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르 >
< 엘르 > 를 볼 법한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 가장 화를 내며 읽을 것 같은 기사를 예상하고 인터뷰 요청을 했습니다
<강용석>
"아니, 이런 사람을! 도대체 뭐라고 지껄이나 한번 읽어볼까!" 이런 겁니까(웃음)? 실제로 30대 초중반 여성들이 새누리당에 가장 적대적인 계층이에요. 어느 정도냐 하면 지지율이 80:20나 90:10 정도 나와요.
< 엘르 >
덜 나올 거 같은데요
<강용석>
으하하) 그래도 영남 쪽이 고향인 사람들이 10% 정도는 해주고 있습니다.
< 엘르 >
새누리당 말고 강용석이라는 사람을 싫어하는 경우를 말한 건데
<강용석>
제가 마초적일 거라거나 약간 일베일 거라든가 또 기존의 사건들도 있고….
< 엘르 >
잘 알고 계시네요
<강용석>
그럼요.
< 엘르 >
지난 3월, 2010년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줄 생각을 해야 한다 발언'에 관해 대법원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서울지방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어요.
<강용석>
뭐가 달라졌나요 유종의 미에 방점을 찍은 거죠. 새누리당 쪽에서 이제 다 해결됐다는 말이 제일 먼저 나왔고요. 어쨌든 그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CF가 들어왔거든요. 제가 못 해본 것 중에 마지막 남은 게 CF와 공중파라고 생각했어요. 아, 공중파도 얼마 안 남았구나 싶었죠.
< 엘르 >
공중파가 중요한가요
<강용석>
한 개 정도 했으면 싶어서요. 수입이나 시청률과 상관없이. 시청률은 종편이 요즘 워낙 잘 나오고, 듣기로는 공중파가 돈도 훨씬 적게 준다 그러더라고요.
< 엘르 >
요즘 TV 많이 보세요?
<강용석>
원래는 전혀 안 봤어요. 거의 10년간 뉴스나 가끔 볼까 아예 관심이 없었어요. 지금이야 업으로 하고 있으니까 열심히 보죠.
< 엘르 >
어떤 인터뷰에서 "변호사 수임료보다 방송 출연료가 많다"고 했어요
<강용석>
변호사 별로 못 벌어요. 잘 버는 건 상위 10%인데 어느 직업이나 상위 10%는 잘 벌어요.
< 엘르 >
변호사로서 상위 몇 프로까지 해보셨어요
<강용석>
변호사 전체로는 모르겠고, 동기 중에서는 잘 버는 부류는 속해 있었는데 정치 한답시고 변호사 일을 제대로 못하면서부터 큰돈 못 벌었죠. 요즘은 예전에 변호사로서 잘나가던 때보다 더 잘 벌고 있어요.
< 엘르 >
< 여성중앙 > 에서 인터뷰어로서 매달 명사를 만나고 있는데, 거기서 "돈 많이 벌었냐"는 질문은 꼭 하시더라고요
<강용석>
저는 제 인터뷰에서 꼭 물어보려고 하는 딱 한 가지 질문이 그거예요. 왜냐면 궁금하거든요. 연예인들이 얼마나 버는지. 거기 인터뷰할 정도면 당연히 잘 벌겠지만.
< 엘르 >
인터뷰를 당하는 입장이다가 질문을 하는 입장이 됐어요
<강용석>
재밌어요. 이게 처음부터 단행본 출판을 생각하고 섭외 리스트부터 뭔가 좀 있는 사람들로 하고 있거든요. 레퍼토리가 일단 좋아요. 지난번엔 유동근 씨, 드라마 마지막 촬영 날 되게 바쁜데 제가 하자고 해서 두 시간 낸 거고, 그다음엔 유준상 씨, 저랑 초등학교 중학교 동기인데 제가 문자 보내서 하기로 해준 거고, 비싼 돈 받고 하고 있는데 이 정도는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게 < 여성중앙 > 에서 제일 페이지가 길대요. 잡지에 글 좀 쓰는 사람들이 들으면 화낼 만큼 고료가 무지 비싼데 인기 없었으면 벌써 잘렸죠.
