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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잘 가 그레이!, 이 못난 국민들은 할 말이 없데이!

꺾은붓 조회수 : 1,069
작성일 : 2014-08-08 07:07:33
 

  윤일병 잘 가 그레이!, 이 못난 국민들은 할 말이 없데이!


  1987 1. 14

  전두환의 5공이 마지막 발악을 하던 한 겨울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 박종철군은 영문도 모르는 체 어떤 험상궂은 사람들에게 납치되어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갔다.

  그 뒤 경찰은 참고인으로 임의동행이라고 했으나 실상은 영장도 없이 불법으로 끌고 갔으니 납치에 다름 아니다.


  이유는 서울대 학생운동의 리더이자 박종철과 하숙집의 한 방을 쓰는 박종철의 선배 박종운 학생의 숨어있는 곳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박종철은 선배를 보호하기 위해 “모른다!”고 딱 잡아떼었다.

  그때부터 형사들은 왜놈형사가 독립군을 닦달하듯 전기고문에 이어 욕조에 물을 가득 채우고 머리를 쑤셔 박는 물고문을 시작했고 박종철학생은 끝내 폐에 물이 차서 질식사하고 말았다.


  이튿날인 1월 15일 당시 치안본부장 강민창은 수사관들이 박종철 학생이 요구하여 물을 몇 컵 마시게 한 뒤 책상에 마주 앉아 심문을 하다 박종철 학생이 묻는 말에 거짓진술을 하자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했다.


  그냥 “억!”하고 죽은 것이 되어 묻혀 버릴뻔한 사건은 용기 있는 한 의사에 의해 “물고문으로 죽은 것이 확실하다.”는 한 마디 양심선언에 세상이 벌컥 뒤집혔다.

  당시 박종철학생의 부검의였던 중앙대학교부속 용산병원 내과전문의 오상연박사의 양심선언이 있고, 여기에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이 합세하여 박종철열사의 사인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그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의 뼛가루를 받아 든 박종철열사의 아버님 박정기씨는 아들의 뼛가루를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차디찬 임진강물에 띄어 보내면서 한 말이 “종철아 잘 가 그레이, 이 아비는 할 말이 없데이!”하는 부산억양의 절규였습니다.

  더러운 나라와 더러운 세상을 바라보며 무슨 할 말이 있었겠습니까?


  그 뒤 박열사의 아버님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한이 응어리가 되어 건강도 몹시 안 좋아 보이는 모습임에도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여사와 함께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에는 항상 함께하곤 하시었는데 1-2년 전부터는 옹의 모습을 통 뵈올 수가 없다.

  연세도 있으시고 건강이 안 좋으셔서 바깥출입을 못 하시는 것 같다.

  집회 현장의 한 켠에 항상 배은심여사와 함께 조용히 앉아 게셨고, 필자는 박옹을 뵈올 때마다 장소가 어디가 되었건 큰 절을 올렸었는데 이제는 그런 존경심을 표시할 기회조차 없다.

  박종철 열사의 순국이 도화선이 되어 마침내 6.10항쟁을 일구어 낸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개 같은 경우도 다 있습니까?

  박종철 열사가 목숨을 걸고 지켜주려고 했던 박종운은 성씨도 같고 이름의 첫 글자 “종”자도 같아 혹시 돌림자로 생각하고 형제지간이나 인척간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건 아니고 박종철열사의 고향은 부산이고 박종운은 충북이 고향인 사람으로 대학에서 만난 선후배 사이일 뿐입니다.

  그 박종운이 5공이 끝나고 6.10항쟁으로 어설픈 민주화가 되었을 때 그가 타도대상으로 삼았던 한나라당에 몸을 담고 부천원미인가 어디서 국회의원을 나왔다 미역국을 먹고 지금도 새누리당을 기웃거리며 금배지를 달 날을 눈 꼽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를 국회로 들여보내는 지역이 있다면 그 지역주민들은 왜놈시절에는 일장기 흔들며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고, 미군이 진주했을 때는 성조기 흔들며 <맥아더 만세>를 외치고, 이승만이 집권하자 <이박사 만세>를 외치고, 김일성이 밀고 내려오자 <김일성수령만세>를 외치는 자들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인두겁을 쓴 사람이라면 어찌 그럴 수가 있습니까?

  그런 자를 지켜주기 위해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버린 박종철열사의 영혼이 더러운 이 나라를 내려다보시며 얼마나 후회를 하겠습니까?


  윤일병 집단 살해사건!

  아직 전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지”씨를 성씨로 쓰는 어떤 양심의 가책을 느낀 상병의 폭로로 단순질식사로 묻힐 뻔 했던 살인행위가 4개월 만에 그 마각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그 상병의 양심에 따른 행동이 없었다면 윤일병은 우연히 얼음과자(?)를 먹다 기도가 막혀 질식을 하고, 선임병들이 윤일병에게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하다 갈비뼈가 거의 다 부러지고 가슴이 누더기가 되는 상처를 입고 죽은 것으로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사인이나마 4개월 간 묻혀 일을 리가 없었다.


  1987년 치안본부장 강민창과, 2014년 4월 국방부장관 김관진은 어떻게 다른가?

  강민창은 지은 죄에는 어림없는 헐한 죗값을 치렀다.

  그렇다면 김관진은?


  박종철 열사!

  윤일병!

  당신들은 하늘에서 길을 잘못 들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에 태어나셨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당신들의 조국이 아니었습니다.


      아-!

  하늘로 오르시는 윤일병의 영혼이여!

  윤일병 잘 가 그레이!, 이 못난 국민들은 할 말이 없데이!


  

IP : 119.149.xxx.5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휴...ㅠ
    '14.8.8 8:45 AM (175.210.xxx.243)

    나라 잘못 만난 죄로 어이없이 죽어간 사람들이 넘 많네요. 사실 이 나라가 돈 있으면 살기 좋은 나라 그 뿐이지 다른게 뭐 있나요?

  • 2. 블루마운틴
    '14.8.8 10:07 AM (211.170.xxx.35)

    정말 지켜주지 못한 젊은이들이 너무 많네요...

    윤일병 뿐만 아니라 소리소문없이 군대에서 죽어간 이땅의 젊은이들...

    그리고 세월호의 아이들...

    사람살기 좋은세상이 오길 바랬는데...

    문재인님의 사람이 먼저다!가 계속계속 생각나는 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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