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9년차인데요..
결혼하고나서 3년을 같이 살았습니다. 그 얘기 하자니 맺힌 게 너무 많아서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해져 오는데..
같이 살아보신 분들은 아실 거에요..이게 얼마나 미칠 노릇인지..
당시 앞동에 살던 시이모(시어머니의 언니)가 주말 아침이면 비번 누르고 새벽 6시에 들어오고..
자기 며느리들보다 저에게 입을 더 댔는데..울 시어머니 말씀이 시어머니가 둘이라고 생각하라고..
집안 행사는 우리 집에서 다하고 (40~50명 옴)..전 주말도 없고..모든 주말은 시부모님과..
당연 남편 집안일 도와주는거 싫어하고...(그 정도가 엄청 심했음) 저는 무수리였어요
시아버지도 정말 특이하셔서..제가 귀가 시간이 늦으면 눈치 엄청 주고..심지어..
남편과 남편 사촌 형과 맥주 한잔 하고 새벽 2시쯤 들어왔는데..거실 소파에 불 꺼놓고 앉아서 기다리면서..(엽기 호러 같았어요)
저한테만 늦게 다니지 말라고..
신혼이라고 영화도 보고 오라고 하면서 정작 간다고 하면 극도로 싫어하고..
한번 1박 2일로 여행간다하니.. 그것도 못마땅해 하고 암튼...
제 인생에 신혼 때 같이 산건 너무 끔찍한 기억이었어요..
시부모님이 남편이 2남중에 장남이라 결혼하고 경조사에 너무 기대를 많이 하는 거에요
시부모 생신이나 어버이날 같은 날이요..
전 생신날 정말 너무 부담스러워서 도망가고 싶었네요..
하지만 회사 다니면서 생신날 아침상 다 차려드렸고..새벽5시에 일어나시는 시어머니 생신상 차리려고 밤샌적도 몇번 있어요..못 일어날까봐..한번 대충 넘어간 날 있는데..정말 쥐잡듯이 잡아서요..
이렇게 스트레스 많이 받다보니..남편하고는 정말 사이 안 좋았고..
이 인간은 트러블이 있으면 제 생각보다는 그냥 좋게좋게 넘어가자고..어머님께 먼저 사과하라고 하질 않나..명백히 시어머니의 용심이었는데..
제가 그 때 이혼한다고 짐 싸가지고 나가다가..찌질한 소리 하는 남편 싸대기도 때린 적 있네요..(잘 했다는 건 아닙니다. 저도 제정신이 아니어서)
그렇게 약속 된 분가날이 다가오자 갑자기 말을 바꿔서 시부모님이 3년만 더 살자는 겁니다..
남편이 말해주길 바랬지만 제가 그냥 둘이서 살아보고 싶고 단칸방도 상관없다고 나가겠다고 했어요..욕 디지게 먹고 분가했어요..
분가하니 넘 좋았지만요..예전 기억때문에 괴로울 때가 너무 많았어요..
그리고 한 2년 있다가 시동생이 결혼했는데.. 동서에게는 제가 한 것처럼 바라지도 않고..동서 자체도 그렇게 하지도 않구요..저만 개고생 했던 거에요..큰며느리와 작은 며느리에게 어찌나 하는 게 다른지... 억울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동서는 시부모님께 뭐 제대로 밥상이나 차려드린 적 없어요..(그걸 뭐라하는 건 아니구요)
집에 굉장히 자주 오셔서 주말에 꼭 오시고..평일 날도 가끔 오시고..
시부모님이 오시면 전 항상 식사 대접하고..그랬어요..제가 요리 잡한다고 좋아하시고 그래서..
제가 정말 죽을 정도로 아픈 적이 있었는데 병원 입원했을 때 우리 첫 째 한달 반동안 데리고 계셨어요..어머님이..
그 때 생각하면서 정말 진심으로 잘해 드렸네요..
매일 식사하고 가시라고..하니까..좋아하시죠..좀 귀찮아도 음식도 대충 먹는 거 아니고..나름 정성스럽게 했는데..
이번에 시부모님 내외, 저희 가족과 시동생네 놀러 갔는데..제 마음이 닫혔네요..
가지고 온 밑반찬 세팅하고 애 둘 끼고 먹이느라..제가 좀 늦게 먹었어요..
당신 아들들이 상 치우는 게 너무 못마땅한데..제가 화장실 갔다 와서 조금밖에 없는 설거지 하려 했더니..
아들들이 하는 걸 못보고 그걸 설거지 하신거에요..
시어머니가 저더러 너는 왜 설거지 안 하냐고 냅다 소리를 지르는데(어머님 굉장히 강하게 말하는 스타일)....동서는 소파에서 티비 보고 있고(동서는 원래 일 잘 안함..자기 밥 그릇도 안치우는 스타일)..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정말 너무 화가 나서 ..왜 그렇게 얘기하시냐고 했다가 난리 났네요..
저녁에 집으로 고속버스를 타고 가겠다느니..내가 며느리를 시켜먹으려고 하는 시어머니 냐는 둥..
암튼..정말 괴로운 여행이었는데..
남편은 제가 잘못했다네요..설사 어머님이 그렇게 얘기했다해도 그냥 넘기지 여행와서 분위기를 그렇게 만들어야겠네요..
제가 현명하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근데..다시 그 순간이 와도 전 그렇게 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한달 간 일주일에 두세번은 오던 발걸음을 딱 끊으셨습니다.. 딱 한달 간 ..
저도 전화 한통 안했어요..
그리고 다시 뭘 갖다 주신다고 오셨는데..그냥 전 예전과 다름없이 대하고..식사하고 가시라고 했어요..
얼굴이 불만에 가득차셨는데...식사하고 가셨구요..
연락 없는 한달 간 솔직히 좀 편했구요..
예전 같으면 두분 생신날 음식이라도 해갔지만 이제는 그냥 외식합니다..
동서에게는 안 그러면서 저한테는 좀 바라시는 것 같기도 한데..그냥 철판 깔아요..
며칠 전에 그러시대요..내가 뭘 좀 더한다고 억울해 하지 말라고..더 애쓰고 착한 거 말 안해도 다 안다구요. 착하다 착하다 했더니 이번 여행에서 말대꾸 한마디 한건 잘못했대요 . 전 제가 잘못한 거 모르겠고..
근데 그렇다 하더라고..이제는 제가 하기가 싫어요..
그렇게 원하는데로 맞춰 드리려고 하다가 화병 . 우울증 증상이 심했지요..그때는 잠만 못 잤을 뿐 약을 먹지는 않았어요..
제가 둘째 아이가 너무 아파서 그것때문에 신경정신과 치료를 한 1년간 받았는데.. 우울증 치료 받았는건 몰라요
그 뒤로는 절대 못하겠어요..아이때문에라도 힘든데..어디 신경쓰고..더 잘하고 하고 싶지 않아요..
어머니도 예전과는 달라졌지요..그리고 가까운 친척 아들 들이 몇쌍이나 이혼했거든요..그 아이들 다 시어머니 되시는 분들이 키워요..
저도 발 동동 구르면 하는게 이제는 정말 하기가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