< 엘르 >
방송은 왜 하시는 거예요
<강용석>
그게 < 슈퍼스타K > 에 나갔던 거하고 관련 있어요. 지금도 주변에서 '대체 < 슈퍼스타 K > 는 왜 나간 거냐'며 어이없어 해요. 섭외가 들어왔으니까 한 건데, 제가 나온 부분이 시청률이 높았으니까, 이 사람 가지고 뭘 하면 되겠구나 해서 < 고소한 19 > 가 기획된 거예요. 방송 일을 해보니까 여기가 굉장히 공정한 데예요. 인맥으로 한 번은 꽂아줄 수 있어요. 방송은 항상 새로운 얼굴을 원하니까. 딱 나왔는데 시청률 올라갔다 그럼 또 쓰는 거고, 못하면 바로 끝이야. 아주 심플해요.
< 엘르 >
확실히 방송 체질인 것 같긴 해요
<강용석>
방송계의 또 다른 속성이라면, 익숙한 얼굴을 기용하는 곳이에요. 사람들은 끊임없이 채널을 돌리잖아요. 옛날에는 공중파 4개 채널 안에서 뱅뱅 돌았는데, 이제 케이블까지 최소 60개 채널이니까 재미 없으면 프로그램 하나 끝날 때까지 안 돌아오는 거예요. 그 와중에 아는 얼굴 나오면 일단 멈추는 거고, 계속 빵빵 터뜨려야 채널이 안 돌아가는 거죠. 그런 속성에 딱 맞는 프로그램이 < 고소한 19 > 예요. 19개 순위를 발표하려면 2~3분마다 내용이 바뀌고 그때마다 한 번은 터지니까. 지금 < 고소한 19 > 가 tvn 개국 7년 만에 제일 성공한 프로그램이에요. 출연자가 저 하나니까 제작비가 제일 싼데 광고는 전체 tvn 프로그램 중에서 3등 안에 들어요.
< 엘르 >
JTBC 프로그램에서 특히 활약하고 있는데, 손석희 사장님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강용석>
손석희 사장이 뭐 사장입니까 보도본부장이지. 사장 따로 있어요. 이 업종은 꿩 잡는 게 매더라고요. 시청률이 무조건 왕이야.
< 엘르 >
얘기하는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이네요
<강용석>
잘난 척할 때가 좋습니다.
< 엘르 >
'정치 말고 방송 계속 해볼까?' 하는 고민이 들진 않나요
<강용석>
절대로 정치가 재미없어지진 않을 걸요. 요번 보궐선거도 출마하고 싶어서 마음이 들썩들썩했어요. 방송도 계속하고 싶고. 둘 다 하고 싶은데 병행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죠.
< 엘르 >
정치에 대한 애정이 변함없군요
<강용석>
저는 전인미답의 길을 가고 있거든요. 방송하다 정치한 사람은 많은데, 정치하다 방송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 저 하나예요. 방송하다 정치하면 보통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저는 특이한 케이스잖아요. 그리고 정를 짧게 했지만 특이한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저는 제가 큰 인물이 될 거라고 믿어요.
< 엘르 >
큰 인물이 되고 싶으세요
<강용석>
그럼요.
< 엘르 >
보통의 인물로 가만히 사는 방법도 있잖아요
<강용석>
가만히는 못 사는 사람도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리 들쑤셔도 사람들 앞에 노출되고 시선을 받는 게 싫을 거예요. 그게 싫지 않은 사람들이 정치를 하는 거예요. 제가 보기에 연예인은 다 가만히 못 사는 사람들이에요. 왜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다 보인다 그러잖아요, 반장 하고 싶어서 손 들고 나서고 그런 애들. 그런 애였나요 그렇죠. 잘생기지 않았는데 그러니까 연예인은 아예 생각도 안 한 거예요. 사람들 앞에 나서는 사람 중엔 스포츠 스타도 있죠. 스포츠는 제가 재능이 전혀 없으니까 포기했고요. 그것 말고 배운 사람이 나서서 할 수 있는 게 정치인 아니에요? 일찌감치 이 길로 간 거죠. 고시생 중에도 가만히 못 있는 사람이 한 10%는 돼요. 그러니까 변호사 중에서 정치인이 많이 나오죠. 나경원, 조윤선, 오세훈 뭐 다.
< 엘르 >
공부는 원래 잘했나요
<강용석>
못했던 적은 없는 거 같은데요? 젤 못한 게 중학교 2학년 때 반에서 3등 한 거? 옛날엔 고등학교 갈 때 연합고사 봤잖아요, 그거 제가 만점 받았거든요.
