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국회의원 사무실에 전화했어요.

참담한 아침 조회수 : 1,209
작성일 : 2014-08-08 11:15:38

누구인지는 말 안 할게요.

새누리당도 아니고 박영선 대표도 아닌 그 분 사무실에 전화한 건

그래도 엄마 마음을 좀 알 것 같은 손톱같은 희망이 아직 남아서였나봐요.

처음엔 박영선 원내대표 사무실에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대답이 뻔할 테고 변명만 늘어놓는 소리 듣다 가슴이 터질까봐

그냥 다른 국회의원한테 했어요.

 

당연히 의원님 보좌하는 사무실 직원이 받았어요.

보좌관인지 아닌지는 몰라요. 이름도 직급도 안 물어봤어요.

 

막상 전화를 받으니 할 말이 없더라구요.

그냥 세월호특별법 합의 소식 듣고 황망해서 전화했다고 했어요.

그러시냐고, 죄송하다 하더라구요.

그동안은 꿈쩍도 않는 바위에 달걀 던지기라도 아직 달걀이 남아있는 기분이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없어진 기분이라 너무 참담하다고 그랬어요.

그 의원님도 어제 합의안에 대해 반대하고 계시고 오늘 그와 관련한 회의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그랬어요.

이제 방법이 없냐고.

원내대표가 나서서 합의를 했는데 그게 수정될 가능성이 있냐고.

당신네 의원이 반대한다는 걸 알아보려고 전화한 게 아니고

어제의 합의가 실행되지 않고 국민들이 원하고 유가족이 원하는 방향으로 틀어질 수 있냐고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다면 제발 말해달라며

저도 모르게 울었어요.

전화받는 분이 유가족들도 다시 단식하신다는 말을 하던 순간이었나봐요.

그 사람들 그렇게 하게 만들면 안되는 거 아니냐고 하다가

그전까지는 차분하고 어눌한 말투였는데 저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나왔어요.

 

끊을 때까지 울었고

받으시는 분은 차분하게 사과를 하시면서

일일이 다 말씀드릴 수 없는 저간의 사정이 있다고 재차 말씀하셨어요.

제가 마지막에 그랬어요.

나는 그래도 이렇게 전화라도 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그저 참담한 심정으로 울고 있다는 걸 꼭 알아주시라고요.

 

끊고 나니 그 의원이 안다 한들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

다시 또 무력감이 밀려옵니다.

 

그래도 전화 붙들고 울고 나니 터질 것 같던 마음은 조금 가라앉고 있습니다.

또다시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무릎을 일으켜 세워야겠네요. ㅠㅠ

 

IP : 124.56.xxx.8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온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
    '14.8.8 11:20 AM (180.68.xxx.67)

    잘 하셨습니다.
    황망한 마음에 눈물만 났었는데...저도 뭘 할 수 있을지 찾아봐야겠습니다.

  • 2. 원글님
    '14.8.8 11:20 AM (211.107.xxx.245)

    대한민국의 멋진 국민입니다. 원글님마음을 알거같아 코끝이 찡해지네요.

    저도 걱정만 하고 있을게 아니라 뭐라도 해야겠어요.

  • 3. 11
    '14.8.8 11:20 AM (121.162.xxx.100)

    같은 맘이네요 참담합니다 ....

  • 4. 이래도 안 죽을래 아직도 안죽었어
    '14.8.8 11:21 AM (203.247.xxx.210)

    어제 완전히 넉다운
    이제 사실 아무 기력 없는데

    원글님 보니 그러기도 미안하네요....

  • 5. 개누리
    '14.8.8 11:31 AM (61.84.xxx.49)

    막말하고 정말 인간갓지않은 개누리당
    국회의원 정말 누가 찍어주나요
    우리국민들 정말 한심합니다
    외 개누리당 찍는이유가 몰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6413 세월호2-18일) 22일...이렇게 한분도 안돌아오시다니...얼.. 20 bluebe.. 2014/08/11 850
406412 부직포 밀대걸레 청소 2 ^^ 2014/08/11 1,846
406411 우리나라에서 먹는 망고는 왜 맛이 없죠? 10 .. 2014/08/11 3,173
406410 한국사정 잘 모르는 미국교포가 한국에서 알아둬야 할것 17 ........ 2014/08/11 3,541
406409 엄마라서 말할 수 있다 - 엄마 단체 기자회견 전문 9 엄마 2014/08/11 909
406408 장농면허 7년만에 연수받는데 지금 뭘할까요?ㅠ 2 2014/08/11 1,311
406407 몸불편한 엄마와 다닐만한 짧은 여행지 추천부탁드립니다 ^^ 6 짧은여행지 2014/08/11 1,388
406406 논산에 사는분들 세월호 도보 아빠들 응원해주세요 3 웃음보 2014/08/11 663
406405 윤일병- 군 검찰이 핵심 증인을 법정에 세우지 못하도록 막았다.. 7 빌어먹을 군.. 2014/08/11 1,305
406404 네살조카가 뮤지컬전에 안내했던 말들을 다기억해요ㅋ.. 11 귀여운조카 2014/08/11 2,307
406403 제가 잘하는거, 못하는거 ㅡ 못하는 것들이 요샌 참 절실해요 1 2014/08/11 785
406402 식당추천요 3 빵빵부 2014/08/11 810
406401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 것 같다는 말.. 29 애밀링 2014/08/11 6,513
406400 4인식탁 사려구 하는데요. 식탁 2014/08/11 779
406399 수원외국인학교 어떤가요? 2 2014/08/11 1,197
406398 시원하고 맑은 미역국 도와주세요. 27 괜찮아 2014/08/11 5,844
406397 두돌 여아, 완구나 책 추천 부탁드려요 ,,,,,,.. 2014/08/11 695
406396 여주가 그렇게 많이 쓴가요????? 23 ㄱㄱㄱ 2014/08/11 4,478
406395 이런 경우 어찌해야하나요? 1 집문제 2014/08/11 616
406394 야즈..살찌나요? 5 22 2014/08/11 4,711
406393 차량 바데리가 약해져서 시동안걸리면 교체해야하나요 11 2014/08/11 2,136
406392 이거니님이 못죽는 이유 5 dd 2014/08/11 2,849
406391 유민아빠 &김장훈 그리고 자짱면..... 9 닥시러 2014/08/11 2,416
406390 근본적으로 군대사법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1 그네시러 2014/08/11 561
406389 돈이 딱 되는데 40평대후반으로 가는게 좋을까요? 14 고민중 2014/08/11 4,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