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얼마 안된 새댁입니다.
남편도 좋고, 시부모님 인품도 좋으시고 행복해요. ㅎㅎ
그런데 걱정 반, 염려 반 되는 일이 있어서 여쭙습니다.
저희집은 서울이고 (친정도 서울) 시댁은 지방이에요. 그래서 한 2달에 한번씩 찾아뵙는데 갈 때마다 시어머니가 항상 아프다고 하세요. 결혼 전에 갑상선암 수술을 하셨다고 하고 (3년 정도 지난 것 같아요) 깔끔하고 예민한 성격이신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은 아직 환갑 전이시라 쌩쌩하세요. 등산도 하시고 스키도 타시고, 특별히 아프신 데 없어요. 사회활동도 두분 다 하시고요. 그래서 그런지 부모님이 아프다고 하시는 소리 별로 못 들어본 것 같은데.. 시댁은 갈 때마다 어머니 어느 병원 갔다왓네, 무슨 검사를 받았네, 무슨 사진을 찍었네. 무슨 약을 먹었네 하세요. 식탁 위에 약봉지가 가득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별 문제가 아닌 것 같거든요.
밤에 잠이 잘 안온다. 도무지 한잠도 잘 수가 없다면서 대학병원 신경외과 가시고, 수면 검사 받으시고 뇌혈류 사진? 이런 거 찍으시고.
밤만 되면 다리가 이상하게 아프다. 저릿한 것도 아니고 아픈 것도 아니고 어찌질 못하겠다. 하셔서 또 병원 가시고.
평생 주부로만 사셔서 이러다 치매 걸릴지 모르겠다, 하시면서 예방약 드시고.
반찬그릇을 드니까 손이 떨린다 하면서 또 신경외과 가시고.
눈에서 눈물이 나와서 못살겠다, 하시면서 안과 가시고.
자꾸 트림이 나와서 못살겠다 하시면서 역류성식도염이라고 내과 가시고.
남편이 효자라서 저런 얘기 하시면 엄청 걱정하다가도 너무 심하시니까, 엄마 스스로 병을 키우지 말라고, 아프면 병원에는 가시되, 여러 병을 연관짓지 말라고 한마디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손이 떨리는 게 갑상선 수술을 해서 호르몬 문제가 아닐까. 역류성식도염이 위암이 되는 건 아니냐. 나는 이미 암에 걸렸던 사람이라 위험하지 않냐. 잠을 못자니 위장이 안낫는다. 수면검사 (100만원ㅜㅜ)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식이에요.
그래서 시댁 가면 달력에 시커멓게 병원가는 날짜가 써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날, 어느 병원 가시는지 알아서 검사 잘 받으셨나, 괜찮으시냐 여쭤봤는데 이게 반복되다 보니까 저도 좀 지치고 솔직히 오버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죄송해요 ㅠㅠ)
저희 엄마랑 6살 차이신데 59세와 65세 어르신들의 몸 상태가 이렇게 차이나나요?
심지어 저희 엄마는 평생 직장 다니셨고(몸으로 하는 일은 아니고요) 시어머니는 평생 주부셨는데요.
사실 병원비도 지금까지는 시댁 어르신이 알아서하시지만, 좀 지나면 저희 차지가 될 것 같아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에요 ㅠㅠ
그냥 모른척 해야 하는 걸까요? 갈 때마다 그러시니 스트레스도 받고... 피곤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