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가 되고 보니......

그냥 조회수 : 2,574
작성일 : 2014-08-10 22:36:37
그냥 주변에 이야기 할때가 없어서 글 써봐요.

얼마전에 출산해서 아기가 50일이에요.정말 정말 이뻐요. 물론 타지에서 신랑이랑 저랑 둘이서 살면서 처음하는 욱아 힘들지만
그래도 아기는 이뻐요.

처음 아이낳고 친정엄마가 산후조리 해주시러 3주정도 계셨는데 정말 힘들게 산후조리 해주시고 가셨는데 기분이 조금 그렇네요.
 저희 친정 부모님들은 사이가 별로 안좋으세요. 친정아버지가 저 초등학교 이후 변변한 돈벌이를 안하셨고 엄마가 생활을 꾸려나가셨고 지금도 노후준비는 잘 안됐어요.

신랑이랑 저랑 양가 부모님께 받은거 없이 정말 어렵게 어렵게 둘이서만 결혼해서 간신히 자리잡고, 
아니 아직 집도 없고 전세대출도 남아있고 이제 애기 낳고 당분간 외벌이라
자리잡았다고도 못하겠네요. 양가 부모님 노후 걱정과 저희 노후걱정에 딩크로 살려다 생각지도 못하게 아이가 생겨 감사하기 생각하고 
아이를 낳는데 정말 이뻐요.  그래서 신랑이랑 투잡을 하더라도 열심히 키우자. 생글생글 웃는 내새끼보면 정말 내가 무슨일을 해서라도 잘 키우고 내 자식이 우리 노후 걱정하게 하지 말자 이러는데 왜 우리 아버지는 자식 낳고 그렇게 직장을 그만 두셨을까요?

남보다 조금 더 공부한 신랑 직장 들어가서 이런 저런 힘든일 많아서 지쳐도 내새끼 생각하며 참았다고
돈 많이 벌어서 하고싶은 거 다 해주고 싶다고 이렇게 말하면서 직장생활 열심히 하고
엄마인 내가 편해야 아이가 편하다고 퇴근하고 피곤해도 아이 봐주고 집안일 도와주고 정말 자기 자식 사랑하는게 보입니다.

그런데 저희 아버지는 저랑 제동생 사랑한다 하셨고 평생 욕도 안하셨고 손찌검도 안하셨지만 그래도 정작 
저희를 사랑하셨으면 직장이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게 쉽게 때려치지 마시고
저랑 제동생 앞에서 엄마랑 싸우지 마시고 행동으로 보여주셨어야지 이런 생각이 드네요.

엄마도 불쌍하지만 항상 제앞에서 저희 아버지 흉보시는거 정말 피곤하고 항상 아프다, 이나이까지 돈버는거 힘들다 안줗은 소리만
하시니 솔직히 기운빠집니다. 저 대학 졸업하고 바로 일하면서 동생 학비보태고 생활비 보태고 나름 최선을 다했거든요.
그런데 부모가 부담이 돼니 죄송한데 그래도 내새끼 생기면 부모님 마음이 이해되려나 했는데 더 마음이 아파요.

이렇게 이쁜 자식인데 왜 이 자식 놔두고 못살겠다고 우리 엄마는 집나가서 한동안 안들어오시고
또 그 이후에도 끝까지 이혼도 안하시면서 저만 보면 네 아버지때문에 못살겠다 하셨을까요?
우리 아버지는 항상 입으로는 사랑한다고 해놓고 왜 어린 자식이랑 내 자식 낳아준 우리 어머니 두고 바람 피우셨을까요?

그냥 신랑이랑 같이 주말 내내 같이 애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신랑이 같이 열심히 아이 키우자고, 절대 애 앞에서는 싸우지 말자고, 애한테 노후 부담 안되게 노력하자고 이렇게 말하는데
좋은 아빠를 가진 제 딸이 참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부럽네요. 

