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2014년 8월 7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1,167
작성일 : 2014-08-07 07:10:01

_:*:_:*:_:*:_:*:_:*:_:*:_:*:_:*:_:*:_:*:_:*:_:*:_:*:_:*:_:*:_:*:_:*:_:*:_:*:_:*:_:*:_:*:_:*:_

시청 앞 작은 연못에 기억상실증에 걸린 비단잉어가 산다
몰락한 귀족처럼 느릿느릿 헤엄치면
양귀비꽃 수면에 비쳐온다
우리는 그걸 주홍빛 슬픔이라 부른다
허기진 햇빛이 정수리 위에 어른거린다
메마른 광장의 오후 2시가 아가미 속을 들락날락하는
지루한 염천(炎天)의 대낮
살아있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 벽을 두드려보듯 지느러밀 움직여
물의 파동을 느껴본다
배에 와닿는 물의 감촉이 따스하다
눈앞이 침침해지고부터는 소리에 집착하게 된다 좁고 가늘어진 바람소리
공중에 박음질하듯 이따금 지저귀는 새소리
무수한 소문들이 물기를 머금고 부풀었다 사라진 벤치에
빈 종이컵이 실신할 듯 입벌리고 있다
새우깡을 무심히 던지던 손이 오래 들여다보고 있었던 건 무엇일까
生의 마지막 들숨을 쉬듯 물위로 솟구칠 때 무심코
돌아서던 누군가의 하얘진 귓불을 보았을 수도 그때 잠깐 흔들린 듯
눈을 깜빡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 서로가 엿본 것은 아무 것도
들킨 것 또한 아무 것도 없다 다만 그 동안에도
애초에 누구의 관심거리도 아니었다는 듯
개미들이 떨어진 여치 다리를 십자가처럼 옮기고 있었고
체인을 오래 매만지고 있던 자전거 옆으로 은색 승용차가
서류뭉치를 신생아처럼 안고 급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모두 외로움을 흙먼지처럼 껴입고 있지만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벤치 밑에 조금 구부러진 쇠뜨기풀이 다시 일어서는 동안
내 어슬렁거림은 어떤 사소함에 비유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보이지 않게 어긋나도록 돼있는 정교한 교차로 같은 일상 속에서도
무언가에 열중하는 순간 누구나
제 몸에 딱 맞는 표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므로
모두 서로에게 그림 속 배경일 뿐이라는 듯
과자 부스러기들이 바람에 흩어진다


                 - 김미령, ≪흔한 풍경≫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8월 7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8월 7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8월 7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50169.html

 

 

망해가는 게 어디 한둘이랴...

 

 

 
―――――――――――――――――――――――――――――――――――――――――――――――――――――――――――――――――――――――――――――――――――――

”용서란 죗값을 치를 각오가 되어 있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다.”

              - 다른 게시판 댓글에서 발췌 -

―――――――――――――――――――――――――――――――――――――――――――――――――――――――――――――――――――――――――――――――――――――

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사
    '14.8.7 8:52 AM (108.14.xxx.185)

    카툰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7883 박근혜는 정윤회인가랑 대체 무슨 사이인가요? 52 ㅇㅇ 2014/08/10 70,275
407882 습윤밴드 언제까지 붙여야 할까요? 7 궁그미 2014/08/10 36,496
407881 장례 치루고 아직 49제 지나지 않았는데, 칠순잔치 가야하나? 8 49제 전 .. 2014/08/10 3,898
407880 죽음을 앞둔 사람의 꿈, 궁금해요 14 2014/08/10 5,997
407879 압력땜에 냄비에 껴서 안빠지는 뚜껑 어떻게 빼야하나요? 3 .. 2014/08/10 1,815
407878 이 나라는 희망이 있는 걸까요? 7 ㅇㅇ 2014/08/10 1,696
407877 프랜차이즈식당중에서 대박인곳 추천부탁드려요. 11 자영업 2014/08/10 2,693
407876 혼수용품 그릇 11 조언 2014/08/10 2,806
407875 여기서 추천해주신 헤어드라이어 짱입니다.. 혹시 빗달린 드라이기.. 6 ... 2014/08/10 7,676
407874 남편이랑 아이가 여행갔어요 2 ㅇㅇ 2014/08/10 1,787
407873 세월호 유가족들의 절규 :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싶.. 2 NewsPr.. 2014/08/10 1,107
407872 버스에서 임산부한테 자리양보했는데요 52 반지 2014/08/10 13,294
407871 국정원 대선개입 대통령의 지시로 이루어져 2 월산 2014/08/10 1,795
407870 엄앵란,신성일 짜고 치는 고스톱 29 zzz 2014/08/10 22,456
407869 KBS 파노라마 친환경 유기농의 진실 1,2부 보셨어요? 14 SS 2014/08/10 4,004
407868 일본 산케이 이어 중국마져..... 10 닥시러 2014/08/10 3,365
407867 영화 명탐정코난 자막나오는 상영관 있나요? 2 Oo 2014/08/10 1,321
407866 40대 이상 기혼이신 분들께 17 여쭤봐요 2014/08/10 4,709
407865 수시원서 쓸때 담임선생님이랑 상담하고 쓰나요? 6 고3맘 2014/08/10 2,876
407864 교황님 광화문 시복식 가시는분 계세요? 13 답변콜 2014/08/10 2,533
407863 쟈니윤이 내년이 80이래요. 5 뒷북이면죄송.. 2014/08/10 2,956
407862 여성가족부는 왜 있는거죠? 3 2014/08/10 1,392
407861 보험 안 드는 게 낫다는 글을 보고.... 28 에구 2014/08/10 7,415
407860 윤일병 가해자 이모 병장 실제로는 21 보니 2014/08/10 28,634
407859 이유가 몰까요 3 울고싶다 2014/08/10 1,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