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성하!, 한국인들이 애타게 바라는 것은 이것 딱 하나입니다.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먼저 필자는 어느 종교도 믿지 않음을 밝힙니다.
하지만 사이비 종교가 아닌 이상 그 어떤 종교도 부정을 하지는 않으며, 나약한 인간으로서 종교는 필요하다고 보며 70가까운 인생을 이렇게 정처 없이 방황하는 것이 내 혼탁한 영혼을 의탁할 그 어떤 믿음을 찾아 헤매는 기나긴 여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교황성하의 방안!
종교를 믿건 안 믿건, 믿는 종교를 떠나 전 인류의 큰 어르신이신 교황성하의 방한을 5천만이 뜨겁게 환영하며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빗방울이 간간이 뿌리는 어제(8월 14일) 광화문광장 최북단 교황성하의 시복식이 베풀어질 연단을 쌓는 작업장 안에는 총을 소지한 경찰특공대가 눈을 부라리며 모든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고, 그 작업장 밖에는 60대 남성 서너 사람이 “교황방한 반대!”라는 커다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라는 것을 하고 있었습니다.
피켓을 흘겨보는 사람도 드물었고 필자도 피켓 내용을 다 읽어보지는 안 했지만 “적그리스도․ ․ ․ ․ ․ ”로 시작되는 문구는 다 안 읽어보아도 어떤 극렬 개신교 신도들이 벌이는 흔적 남기기의 1인 시위 같았습니다.
우리 한국은 이번 교황의 방한에 앞서 1984년도와 1989년도 2차례 요한바오로 2세 교황의 방한을 맞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당시도 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독재정권에 핍박받고 죽지 못해 사는 한국인들은 요한바오로 2세 교황에게 크나큰 기대를 걸었었습니다.
하지만 교황의 방한은 살인마 전두환-노태우 두 총잡이 정권에 면죄부와 날개를 달아준 것 이외에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성대한 두 번의 행사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 방한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성하는 2,000년간 승계되어 온 역대교황들 보다는 확연히 다르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스스로 바티칸과 교황의 모든 권위를 내려놓으시고 가장 낮고 가장 서러운 사람들만을 찾아 그들과 아픔과 슬픔을 함께 하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권위와 특권을 내려놓으심으로서 교황님은 더 더욱이 전 인류가 그 존엄을 우러러 받들지 않을 수가 없는 하느님이 내리시는 권위를 스스로 창조해 내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의 4박 5일 일정!
모두 다 좋고 마땅히 교황성하께서 가셔야 할 곳입니다.
특히 충남 당진의 솔뫼 성지는 필자고향(당진시 송악읍) 바로 이웃마을이어서 더욱 가슴이 설레입니다.
하지만 교황성하!
이곳만은 빼 놓으시면 안 됩니다.
절대로 아니 되옵니다.
이곳을 빼 놓으시면 일 년 열두 달을 두고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다 들러 봐도 수박 겉핥기의 방한입니다.
8월 16일 광화문광장 최북단 시복식장에서 시복식이 끝나고 불문곡직 박근혜보고 앞장을 서라고 하시고, 그 남쪽 500여m 지점에 차려진 노천 천막 세월호 유족들과 시민들이 피울음을 토하는 그 장소를 찾으시옵소서!
그리고 세월호유족들을 끓어 앉고 몸부림치며 함께 통곡을 하시고 나서 박근혜를 향하여
“이게 뭡니까?
그 생떼 같은 자식들을 죽인 것으로도 부족해서 그 부모들이 이렇게 죽어가는 것을 한 달 넘게 바라만 보고 있습니까?
내가 못 올 나라를 온 것 같소이다.
어찌하겠습니까?
지금 당장 이들 앞에서 유족과 세계만방을 향하여 ‘당신들이 요구하는 대로 특별법 제정하겠습니다!’하고 선언하여 이분들이 당장 농성을 풀고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게 하겠습니까?
아니면 이대로 방치하겠습니까?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나는 이후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이 시간부로 한국 땅을 떠날 것입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답을 하고 행동을 하십시오!”
어떻게 박근혜가 교황성하의 그 지엄한 분부를 거역하겠습니까?
그런 교황성하의 분부가 죽어가는 대한민국을 되살리고, 복마전보다도 더 혼탁한 나라를 수정 같이 맑고 강철같이 튼튼한 나라로 바꾸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그로부터 5년 뒤
프란치스코 교황의 2번째 방한!
한국인 5천만 중 4천만 이상이 독실한 천주교 신자가 되어, 교황님을 산 하느님으로 생각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교황님을 겉이 아닌 가슴으로 환영을 해 마지 않을 것입니다.
교황성하!
대한민국 모든 일정 취소하고 모든 곳을 생략하는 한이 있더라도 세월호유족의 농성장을 빼 놓으시면 안 됩니다.
지금 그 자리에서는 하느님도 함께하시어 몸부림을 치시며 유족들과 피눈물을 흘리고 계십니다.
교황님께서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않으실 리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내일 그 자리에서 5천만이 교황님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