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강의 옛 이름 찾기(무형 문화유산 복원)

꺾은붓 조회수 : 1,156
작성일 : 2014-08-06 04:21:26
 

                한강의 옛 이름 되찾기(무형 문화유산 복원)


  한강!

  백두대간의 금강산 남서편 계곡을 따라 흐르는 수많은 지천이 강원도북단을 동/서로 가르며 흘러 화천댐과 춘천댐을 지나며 북한강본류가 되고, 백두대간의 설악산 남서편 계곡과 수많은 백두대간의 봉우리 서편계곡 물이 합수하여 흐르는 물이 소양강이 되어 인제와 소양댐을 지나 춘천의 공지호에서 북한강 본류와 만나 하나의 북한강이 된다.

  또 하나는 백두대간의 태백산 소백산의 서편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이 모여 남한강을 이뤄 이 물이 충청북도 충주의 충주댐과 충주조정지 댐에 잠시 머물러 있다 흘러내려 경기도 여주를 지나 양수리 두 물 머리에서 남/북한강이 합수하여 한강이 되고, 한강이 팔당댐을 지나 남북양안으로부터 흘러드는 지천 물을 받아들이며 서울을 남/북으로 가르고 김포반도와 북한 땅을 가르고 강화도 북쪽 머리의 서해로 흘러드는 전체의 강을 “한강”이라 한다.

  한강은 남한의 대표적인 강으로 남한에서는 가장 크고 가장 아름다운 강이다.

  한강이 있음으로서 서울이 있을 수 있고, 서울이 있어 대한민국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강 양편에는 한강물을 젖줄삼아 사는 마을과 부락이 수도 없이 많으며 이들은 “한강”을 “한강”이라 부르지 않고 그 마을 사람들만이 부르는 다른 이름이 꼭 있었다.

  한강의 다른 이름이 없다 해도 그들은 “한강”을 “한강”이라 부르지 않고 그냥 “앞 강” 또는 “옆 강”이나 다른 이름의 “?강”으로 불렀던 것이다.


  충주사람들은 충주 앞을 흐르는 남한강을 “달래 강”으로 불렀고, 경기도 여주사람들은 신륵사 앞을 흐르는 남한강을 “여 강”으로 불렀고, 서울이 비대해지기 전에 청계천과 중랑천이 살곳이 다리에서 만나 한강으로 흘러드는 응봉과 건너편 압구정 사이를 흐르는 한강을 당시 왕십리 사람들은 “무수막강”으로 불렀고, 마포사람들은 마포 앞을 흐르는 한강을 “서강”으로 불렀다.

  강이 백리이면 사람이 모여 사는 마을마다 100개의 이름이 있었고, 강이 천리이고 마을이 천개이면 1,000개의 강 이름이 있었다.

  어떤 곳에서는 같은 강을 두고 강 양편 사람들이 그 강을 부르는 이름이 달랐던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 “한강”을 토막 쳐서 부르던 이름들은 전 국토가 도시화가 되고 인구가 늘어나고, 토착마을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하나 둘 소멸되어가고 있다.

  그 전설이 하도 유명하여 충주의 “달래 강”은 아직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서강대학교와 서강대교가 있어 서울 한 복판을 흐르는 “서강”은 간신히 그 서강이라는 이름의 흔적이나마 남아있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서강대학”이나 “서강대교”가 그 밑을 흐르는 강 이름이 “서강”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조차 아는 청소년은 드물 것이다.


  필자가 1950년대 말 ~ 1960년대 말 까지 왕십리에 살 때만 해도 왕십리 사람들은 절대로 “한강”이라 부르지 않고 “무수막강”으로 불렀다.

  온 나라가 가난했던 그 시절 지금의 성수동인 뚝섬은 채소밭만 있었고 뚝섬을 터전 삼아 거기에서 사는 사람은 드물었고 무수막강은 왕십리 사람들의 빨래터였고 여름철 물놀이 터였고 왕십리의 앞강 이었다.

  지금 청소년들은 물론 왕십리에 사는 사람들도 40대 이하에서는 뚝섬과 응봉 앞 강 이름이 “무수막강”이었던 것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이미 무수막강은 서울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진 강 이름이다.


  이 강 이름들을 그렇게 시나브로 소멸되게 놔두어도 되는 것인가?

  물론 경제적으로나 살아가는 데는 옛 강 이름이 사라진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하지만 각각의 그 강 이름에는 애틋하고 가슴 아린 전설이 깃들어 있고, 조상님들의 시름과 애환이 배어 있고, 그 강을 젓줄삼아 살던 조상님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고, 이게 모여 역사가 되었던 것이다.

  그 옛 강 이름들은 무형의 문화유산인 것이다.

  충주의 “달래 강”같이 유명세를 타지 않는 강 이름들은 지금 50대 이상의 장년층이 사라지면 그 강 이름도 영원히 소멸될 것이다.

  이것을 이대로 방치해도 괜찮은가?


  내 어렸을 때 왕십리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지금 응봉(산)의 동편기슭에는 옛날에 쇠를 녹여 무쇠 솥을 만드는 공장(주물공장)이 있었대서 그 강 이름을 “무수막강”으로 부른다고 했다.

  아마 응봉에 무쇠 솥을 만드는 공장을 그 당시에는 “공장”으로 부르지 않고 “무쇠 막”으로 불렀을 것이고 “무쇠 막”을 본 따 처음에는 “무쇠막강”으로 불렀을 것이나, 이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솥 공장인 “무쇠 막”은 사라지고 시나브로 “무쇠막강”이 발음하기 쉬운 “무수막강”으로 변천되었을 것이다.

