꾸 들어 힘듭니다
막연히 뭐가 늘 불안하냐면 결국 "돈"이지요
남편놈 덕분에 빚만 떠안고 뱃속에 애기를 가진채로 이혼한지라
이혼한 후 그동안은 양육비 받는거 없이도 아기키우면서도
버는 족족 빚 갚아나가는 재미로 즐거운 생각으로 지냈는데
이제 겨우 다 갚고나서 만세 부르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아파트 1채씩은 마련해놨고 이제 본격적으로 돈을 굴리는 단계더라구요
그걸 보고나니 오히려 허무해지는 것이 무일푼인 나는 언제 돈 모아서 집을 마련하며
앞으로 자라나는 딸아이 제대로 키울 수나 있을지 걱정만 한가득이에요
저는 연봉3,000정도에 정년까지는 계속 일할수 있는 직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하지만 부모님께 물려받을 재산따윈 없고 향후 부모님까지 봉양해야되는 무남독녀에요
평생을 일해서 악착같이 모아봤자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는 글렀구나 싶은 생각에
객관적인 시각으로 나를 바라보니 제가 불쌍해졌습니다
엄마가 저 어릴때 한숨쉬면서 "너는 나중에 하고 싶은거 다 하면서 살아라"라고 자주 해주셨던 말을
이제는 제가 제 딸에게 해주는 말이 될 것 같네요
좋은 사람 만나서 화목하고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욕심도 나지만
막상 결혼하면 어떤 놈일지 모를 일이고 한번한 이혼 두번은 하기도 싫고
딸아이에게 상처주는 재혼이 될까봐
그냥 연애나 하자로 자꾸만 결론 지어지네요
우울한 글 올려 죄송하지만
82쿡에서 잠시 앉아 쉬면서 격려를 받고나면
다시 웃으면서 남은 인생 시작할 수 있을것 같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