< 엘르 >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가요, 원래 똑똑한 스타일인가요
<강용석>
공부 쪽에서 시쳇말로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고, 열심히 하는 놈이 똑똑한 놈 못 당하고 똑똑한 놈이 운 좋은 놈 못 당한다고. 전 운 좋은 놈까진 아니고 똑똑한 놈 정도 했죠.(여보세요? 네. 그럼 제가 여의도로 갈게요) 드디어 공중파 시사 프로그램에 자리가 나왔어요.
< 엘르 >
정통 시사 프로그램을 한다고요?
<강용석>
전 공중파는 정통 시사 프로그램을 해야 될 것 같아요. 클래식하게. 이미지를 시사로 해야지 공중파에서까지 예능을 하겠어요?
< 엘르 >
자신을 아주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분석하는 느낌이 들어요
<강용석>
제가 하는 프로그램들이 저를 선택했지만 저도 선택한 거예요. 제의는 많았지만 의도적으로 골랐는데 시청자 층도 다르고 타깃도 다 다르게 한 거죠. 처음엔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 모두 제가 의도한 대로 하고 있는 거예요.
< 엘르 >
늘 전략을 짜고 머리를 써서 선택을 내리는 건 매우 피곤한 일이잖아요
<강용석>
위험을 줄이고 기회를 늘려가면서 살아야지 아무 생각 없이 살면 결국 다 잃으면서 살 수밖에 없어요. 물론 그렇게 전략을 짜도 모두 성공하진 못해요. 그러나 위험도 줄이지 않고, 기회도 늘리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어요. 그냥 사는 거지. 성공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조금씩 나아진다고 생각하면 매일매일 성공할 수 있어요. 매일 성공하다 1년이 지나면 많이 성공해 있겠죠. 이게 뭐 대단한 건 아니고, 자기계발서에서 많이 하는 얘기에요. 저도 자기계발서 한 권 써볼까 봐요.
< 엘르 >
저는 자기계발서처럼 사는 건 피곤해요
<강용석>
그걸 피곤하게 생각하면 그렇죠. 혹시 교회 다녀보셨어요? 교회 중에서…
< 엘르 >
교회 다니세요?
<강용석>
제가 그래도 집사예요, 집사. 다 똑같은 교회 같지만 굉장히 다른 종교들이 모여 있는 게 기독교예요. 예수를 다양하게 바라보는 거죠. 그중에서 제일 독특하고 최신으로 나온 게 순복음교회예요. 이게 20세기 초반에 생긴 종파예요. 펜타코스탈이라고 유엔에서 종교 분류할 때 그렇게 해요. 펜타코스탈 교인은 순복음교회 교인이 대부분이죠. 성령 체험, 방언, 기적, 치유 이런 걸 강조하는 종교예요. 이 얘기를 왜 했냐, 제가 순복음교회를 다니는데 순복음교회가 '매일 조금씩 나아져라. 넌 성공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그런 걸 강조 하거든요. 그걸 1950년대에 조용기 목사가 한 거고박정희대통령이 따라 한 거예요.
< 엘르 >
자기 최면 같은 건가요
<강용석>
믿는 정도가 아니라 성취됐다고 생각하라 그거죠.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성공하기 전부터 이미 성공한 것처럼 행동해요. 남이 보면 오만해 보여요 오만할 뿐 아니라 약간 미친 사람처럼 보여요. 자기확신이 너무 강해서 내가 하면 무조건 된다, 제일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이명박대통령이에요. 얼마나 웃긴데요, 자기가 하면 날씨도 좋아지고….
< 엘르 >
자기 위주인 사람들이 정서적으로는 비호감이잖아요
<강용석>
자기가 합리적, 비판적이라고 생각하고 또 정치적으로 좌파라고 믿는 사람들은 특히 그걸 다 재수없어 하죠. 우리 이경은 기자님도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뱅뱅 이론이라고 들어보셨어요? 혹시 뱅뱅 청바지 사본 적 있으세요? 없죠? 저도 뱅뱅 청바지 한 번도 사 본 적 없거든요? 근데 뱅뱅이 20년 동안 우리나라 청바지 업계 1위에요. 그럼 누가 사요? 아무도 안 사는 거 같잖아, 누가 산 거야, 내 주변엔 아무도 없어. 주변에 박근혜 대통령 찍은 사람 한 명도 없을 걸요? 방송계도 그래요. 막내부터 본부장까지 대통령 찍은 사람 한 명도 없어요. 근데 됐잖아요. 주변에서 < 가요무대 > 보는 사람 한 명도 없죠? < 전국노래자랑 > 보는 사람 한 명도 없죠? 근데 매주 12%씩 시청률이 나와요.
