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어떤걸까요?..

나오55 조회수 : 1,941
작성일 : 2014-08-03 21:09:06
안녕하세요.
남자친구와의 문제때문에 인생선배님이 많은 82쿡에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남자친구의 사는 환경이 변하면서 예전과 달리 연락도 대화도 줄었고
사랑받는 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많이 외롭고 힘들어요.
무엇보다 더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 가장 슬픕니다.
나를 필요로 한다..이게 제일 중요한 건데요.
돌이켜보면 이 사람은 저를 참으로 많이 필요로 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와 처음 만났던 시기는 이 사람의 인생에서 아마 가장 힘들었던 때였으니까요..

남친은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많은 사람입니다.
저와 연락할 당시 남친의 가족은 모두 뿔뿔이 흩어진 상태였고 남친은 독립한 누나와 잠시 같이 지내는 중이였고,
나중에 누나를 제외하고 다시 가족이 다시 모이긴 했지만 여전히 그의 부모님은 그에게 차가웠습니다.
남친은 집에 돌아오면 자기 방에서 혼자 생활했습니다. 마치 투명인간처럼, 부모에게 모습을 보이면 큰일 날 것처럼..
밥도 밖에서 사먹는 게 다 였는데 그것마저 너무 안 챙겨 먹어서 제 속을 많이 태웠습니다.
여름에는 선풍기도 없는 방에서 더워서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축 쳐져 있던 모습에 가슴 아팠던 기억도 나네요.

그런 그는 제 눈에는 누구보다 똑똑하고 귀엽고 재미있고 재능이 넘쳐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였습니다.
책도 많이 읽어서 말도 참 잘하고 같이 대화하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제 이상형이었거든요. 그래서 비록 온라인상으로 알게 된 사이지만
단기간에 급속도로 그에게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온라인상으로 좋아도 실제로 만나면 다를 거라는 주위의 말과 달리
실제로 직접 만나보니 더 멋진 사람이었고 전 더욱 더 그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정말 잘해줬어요. 제가 못먹고 못사도 그 돈으로 그 사람을 먹이고 입히는 게 더 행복했어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저희는 모든 시간을 서로 공유했어요.
그 사람과 유일하게 연락 안 된 적이 2번 있는데 그 이유가 정말로 그 사람이 쓰러져서 병원에 갔었을 때였을 정도로..
그 사람은 제게 전부였어요. 마치 세상에 둘만 존재해 있는 것 같은 꿈 속에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많아요.
항상 어느정도의 우울감이 있기 했지만  그래도 제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했어요.
연애는 여느 인간관계와는 다르더라구요. 연애를 해보니 제 본래의 모습이 다 드러나더라구요.
그동안 전 몸만 컸지 정신은 여전히 아이인 채, 살아있지만 죽어있었어요.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지만 누구보다 사랑을 갈구했었고, 그 텅 빈 마음을 그 사람이 채워줬어요.
그 사람에게 사랑하다는 말을 몇 십번도 들었지만 그 말보다 이 말 한마디가 전 평생 잊혀지지 않아요.
무슨일이 있어도 쭉 사랑해줘.

저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정말 좋았어요. 맘껏 사랑을 주면서 사랑을 느꼈어요.

그런데 남친이 올해 집에서 독립하고 혼자 사는 건 절대 싫다며 게스트하우스같은 곳에서 살게 되었어요.
장기로 묵는 사람도 있고 여행오는 관광객도 많아요.
전 남친이 이렇게 낯가림도 없고 활발한지 처음 알았어요. 그 곳에서 누구와도 금방 친구가 되더라구요.
처음 그 곳에 가고 한 달 동안 제대로 저와 연락이 되지 않았어요. 제 카카오를 이틀동안 읽지도 않은 적도 있어요.
전 남친이 대체 뭘 하는지 전혀 알 길이 없었어요. 이렇게 사람이 변할 수 있는지 충격이 컸어요.
그 후에는 전보다는 연락을 해주긴 했지만 정말 서운했어요. 늘 제게 연락해주던 시간대에 이제는 연락이 없어졌어요.
저도 바빠지면서 더이상의 관계개선은 못한 채 시간만 더 흐르다, 저희는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됐어요.
만나보니 남친이 그동안 어떻게 뭘 하며 지냈는지 알겠더라구요.
한시도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페이스북을 확인하고 카카오를 하더라구요.
특히 온라인으로 알게 된 친구가 있는데(남자..)그 사람과 아침부터 자기 전까지 연락을 하더라구요.
같이 먹은 음식이나 구경한 경치 사진을 찍고 바로 그사람에게 보내요. 제 얼굴보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봤을거에요.
너무너무 화가 났지만 막상 헤어질 때가 되니 슬프더라구요.
왜 그렇게 쭉 화만 냈나 후회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 후에도 전 남친에게 웃는 시간보다 화를 내는 때가 더 많아졌어요.
남친의 카톡에는 온통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 밖에 없어요.
남친은 이제 더이상 외롭지 않고 밥도 잘 챙겨먹게 되었으니 기뻐해야 될 일인데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도 아닌데 친구 만나는 걸 가지고 질투하고 화내는 제가 집착녀고 이상하단 걸 저도 알아요.
솔직히 그 사람 옆에 웃고 있는 친구가 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해요.
남친은 연락 안 했던 것에 대해 미안해하고 전보다 자주 해주려고 노력해요.  물론 연락이 적은 적도 많지만요..
사랑한다는 말도 해줘요.
그래도 전 계속 불안하고 슬퍼요.
이제 이 사람은 외롭지 않으니깐
더 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겠구나라는 불안이 가장 커요.
저에게 사랑은 나를 필요로 하는 걸 느끼는 것인 것 같아요. 이게 사랑이 맞나요?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는 건 대체 어떤 걸까요?

