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나갈 아드님을 두신 어머님들에게 혹시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이미 제대한지가 40년도 넘는 제 군대생활 얘기를 잠간 하고나서, 학교에서 소위 "왕따"라는 것이 생겨나기 시작한 1980년생인 제 아들놈의 군대생활 얘기를 하겠습니다.
저는 혹독했던 군대시절(1968-1971)에 징집되어 논산훈련소 6주간 훈련을 마치고 당시는 상당한 빽과 배경이 있어야 후방에 배치되던 시절이었는데 공고전기과를 나온 경력때문에 통신병과를 부여받았으며, 통신병과는 전봇대를 타며 전화선을 수리하는 말 그대로 고생을 바가지로 하는 병과입니다.
헌데 논산훈련소를 마치자 통신에서 보병(정보주특기)병과로 병과가 변경됨과 동시에 경북 영천에 있는 육군정보학교 입소명령을 받고 정보학교 8주간 교육을 받고 군 생활 3개월 만에 바로 2등병에서 1등병으로 진급이 됨과 동시(특과학교를 나오지 않은 일반병은 6개월후 1등병으로 진급이 됨)에 부산에 있는 육군병기학교로 배치가 되어 대한민국에서는 최후방부대인 병기학교 교무과에 근무하며 당시로서는 아주 편하게 군생활을 마쳤습니다.
정보병과 사병이 하는 주 업무가 비밀문서를 취급하고 다루는 사무일입니다.
제 아들 놈의 군 생활
제 아들놈은 성격이 좀 내성적이고 남과 잘 어울리지를 못하는 소위 "왕따"를 당하기 알맞은 조건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아이입니다.
대학을 몇 번 재수하느라고 징집을 몇 차례 연기하다 동기생들보다 서너살이 많은 나이에 군엘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는데 아이어미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내는 교회엘 다니고 아들과 딸도 어미가 이끄니 교회에는 나갔지만 저는 어떤 종교도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군에 나가는 아들놈을 앉혀놓고 군에 나가면 무조건 종교가 기독교라고 하고 부대내의 종교활동에 적극적으로 가담을 하라고 했습니다.
제 군대생활할 때 부대내에는 군목이 있고 그 군목의 일을 돕는 군종병은 그런대로 군생활을 편케 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들놈은 경남 창원에 있는 ?사단에서 훈련을 받고 배치된 곳이 경남 사천에 있는 무슨 예비사단이었습니다.
그 예비사단이 하는 일이 소규모 소대단위로 쪼개서 해안마을의 보초를 서거나, 지역예비군을 소집하여 예비군 흔련을 담당하는 일이 주 업무 같았습니다.
애 어미는 항상 아들놈 때문에 눈물로 밤을 새우다시피 했습니다.
저는 항상 그러는 아내를 보고 사내자식은 다 군대를 다녀오는 데 뭘 그렇게 걱정을 하느냐고 핀잔을 했지만 군의 특성과 아들놈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제 속도 편치는 않았습니다.
아들놈은 사천의 예비사단에 배치되자 바로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행세하며 군부대내의 교회에를 나갔답니다.
그런데 그 예비사단은 부대를 소규모로 쪼개서 부대을 운영하다보니 규모가 큰 부대 같이 현역군인인 군목이 있지를 않고 소규모 부대단위로 주둔하고 있는 지역의 일반교회목사를 군목으로 위촉을 하고 주일날은 그 군목이 집도하는 일반교회에 나가서 민간인신도들과 함께 예배를 보았답니다.
그러니 주일날의 반은 자연적으로 외출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습니다.
훈련병시절에도 한 번인가 면회를 갔고, 사천예비사단에 배치가 되자 바로 아내와 함께 또 면회를 갔습니다.
부대장(대위)을 면담하고 아들놈의 성격을 자세히 설명하고 따뜻한 배려를 부탁했고, 바로 군목일을 보고계시는 목사님이 운영하는 교회도 방문을 했습니다.
목사님은 저보다 나이가 2-3세 밑으로 아주 인자하게 생기신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목사님이 그 예비사단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비중이 위관장교는 물론 웬만한 영관장교보다도 훨씬 영향력이 크셨습니다.
