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얼굴의 새정치연합, 때아닌 ‘안철수 동정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사이에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 대한 ‘동정론’, ‘애정론’이 떠돌고 있다.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는 분리해 향후에도 “당의 자산이 돼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권력(당대표)을 상실하고, 위협(새정치추진위원회)도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오는 이같은 동정론은 새정치연합의 ‘이중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지점으로 해석된다.
호남계 한 3선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새정치연합의 자산이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안 전 대표가 ‘광주 시장 선거에만 매몰돼 다른 선거(경기ㆍ인천)에서 졌다’며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안 전 대표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던 인사다.
수도권의 한 친노계 의원도 안 전 대표에 대해 “안철수 대표의 문제는 정치를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당대표를 맡았다는 점이다. 당의 구조와 작동원리, 의원들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면서도 “새정치연합이 살기 위해선 중도 확장이 필요하고, 그 확장을 위해서라도 안 대표는 살아있어여 한다”고 말했다.
친노계 강경파 인사들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안 전 대표가 ‘기초의원 무공천’ 공약 이행을 강하게 추진하자 “당 대표 깜이 안된다”며 안 전 대표를 강하게 성토한 바 있다. 새정치연합 한 당직자도 “안 전 대표가 없다면 다음번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1:1’ 구도로 치러진 지난 대선의 열악함을 극복키 위해 당은 안철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다수는 정작 안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있을 때엔 ‘당 대표 깜이 안된다’며 끊임없이 그를 흔들었고, 그가 당 바깥에서 민주당의 위협(새정치추진위원회)이 되고 있을 때엔 ‘정치를 알지 못하는 샌님’이라며 그를 평가절하했던 인사들이다. 그랬던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정작 당대표 권한도 잃고, 당 바깥에서 ‘대안 세력’으로서의 위협도 되지 못하는 상황에 그가 처하자 안 전 대표를 향해 ‘동정’과 ‘애정’을 보내는 것이다. 이런 야당의 이중성으로 최근 10년 사이에 당대표 및 대표대행,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는 26차례나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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