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취재하면서, 이 일어나선 안되는 비극 앞에서도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는 장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을 본다.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 물론 많진 않지만, 어쩜 여기서도 깔데기를 대나 싶을 정도의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근데 그 백미가 등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다.
자신이 만든 상시특검법에 가족과 국민이 원하는 특별법을 우겨 넣을 생각을 하다니 말이다.
어제, 일요일 박의원이 가족들을 만나서 대화를 청하는 모습은 정말 학을 뗄 지경이었다.
그녀는 가족들의 말을 듣는게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설파하기에만 바빴다. 그리고 가족들 말을 꼬투리 잡기 시작했다.
무슨 말이냐면, 가족들에게 질문을 퍼붇기 시작하더니, 그때 나온 가족들 답변을 짜집기한다. 전형적인 나쁜 언론의 습관을 국회의원인데도 보여주신다.
그리고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세월호 가족들을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는 이상한 뉘앙스의 말을 한다.
자신과 교감하는 가족들이 따로 있으니, 자기가 그런 가족 하나 하나를 만나겠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을 지지하는 가족에 대한 증거는 꺼내놓지 않았다.
가족대책위 집행부가 대화가 되지 않는다며 자리를 떠났고,
어머니는 눈물로 호소를 했지만, 박영선은 자신이 가족들에게 환영을 받은 것처럼 기자들을 만났다.
바로 이어서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문제는 이 기자간담회에는 모든 언론이 참여했지만, 조금 전 가족들과 만남에는 언론이 거의 취재하지 않았다.
양쪽을 취재한 언론은 우리 카메라를 포함해 몇몇뿐이었다.
국회 본청 앞과 본청 안 원내대표실은 불과 10M도 되지 않는 거리이지만,
이 사이에는 국회를 취재하는 출입기자만이 들어갈 수 있는 불통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박영선 의원이 뻔한 거짓말을 해도, 기자들은 그녀의 말을 받아쓸 수 밖에 없었다.
이 기자간담회에서 박영선의원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거기에 조금 전 가족과의 대회를 양념으로 첨가한다.
근데 이 양념이 거짓이었다.
자신은 가족들의 환영을 받았고, 가족들이 요구하는 것은 재협상이 아니라, 가족의 추천하는 특감이라는 것.
그리고 진상조사 위원 수 협상을 가족들이 여러번 칭찬했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박영선을 환영하지도, 칭찬하지도 않았지만, 그녀의 질문공세에 이 비슷한 워딩을 사용하긴 했다.
하지만 재협상하라는 가족들의 결론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영선은 말하지 않았다.
박영선은 위험해보인다.
(중략)
이런 정치인에게 민주당 전체를 맡긴 사람들이나, 세월호까지 책임지게 한 비극이 펼쳐지고 있다.
월요일 이후 새누리와 협상하려는 것은 현재 합의된 진상조사 위원의 협상 테이블 법칙 몇가지뿐이다.
결국 수사권, 기소권을 주장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의원 총회에서 박영선을 끌어내려야 하지만, 민주당이 그럴 생각은 없어보인다.
결국 한사람의 이상한 이기심이 세월호 진상조사를 바라는 열망을 허공에 날려보내게 생겼다.
정말 어쳐구니가 없다라는 말 말고는 생각나는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