이번에 엄마 회갑이라 부모님 여행이라도 보내드리려고 하니 네 아빠랑 여행가면 신경질만 난다고
돈으로 주면 내가 쓰고싶은데 쓰신다고, 손주 태어난 기념으로 가족사진이라도 찍자고 하니 사진 주면 화만 난다고
거절하신 엄마가 이래는 가지만 그래도 기분이 그렇네요.

그냥 신랑이랑 열심히 일하고 사이좋게 살면서 내 자식은 이런 기분 안느끼게 할래요.
부부간에 사이 좋은 모습 보이는게  자식한테 줄수있는 최고 재산인것 같아요. 
IP : 1.245.xxx.22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고
    '14.8.10 10:43 PM (110.13.xxx.37)

    그래도 님이 참 좋은 남편분을 만나신것 같아요.. 아이에게도 좋은 아빠가 되시겠군요..
    저도 이제 아이가 13개월 되었는데... 아이 키우며.. 문득 문득 그동안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어린시절이 새록새록 생각.나더군요... 부모님이 무심코 제게 하셨던 말.. 어떤 장면들이 정말 신기하게도 몇십년만에 기억이 나요.

    그러면서 그때 엄마아빠는 왜 그랬을까... 그때 나는 왜 그랬을까.. 하고 생각을 많이 합니다... 특히 부모님이 제게 하셨던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는데... 한가지 확실한건... 지금 제 나이보다고 한참 어릴때 ( 제가 30대 중반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우리 엄마들은 그것을 20대 중반에) 지금 제가 경험하는 육아를 경험했겠죠... 지금 제 나이에 아이들은 다 초등 학교 고학년이었고요

    그러면서.. 엄마가.. 참 많이 어렸었구나.. 그래서 더 힘들었겠구나.. 그런 생각도 하고 그럽니다.

    아이 낳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거.. 모두 같은 현상인가봅니다.

    지금은 아이때문에 정말정말 행복하지만.. 82 글 보면서 언젠가 이 아이가 나에게 지옥을 경험하게 할날도 곧 오겠구나..하며 마음 잡기도 한답니다.

    딸 이쁘게 키우시고 남편하고도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바래요

  • 2. 공업자
    '14.8.10 10:44 PM (119.192.xxx.237)

    아는 언니가 아이 낳고 나니이해될 줄 알았던 아빠에게 살인 충동이 느껴지더란 말을 했어요 전 그 정도는 아니지만 ㅎ 어른들이 너도 네 부모가 그렇게 키웠어 라고 말하면 어이 없어 웃음이 나요 효를 강요하는 방식이죠 살만하니까 저식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바람도 피신거죠 어머니는 자식이 예뻐도 너무 힘드니까 그러신 거고... 어머니가 많이 희생 당하셨네요

  • 3. 맞아요
    '14.8.10 11:39 PM (1.245.xxx.226)

    경제력 있으면서 사랑넘치는 부모까지는 안바라더라도 그냥 늙어서라도 서로 의지하는 오손도손 달사는 부모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해요.
    첫댓글에 써주신 분이 말하신것처럼 애낳고 보니 예전 생각이 참 많이나요.
    예전에 중학교떼 갑자기 맹장이 터져 병원에 입원했을때 아버지가 연락이 안돼서 엄마혼자 나 수술시키고
    밤 늦게서야 병원에 찾아온 아버지한테 나가라고 소리치던 엄마가 이제는 이해도 되고
    나중에 그때 네 아빠 총으로 쏴죽이고 싶었다고 말하는 엄마가 안타까우면서도
    그런말 듣고 자란 나도 불쌍하고 그래요.

    그냥 그래도 좋은 생각하면서 신랑이랑 내새끼 잘키워야겠어요. 나중에 내새끼는 엄마아빠 생각하면
    입가에 웃음이 저절로 떠오르면 좋겠어요.