어떠한 말씀이든 감사히 새겨듣겠습니다.
 

IP : 121.128.xxx.14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뇨
    '14.8.3 9:15 PM (118.222.xxx.199)

    님은 그냥 모성본능에 이끌려
    애완동물 돌보듯 남친을 돌보고싶었던것같네요.
    제가 아는 사랑은
    눈떠도 감아도 보고싶고
    만나고싶고 작은거 하나만 봐도
    생각나고
    모든걸주어도 아깝지않으며
    천당과 나락이 멀지않았던..
    그랬어요.

  • 2. 남친을 사랑하기 전에
    '14.8.3 9:20 PM (222.101.xxx.197)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해 보아요.
    자신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별로 없고
    온통 정신이 남친한테로만 가있네요.
    그런 상황에선 솔직히 연애가 힘들어요.

  • 3. ...
    '14.8.3 9:22 PM (112.155.xxx.92)

    원글님은 모성본능이 아니라 가족으로부터 느끼지 못했던 나라는 존재의 필요성을 남친을 통해 느끼게 된 게 좋았던 것 뿐이에요. 남친도 환자고 님도 환자에요. 인정하세요 그렇지 못하면 계속 허세끼 있는 현남친같은 사람만 만나게 됩니다. 자업자득이니 남자탓만 할 것도 못되구요. 어렵겠지만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연습을 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6020 공무원 준비하는데 돈이 3 wjf 2014/09/12 2,432
416019 항공사 승무원 돈 많이 받아요 9 ... 2014/09/12 16,932
416018 어무이 시골집 .. 쓰레기 치워오려다가 6 우리엄니 2014/09/12 2,897
416017 큰일을 앞두고 있어요. 2 우짜라꼬 2014/09/12 857
416016 몸매탄력에 좋은 운동 어떤게 있나요? 6 탄력탄력 2014/09/12 3,571
416015 부산은 떠는데 아웃풋은 없는 사람 2 피곤 2014/09/12 1,232
416014 입꼬리 올리기 한번 해보세요 32 마음 2014/09/12 15,134
416013 대선 무효, 부정선거 당선인데 조용하네요?? 8 아니.. 2014/09/12 1,178
416012 명절 끝에 시어머니 저희집에 온다고 했었어요 4 아들만셋 2014/09/12 2,602
416011 한국 상위 10% 인구가 전체소득의 44.87%를 차지 6 ... 2014/09/12 1,321
416010 비행기 기장은 보통 근무시간이 어찌되나요? 스케줄은..? 8 ... 2014/09/12 8,628
416009 차롓상에 밥 국 몇개 놓나요? 2 두섬 2014/09/12 1,100
416008 [닭 처!] 개를 버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목격했어요 6 나쁜놈 2014/09/12 885
416007 조인성과 비 31 티비보면 2014/09/12 5,654
416006 레미제라블.. 5 홈런 2014/09/12 858
416005 전쟁기념관에서 결혼하는게 챙피한건가요? 28 ..... 2014/09/12 6,297
416004 여아 실내 수영복 2가지 중 어느게 더 이뻐 보이시나요 11 .. 2014/09/12 1,369
416003 어묵 2 은새엄마 2014/09/12 1,108
416002 여전히 정신없는 둘째날 운전연수요^^ 8 두근 두근 2014/09/12 1,709
416001 신발꿈은 7 시실리 2014/09/12 1,661
416000 이 친구한테 밥을 사면 호구일까요? 6 현희 2014/09/12 2,526
415999 식당에서 여럿이 모여 밥먹고 있는데 1 짜증 2014/09/12 1,183
415998 뻑뻑하고 싱거운 고추장은 살릴 방법 없을까요? 12 고추장 2014/09/12 5,553
415997 엄마가 돼지고기 삶는다고 하시는데...우리는 뭘해가야?? 11 가족모임 2014/09/12 2,353
415996 4대강 현실 왜곡하는 조중동, 여전하네 샬랄라 2014/09/12 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