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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여학생들을 안챙기는(?)데 아이디어 좀 주세요.

유리천장 조회수 : 2,589
작성일 : 2014-08-05 16:30:10
남녀 임금격차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남편이 이공계교수로 있습니다. 전문대라서 학생들 자격증 취득하게 해서 취업하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걸로 압니다.
기숙사에서 늦잠 자면 가서 직접 깨워서라도 수업 듣게 하고, 취업 후에도 직장 생활이나 이직 상담 등 하면서 챙깁니다. 
재학 중에는 학생행사에도 참가하고 술자리도 자주 있습니다. 학생이나 졸업생들과 전화 통화도 많습니다.
남편으로는 워커홀릭이라 별로지만 그 부분은 거의 포기해서 저는 괜찮습니다. 

전공 특성상 여학생이 아주 적긴합니다. 
지난 학기말에 여학생들(세명인가 있습니다.) 찾아와서 "저희도 술 한잔 사주세요~" 조르길래 사줬다고 합니다. 
남학생들과는 스스럼 없이 어울리니 여학생들 입장에서는 소외감과 불만이 있을 겁니다. 

남편 성격상 원래 여자들과 어울리는 것도 불편해하는 편이고, 여학생들은 더 불편해합니다. 
학생들 상담을 아주 안할 수는 없는데, 간혹 상담하다가 우는 여학생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여학생들 상대하기 힘들다고 될 수 있으면 안뽑고 싶어합니다. 

저는 제가 학교 다닐 때 남학생보다 불리한 점이 있다고 생각했던 편입니다. 
남학생들은 교수실 드나들며 교수님 심부름도 하고 간혹 술도 같이 했는데, 여러가지 정보나 사회생활에 대해 배우는 게 있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남학생들이라고 다 그랬던 것도 아니고, 교수실 들락거렸던 남학생들 중에서도 싹싹하고 똘똘한 친구들은 잘 풀렸고 교수님과 친하다고 허세 떨던 놈들은 그만 못합니다.
그런데 여학생들은 교수님과 강의실 밖에서 만날 일 자체가 거의 없었습니다. 교수님들은 거의다 남자였으니 교수님 입장에서도 따로 부르기 껄끄러웠을테고, 여학생 입장에서도 먼저 나서기 어려운 일이어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니던 곳은 그나마 여학생이 적지는 않아서 이십년쯤 전에도 100명에 20명은 되었는데, 남편이 전공하는 분야는 여전히 100명에 10명 미만입니다. 제 적성은 전혀 그 쪽이 아니라 잘모르지만, 적성에 맞고 열심히 학교생활하는 학생이라면 여학생이라고 불이익이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여학생들과 술 마시는 것까지야 어렵다면 낮에 불러모아 커피라도 사주고, 밥이라도 사주라고 했는데 혹시 다른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나눠주십시오. 1:1로 만나는 것은 학생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테니 모아서 만나라고는 했습니다.
 
IP : 125.140.xxx.132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8.5 4:31 PM (121.181.xxx.223)

    남편이 알아서 하겠죠..남편 직장생활까지 와이프가 관여할 필요는 없어보여요..남학생들과 같이 모이는 술자리에 여학생도 같이 부르면 되죠..남자 여자 따로 구분을 안하면 된다고 봅니다.

  • 2. ...
    '14.8.5 4:34 PM (121.157.xxx.75)

    남편분 직장일에 이정도로 관여하시는분도 참 드문듯..
    뭐 인간관계라면야 가능하긴한데 교수입장에서 학생이란건 단순히 인간관계는 아니지않나요

  • 3. dd
    '14.8.5 4:39 PM (121.130.xxx.145)

    유리천장 운운하기 전에
    여학생 수 적은 공대라면 그 여학생들도 좀 변화가 필요합니다.
    자기들끼리 뭉쳐다닐 게 아니라
    남자 학우, 선배들과 좀 어울려야죠.
    여대도 아니고 무슨 남학생 여학생 편가르기 하듯 따로 노나요?
    공대 여학생들 남학생들과 잘 어울리는 편 아닌가요?
    술자리도 같이 하고 교수님과의 자리에도 동석하고
    자기 밥그릇 알아서 챙겨야죠.

  • 4. 유리천장
    '14.8.5 4:49 PM (125.140.xxx.132)

    여학생들이 안챙겨준다고 술 사달라고 찾아왔더란 이야기를 며칠 전에 들었는데, 남녀임금격차에서 직종 간 차이가 크다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이 났습니다.
    여학생들이 입학에서부터 장벽이 있는 분야인데 제 남편도 일조(?)하고 있는데 그 정도 이야기는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제 몫이 아니고, 저에게는 제 몫의 다른 일이 있지만 다른 분들은 파트너의 직업에 대해 아무 말도 안하시나 봅니다.