  • 4. ..
    '14.8.10 11:44 PM (124.194.xxx.237)

    저도 이런 생각 애 키우며 많이 했는데.. 자라며 부모님 원망도 많이 하고.. 우리 부모님 세대는 자신들도 사랑 많이 받지 못하고 자라고 유교적 가치만 배운 세대고 경제적으로도 많이 어렵던 세대고 지금 우리들보다 훨씬 어린 나이들에 부모가 되었죠.. 좋은 부모가 될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 그만큼 감당하기 어려웠을거예요.. 원글님 좋은 신랑 만났으니 행복한 가정 예쁘게 만드시길 ~

  • 5. 에고
    '14.8.11 12:57 AM (14.39.xxx.249)

    왠지 눈물나네요
    원글님의 마음아픈게 절절이 느껴져서요

    그래도 남편분이 참 좋네요
    슬픈생각은 조금만 하시구 아가랑 셋이 행복하세요

  • 6. 삶을 포기한순간
    '14.8.11 1:21 AM (203.226.xxx.80)

    우리 부모세대는 자의반 타의반 자신들을 포기했다 생각해요
    스스로를 포기한순간 삶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지금 새정치 민주연합처럼.. 개누리것들은 이미 인간임을 포기한자들이고요

    그런점에서 그들에게는 별로 배울게 없죠..젊은 우리세대는 그렇게 살면 안되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5811 디스포져 써야 겠다고 했더니 13 어이가 없네.. 2014/08/11 3,511
405810 안검하수 눈매교정 잘하는곳.. 1 Fate 2014/08/11 2,734
405809 이 글을 봐주세요. 유민 아빠의 사랑... 이 사람 살려주세요... 17 닥시러 2014/08/11 3,372
405808 남미쪽에선 그냥 젊은여성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기도 하더라구요^^ 10 자리양보 2014/08/11 3,031
405807 남자지갑좀 추천해주세요 .... 2014/08/11 768
405806 조용남은 원래 이런인간인가요? 5 ........ 2014/08/11 3,513
405805 비오는날 차귀도 배낚시 별로인가요? 4 비가내리네요.. 2014/08/11 2,826
405804 '국어b형' 글에서 언어영역 여쭤보셨던 분들께~ 저번에 못다한 .. 29 저 국어강사.. 2014/08/11 2,999
405803 신부 친정이 호프집한다면 어떠세요? 19 드는생각 2014/08/11 6,277
405802 가정용 커피머신 뭐 쓰세요? 1 아이스라떼 2014/08/11 1,534
405801 한동안 없던 모기가 나타났어요 1 왜 물어 !.. 2014/08/11 1,001
405800 예식 아침부터 짜증났던 지인 8 음,, 2014/08/11 3,013
405799 기가 막힌 돼지꿈을 3 이럴 땐 2014/08/11 1,355
405798 80~90년대 순정만화에요 너무 간절히 찾고 싶어요 3 짱아 2014/08/11 1,899
405797 사라진 7시간 후의 모습.....헐~ 56 닥시러 2014/08/11 27,830
405796 만수르 돈이건 억수르 돈이건 1 ㅇㅇ 2014/08/11 1,639
405795 친한 친구가 날 올케 삼고 싶어 한다면... 6 친구 2014/08/11 2,902
405794 맞선 후 마음에 안든다는 표현 7 huhahu.. 2014/08/11 4,032
405793 명량 영화음악도 웅장하니 좋아요 2 이순신 만세.. 2014/08/11 1,006
405792 김나운 김치 맛 어떤가요? 다떨어져쓰 2014/08/11 1,983
405791 채소는 어떻게 먹어야 하는건가요? 4 채소 2014/08/11 1,646
405790 괴외비요.. 7 나는나지 2014/08/11 1,426
405789 여러분은 묘비명에 뭐라고 쓰면 좋겠어요? 21 ㅇ ㅇ 2014/08/11 2,598
405788 명량.. 감동이네요. 5 후손도 안잊.. 2014/08/11 1,698
405787 8체질 치료받으신 분 어떠셨나요? 3 한의원 2014/08/11 1,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