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인 내가 이번 교황의 방문을 계기로 종교를 갖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너무나 확실한 증표를 주심엔 틀림없다
너는 사람답게 살고 있느냐...는 무서운 질문을 주셨다
이 끌림과 벅찬 마음과 고요한 분노가 휘감아도는 건
그분이 보여주신 영성의 힘이라 믿는다
강요도 회유도 포섭도 아니다
존재만으로 드러난다
뭔지 모를 진동이 자꾸만 온다
방한 후 들려주시는 강론의 요지를 보면 정확히 지금 이 나라
한국이 어떤 모습인지 잘 알고 계신다
무심히 던지시나 소름끼치는 통찰이 있다
말의 힘을 알고 계신다
늘 깨어있지 않으면 아무리 종교적 내공을 가진 자라 해도 바닥이 드러날 일이다
그 울림에 눈물이 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종교를 가지고 싶다는 바람보다는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하신다
나름 지친 시간들이었고 ..여전히 언제 끝날지 모를 삶과 살고 있다
툭 건드리기만 해도 맘이 부서지는 요즘이다
모기 같은 목소리가 올라온다
나조차 듣기에 너무 인색한
고맙습니다...
아침 해가 뜨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