  • 5. ㄴㅇㄹ
    '14.8.5 4:58 PM (112.172.xxx.234)

    전 원글님 심정 충분히 이해하는데요. 여자한테 유리천장 있는거 사실이고 그걸 여학생들의 노력만 가지고 해결하는 건 턱도 없지요. 중요한 건 권력이 있는 사람의 도움인데, 같은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끼워준다거나 같이 챙겨주는 건 꿈도 못꾸니 결국 원글님 남편 같은 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거죠. 사실 원글님 남편이 여학생들 안끼워주는 이유는 결국 본인이 대하기 어려워서잖아요. 여학생들이 특별히 진상짓 한것도 아니고 그냥 단순히 본인이 여자대하는게 불편하다는 이유로. 저같아도 남편이 이러면 여학생들 좀 밀어주라고 하겠어요. 남학생들 챙겨주는 거의 반만 여학생들 챙겨줘도 여학생들 엄청 감동받을 거에요. 세명밖에 없으니 그 세명 똑같이 챙겨주면 자기들끼리 교수님 얘기 하면서 같이 교수님 고마우신 분이라고 말도 나올 거고요. 여자들 안그래도 직업가지고 살기 팍팍한데 좀 신경써주면 안되나요. 원글님 여학생들 생각까지 해주는거 배려있고 멋지세요

  • 6. 오지랖
    '14.8.5 4:59 PM (175.223.xxx.173)

    본인일이나 열심히 하세요. 아니면 교수해서 챙기던가
    남편
    코도 닦아줄기세네요

  • 7. 여자애들이
    '14.8.5 5:04 PM (59.6.xxx.78)

    따로 와서 남편분에게 술 사달라고 했다는 말에 급 감정 황당해지신듯. 적으신 말이 하나도 와닿지 않아서 어리둥절합니다. 저도 과에 여자 넷 밖에 없는 전공이지만 뭥미???

  • 8. 이런거
    '14.8.5 5:23 PM (203.11.xxx.82)

    이런 프로젝트하면 어떨까요? 선배 여성공학자들 (같은 분야) 인터뷰해오기, 조사해오기, 아니면 그냥 교수님이 그런 자리를 만들어주거나. 남자애들한테도 물론 같은 숙제 내주고요. 이 분야에서 여성인데 오래 하시는 분은 누가누가 있나 그 비결은 무엇일까 유리장벽이 있다면 왜 있다고 생각하나 토론하고요.

  • 9. ..
    '14.8.5 5:27 PM (220.78.xxx.248)

    그게.... 이것저것 다 떠나서 여학생만 모아 놓고 커피나 술은 안하시는게 좋겠습니다.
    입에 올리기도 면구스럽습니다만... 성희롱 문제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않거든요. 제가 아는 남자교수님들 상담할 때도 문 열어 놓고 하세요. 교수님들이 모함 받는 경우도 의외로 발생합니다.
    챙기시려면 남녀 혼합으로 다수일 때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 10. 흐음
    '14.8.5 5:40 PM (180.227.xxx.113)

    보통 배우자 일에 이렇게까지 간섭하나요? 그리고 저도 공대 나왔는데요. 여학생 같은학번 3명이었어요.
    워낙 수가 적어서 세명끼리 뭉쳐다닐수도 없고 그냥 친한 남학생과 섞어서 뭉쳐다녔죠.여학생이 분명히
    불리한점도 있지만요.벌써 10년이 넘었는데도 여학생들과 교수님 관계는 성이 달라서 더 조심했어요.
    여학생 몇 안된다고 교수님이 따로 밥도 사주셨는데 우리 교수님은 일부러 점심 사주셨어요. 이유
    알겠지요?? 괜히 남편 학교에서 오해받을 상황 부인이 만들어주지 마시고요.
    그리고 남녀간 입금격차는 직종에 따른거지 같은 분야에서 차이가 나던가요? 저 회사다닐때 동창들보다
    적지 않았습니다만.. 동일한 직종내에서 군대는 호봉으로 쳐주니까 그부분빼고 차이 안나는걸로압니다

  • 11. ㄴㅇㄹ
    '14.8.5 5:51 PM (112.172.xxx.234)

    여학생들만 따로 부르기엔 사회적 시선이 부담스럽다면 남학생들하고 섞어 부르면 되지요. 여학생들만 따로 부르려면 점심때 부르면 되고 저녁에 술자리 가지는 건 남학생들하고 같이 가지면 돼요. 저도 학부 교수님하고 상담 많이 해봤고 여자동기들도 상담 많이 했지만 아무 문제 없었고 오히려 교수님 좋으신 분이라고 입모아서 칭찬하고 그랬어요. 오해받지 않고 여학생들 챙길 방법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남편분이 단지 여학생들 대하는게 어색하고 어려워서 그런 거라면 이건 부인분이 의견 내놔도 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걸 그냥 남편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간섭하지 말라는 의견이 많은데 사실 이건 어떻게 보면 사회적 약자 돕는 아주 작은 일 아니겠어요? 그리고 남녀간 임금격차는 직종과 분야 관계없이 차이가 심해요. 같은 분야일 때 여자 선배가 남자 후배보다 승진 느린 거, 여자는 실적 상관없이 항상 승진에서 뒤쳐지는거, 남자 상사가 남자 후배만 밀어주는 것 등 분야 같아서 여자가 임금 딸리는 이유는 무궁무진하고요. ㅎㅎㅎ 직종은 말할 것도 없죠. 여자는 교사, 공무원, 서비스업, 비정규직, 계약직 등에 쏠려 있는데 이것 자체도 사회적 문제에요. 여자를 그런 직업으로 내모는 사회적 문제죠. 직종에 따른 건 어쩔 수 없더라도 분야별로는 차별받지 않게 해야지요. 오지랖 아니고 배려에요. 사회적 진보를 향한 한 발자국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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