< 엘르 >
호감인지 비호감인지는 상관없다는 이야긴가요
<강용석>
그를 호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이 됐다는 말을 하는 거예요. 저도 비호감처럼 보이지만 저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니까요? 저한테서 MB가 보인다는 사람도 있어요.
< 엘르 >
뱅뱅 청바지 사 본 적 없는 사람이 이명박, 박근혜 지지자가 됐네요
<강용석>
저도 그렇게 살았죠.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었어요. 이렇게 살아가지곤 땅 따먹기, 표 따먹기에서는 지겠구나. 냉정하게 생각하니까 "누가 다수인가"라는 질문에서 우리나라에선 좌측이 절대로 다수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 엘르 >
소수로서의 매력과 소신도 필요하지 않나요
<강용석>
그러면 독야청청하는 건데, 정치하기로 했으니까 맨날 떨어지면서도 나의 길을 가겠다고 하면…. 노회찬 되는 거죠 뭐. 노무현 대통령도 있잖아요 그때하고 지금하고는 시대가 달라요. 저는 정치를 가능성, 확률의 문제로 보니까.
< 엘르 >
아주 평범한 삶을 사는 30~40대 남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 선거에 나갔을 때 그 사람들이 강용석에게 공감하지 못해서 지지하지 않을 거라는 우려는 없어요?
<강용석>
저는 역대 대통령들을 늘 분석하면서 사는데, 시대적 요구가 중요하더라고요. 타이밍. 어떨 때는 서민적인 이미지가 중요하고, 어떨 때는 다른 걸 필요로 할 때가 있어요. 저를 필요로 하는 상황과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대다수 사람들의 접근 방식은 자기가 부족한 걸 메우려 해요. 저는 제가 강한 걸 부각시키면서 살아왔어요. 제 인생을 보면 그게 명확해요. 제 부족함을 짚으신 건데 저는 그걸 메우려고 생각하지 않아요. 요게 선택받으면 되는 거고, 안 되면 마는 거죠. 기자님이 지적하신 게 전형적으로 선거판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참모가 지적하는 거예요. 당신은 너무 세니, 좀 부드럽게 합시다. 그래서 애 안고 사진 찍고 그러는 거죠. 대중이 굉장히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누구는 뭐라서 좋고, 또 누구는 뭐라서 좋은 거지 이상적인 모델이 있는 게 아니에요. 강용석이라서 좋을 때 강용석이 나타나면 되는 거예요. 제가 공사판 걸어다닌다고 되겠어요? 정몽준이 컵밥 먹고 고시원 돌아다닌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잖아요.
< 엘르 >
이번 총리 사태처럼 정치인으로서 어떤 기회를 맞았을 때 발목 잡힐 만한 발언들은 걱정되지 않나요
<강용석>
방송에서 얘기했으니 쫙 아카이브가 있을 거예요. 그런데 너무 많으면 오히려 괜찮아요. 어쩌다 한 번 한 거보다 나아요. 전 너무 많기 때문에 오히려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엘르 >
어쩌면 이렇게 겁이 없어요?
<강용석>
겁이 없어져요. 연구 결과가 있어요. 군인이나 정치인처럼 인생의 업다운이 심한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겁이 없어요. 제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두려워하지 않아요. 집사람이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어마어마하게 걱정하는 스타일인데 저랑 같이 살면서 많이 나아졌어요.
< 엘르 >
공포영화 잘 보세요
<강용석>
아, 그건 다른 거예요. 귀신은 무서워요? 그렇죠.
< 엘르 >
처자식이 있고 늦둥이가 있는 마당에, 이렇게 거침없는 게 가능한가요
<강용석>
먹고는 살겠죠(으하하하하).
출처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bullpen2&mbsIdx=899358&cpag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