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카메룬 작가의 '늙은 흑인과 훈장'이란 책을 읽었어요.
우리나라도 일본에 점령되었던 시절이 있어서 그런지
카메룬의 한 부족이 프랑스인들에게 억압받는 상황이 감정이입되었는데
그렇다고 처절한 내용은 절대 아니고
블랙코미디 보는 것 같아요.
걸죽한 풍자와 중간중간 음담패설....
그런데 제 눈을 끄는 건 '훈제 코끼리 코'였어요.
그게 귀한 음식인가봐요.
물려받은 땅을 가톨릭에 귀의한 뒤 얼떨결에 몽땅 사제들에게 바치고
장성한 아들 둘을 프랑스 인의 전쟁에 내보냈던 (아들들은 전사) 늙은 흑인이
프랑스인들에게 훈장을 받게 되었는데,
온 부족이 신이 나서 들썩이지요.
다른 동네에 사는
매형네서 그 소문을 듣고 동생에게 선물을 갖다 주려고 바리바리 챙기는데
'훈제 코끼리코'도 넣더라고요.
심지어 어딘가에서는 '훈제 고슴도치'도 나와요. ^^
전에 여기서 중국 작가 위안의 [허삼관 매혈기]와 [인생]을 추천받아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 책도 재미나게 읽으실 것 같아요.
아프리카 부족의 특성들과 삶이 진하게 묘사되어 있어
중국 쪽보다는 아무래도 좀 더 이국적인 맛이 있어요.
2. 요즘 읽은 책들 중에 또 하나
에드가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
마오쩌뚱의 대장정을 2년간 따라다닌 미국 기자의 르뽀르타주인데,
저는 공산주의 이념이나 이론 나오는 부분은 휙휙 넘겨버리고
수십 명을 인터뷰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어린아이가 아프면 사탕수수에 마약을 발라 주는 문화에서 자란 주덕(주더)이라는 사람이
(검색해보니 엄청 유명한 인물.. -_- 제가 무지해서...)
나이들어 마약을 끊는 장면,
중국이 전염병으로 시달릴 때 서방에서 구호품 및 곡물을 보내주었는데
몽땅 군벌들 차지가 되고,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굶어죽은 것....
빈민들의 자녀들이 (십대 초중반) 홍군에 참여해서
하루에 네 글자씩 한자를 배우며 문맹을 탈출하는 것.. 등이
새로웠어요.
물론 이들도 나중에 정권을 잡고 부패한 지도자들이 되었을테고
결국 중국은 부패한 공산당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되지만
(그 나라는 영토가 너무 넓어서 중앙 정부의 손이 안 닿아 골치...)
부패한 국민당 정부에 항거해서 일어난
초창기의 이야기는 싱싱한 기상이 넘쳐요.
초창기의 이야기는 싱싱한 기상이 넘쳐요.
3. 장대익, [다윈의 서재]
과학사에서 읽을 만한 책들을 거장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묶어 놓는 건데
아직 다 읽진 못했어요. 책들을 추천하는 책.
늘 82에서 책 도움 받아 저도 올려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