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친구모임에 갔는데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도 불러서 같이 저녁먹고 맥주한잔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어제 처음 만난 사람중에(모임멤버는 다 여자에요.)
저랑 자라온 환경도 비슷하고 이야기도 잘 통하는 사람이 있어서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이런저런 얘기를 한참 많이 했어요.
그러다 그 여자분이 자기 이야기하는데 좀 많이 놀랐어요.
이혼하고 그동안 직장생활하면서 혼자 생활했고 지금은 만나는 사람이 있대요.
다시 재혼하고 싶은 생각도 들어서 재혼얘기를 꺼냈더니
처음엔 남자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단 식이다가
나중에는 사실 자기 아직 이혼을 못했다.
아내가 이혼을 안해준다.
사랑해서 한 결혼이 아니다.
그래도 널 제일 사랑하니 같이 동거부터 하자.
동거를 하면서 차차 이혼수속을 밟아서 이혼을 할꺼다.
사실 이혼하려면 당장 할수도 있는데 아내가 요구하는 위자료가 너무 많고
다 주고나면 남는게 없는데 너랑 살려면 그럴수는 없지 않느냐?
뭐...이런 이야기를 했대요.
처음엔 자기도 발끈해서 헤어졌는데 헤어지고보니 그만큼 잘해준 남자도 없고
(남자가 돈을 좀 버는 편이라 용돈도 많이 주고 이것저것 잘 사줬나봐요.)
그래서 다시 만났고 동거를 시작했대요.
그리고 남자도 이혼하려고 아내에게 동거사실도 밝히고 그랬대요.
(그게 이혼이 되는건지는 모르겠지만...여자분 이야기로는 그랬어요.)
예전같으면
"그건 잘못된거다.그런 만남은 가지지 말아라."라고 했을텐데
여자분이 이야기하는내내 정말 너무너무 행복해하더라구요.
주위에 있던 친구들도
"예전에 헤어졌을때는 폐인이 다 되었는데 지금이 훨씬 나아요."
라는 말을 하구요.
개인이 행복하면 되는 것인지 사회적 규범을 따르며 불행해지는것이 나은것인지
가치관이 많이 혼란스러운 날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