사단장(소장)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 사단장이 그 지역을 시찰할 때면 목사님이 나가서 사단장 맞이하는 상대역을 하니 웬만한 위관장교나 영관장교는 목사님에게 깍듯이 대우하고 경례을 붙이곤 한답니다.
아내와 함께 그 목사님이 수요일 집도하는 저녁예배에 참석을 하고 목사님 댁에서 아내와 함께 칙사대접을 받으며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이 서울나들이를 하시면 저희부부가 항상 그 목사님을 영접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이미 제 아들놈의 성격을 파악하고 저희 부부에게 아무걱정 말고, 재대할 때까지는 목시님이 아들놈의 아버지 역할을 하고 목사님 사모님이 어머니 역할을 할 터이니 조금도 걱정을 말라고 제 아내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 목사님 덕분에 아들놈은 큰 문제없이 제대를 하였고, 제대하고 나서 아들놈과 제 아내가 바로 사천에 내려가서 목시님의 안내로 사천일대를 관광하고 돌아왔고, 목사님도 서울나들이를 할 때 몇 번 저희 집을 다녀갔고, 지금은 제대한지 10년이 가까워 오지만 그 목사님과 저희집과는 서로 가끔 안부를 주고 받고 목사님의 띠님 결혼식때는 두둑한 축의금도 보냈습니다.
군 부대내에는 지금은 군목만 있는게 아니고 군스님도 계시고 어떤 종교가 되었던 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하니 군대나갈 아드님이 계신 어머님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식은 애물단지라더니 그 말이 하나도 틀리지를 않습니다.
35세 된 아들놈이 아직도 짝을 못 채워 제 속을 팍 팍 썩이고 있습니다.
대학을 두번씩이나 다니느라고 아직도 약학대학 3학년이고 내년말에는 약사모자를 쓸 것 같습니다.
딸은 딸대로 또 속을 썩이고 있습니다.
아들은 지방에 있는 그렇고 그런 약대를 다니는 데 딸년은 고등학교 때 줄곳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는 아이입니다.
대학갈 때 제가 여자는 교사나 약사가 평생직업으로 알맞으니 교대나 약대를 가라고 그렇게 누누히 일렀건만 선생질은 죽어도 못 하고 따분하게 약사를 하느냐고 자신은 경제인이 되겠다며 한국사람 누구나가 부러워 하는 S대 경제학과를 나와 모 대기업에 입사해서 딱 3년 직장생활을 하더니 직장생활 더러워서 못 해먹겠다고 때려치우고 지금 다시 E대 약학과에 진학을 하여 이제 1학년입니다.
S대 의대도 갈 실력은 충분했지만 바퀴벌레만 봐고 기절을 하는 아이니 남의 살에 주사바늘을 꼽고 살을 째고하는 일은 할 수가 없는 아이라 아예 의대는 제켜 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결혼은 안 하겠답니다.
아들놈이나 딸년이나 애비속을 있는 대로 썩이는 데 어미는 만사태평입니다.
아내는 아들놈이 장가를 들게되면 주례는 반드시 사천에 계신 목사님께 주례를 맞기겠다고 하고, 저도 그것은 큰 반대를 하지 않습니다.
그 목사님이 저희 아들놈 양어버지나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참고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육군정보학교에서 배웠던 군사지식 하나! (지금은 바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급비밀 ; 누설되면 국가방위에 손해를 끼치는 비밀
2급비밀 ; 누설되면 국가방위에 중대한 손실을 끼치는 비밀(3급에 막연히 '중대한'을 끼워 넣었습니다)
1급비밀 ; 누설되면 전쟁의 유발, 외교의 단절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비밀
또 국가방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방과학기술(에를 들자면 핵개발 같은 것이 되겠지요!)
40몇 년 전에 배운 것이라 내용이 확실하게 맞는지는 자신이 없네요!
<내용 추가>
슬프디 슬프게 죽은 윤일병도 군 교회에 나갔으면 주일날은 선임병들의 집단폭행에서 해방이 되었을 것이고, 군목님께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으면 저런 비극으로까지 발전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