  서울 한 복판에 흐르는 조상님들이 부르시던 옛 강 이름을 복원하자는 것이다.

  

  서울 시내를 걷다보면 인도 한 편에 세워진 표지 석이 눈에 띤다.

  조선시대에 관공서가 있던 앞에는 그 자리에 옛날 무슨 관청이 있었다는 표지석이 있고, 역사적으로 기억할 만한 분이 탄생하셨거나 사셨던 자리에는 그런 것을 알리는 표지 석이 인도 가장자리에 설치되어 있다.

  이와 유사한 것을 한강에도 하자는 것이다.


  한강 둔치에는 강 양편으로 자전거 길과 보행로가 잘 닦여져 있다.

  여기에 간단한 의자와 여름철에는 햇볕을 가릴 수 있는 그늘 막을 설치하여 간이 휴게소를 만들고 자전거를 타는 시민이나 산책 나온 시민들이 쉬면서 음료수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그 앞에 사람 눈높이 정도 되는 옛 강 이름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하자는 것이다.

  시내 도로에는 교통의 방해나 시야 확보에 장애가 되어 낮게 표지 석을 설치했으나, 강 둔치에는 그런 제약이 없음으로 사람 눈높이 정도 되는 위치에 표지석보다 훨씬 넒은 스테인리스강판에 옛 강 이름과 그런 강 이름이 붙여지게 된 연유를 간략하게 설명하여 안내판을 설치하자는 것이다.

  입소문에 의하여 자연스럽게 옛 강 이름이 되살아 날 것이다.


  이것을 단순히 생각하면 옛 강 이름이나 알려주는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좀 깊이 생각해 보면 조상님들께서 물려주신 귀중한 “무형문화유산”을 복원하는 사업이다.

  한강뿐 아니라 낙동강, 금강, 영산강, 섬진강 등 전국의 강에는 그런 아름다운 이름들이 무수히 많을 것이다.

  서울의 한강에 그렇게 하면 다른 강을 끼고 있는 전국의 지자체에서도 서울을 본 딸 것이다.


  크게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도 아니고, 거대한 토목공사와 같이 면밀한 검토와 준비가 필요한 사업도 아니다.

  내 고장 문화유산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지자체의 의지만 있으면 된다.

  다만 철저한 고증과 사료의 수집은 필수다.

  지금 5~60대 이상의 장년층이 사멸하면 그런 자료의 수집이나 고증도 힘들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한 번 서울이 시범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해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제안을 한다.


  

IP : 119.149.xxx.5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0636 낭만이 무엇인가요? 8 무심 2014/09/26 1,004
    420635 19금 여자분들은 살수있을까요 36 ㅇㅇ 2014/09/26 17,562
    420634 휴대폰 바꿔드려야하는데..어디로 가야할까요 4 70대 노인.. 2014/09/26 1,005
    420633 마트운영 해보신분 경험담 좀 들려주세요 2 슈퍼 2014/09/26 1,735
    420632 바자회 마음이 복잡해요. 6 애솔 2014/09/26 2,100
    420631 육체적인 끌림과 운명적인 사랑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22 ... 2014/09/26 16,435
    420630 학생부종합전형 반영교과 질문이요. 2 gks 2014/09/26 2,653
    420629 공영주차장 관리처가 어딜까요? 3 시장 2014/09/26 608
    420628 자가지방시술 4 조언 2014/09/26 1,611
    420627 아가씨때 이상형이 감우성이었는데 15 내생애봄날 2014/09/26 6,482
    420626 아이허브 첫주문인데 여쭤볼게 있어요 6 ^^ 2014/09/26 1,221
    420625 좀전에 올라온 김부선 누님 페북글.jpg 35 역시 2014/09/26 11,789
    420624 기숙대안학교 괜찮은 곳 없나요? 3 휴... 2014/09/26 1,314
    420623 드디어 sbs 중앙방송에도 나왔네요!!! (유가족 이빨 뿌러트린.. 3 닥시러 2014/09/26 1,755
    420622 남편의 여자친구 9 2014/09/26 4,378
    420621 병원에서 손 놓은 간암말기. 좋은 식품/요법 추천해주세요 7 며느리 2014/09/26 2,699
    420620 지금 궁금한 이야기..아무래도 제보자 정신병일듯? 23 ㅇㅇ 2014/09/26 11,821
    420619 베댓 할줌마글을 읽고 생각나서.. 할즘마 2014/09/26 796
    420618 키 작은 부부한테서 훤칠한 자식들 12 msgh 2014/09/26 4,418
    420617 시험보자마자 미리 톡으로 내자식 성적 걱정 해주는 학부모는 뭔가.. 13 참나. 2014/09/26 2,841
    420616 쑨양 박태환 대놓고 좋아하는 모습 귀여워요 14 하하 2014/09/26 9,972
    420615 계약직 ..힘드네요.. 5 .. 2014/09/26 1,924
    420614 sk폰,이 정도면 조건이 어떤지요? 2 갑자기 걸려.. 2014/09/26 819
    420613 내성적인 분들.....모임갔다온후 기가 빨린 날 어떻게 푸세요?.. 10 힘들어 2014/09/26 5,423
    420612 치과요~누구는 대학교수하고 누구는 병원오픈하는 건가요? 5 궁금증 2014/09/26 1,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