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좀 깁니다 ㅠㅠㅠ
고민이 두 가지 있어서요 ㅠ
일단 저희 아이는 집안에서는 활발하게 잘 노는데
밖에 나가서 낯선 사람이 있으면 굉장히 수줍어 하고 말도 잘 안 하려고 하는 성격입니다.
유치원에서도 남자아이들과는 말도 잘 안 걸고 놀지도 않습니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니까 빠져들어서 그리다가, 다른 여자아이들은 잽싸게 끝내고 다른 놀이를 하는데 저희 아이는 그림을 디테일하게 채우다 보니 놀면서 그리다가 늦어져 버린 다른 남자아이들과 같이 테이블에 여자아이라고는 단독으로 남겨진 적이 있는데, 문득 고개들어 상황 파악하고는 울었다고 할 정도입니다.
내성적인 면이 있는 반면에, 스포츠(공놀이, 수영, 롤러 블레이드 등)나 이런 거는 굉장히 좋아해요.
유치원 방과후 롤러블레이드가 생긴다길래 롤러 블레이드를 샀는데,
방과후 수업이 없어지면서 아이가 그냥 자기 혼자 타더니 이제는 제법 잘 탑니다..
겁 많은 아이 성격 생각하고 보면 놀랄만큼이요..
막 재능이 있다 이런 것 까지는 아니고, 그냥 즐거워하는 것 같습니다.
6세 여아 특유의 분홍색 좋아하고, 원피스 좋아하고, 약간 내성적이고 하니, 보면 좀 여성스럽긴 합니다.
발레도 엄청 좋아해서 발레학원 갈 때면 엄청 좋아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아이 성격도 그런데 굳이 발레를 시켜서 여성적인 면을 더 고취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겁니다. 그러니 축구나 그런 좀 남자아이들과 어울리는 협동적인 운동을 시키라는 거지요.
유치원에 아빠들이 아이랑 노는 날에 가봤더니, 남자아이들과 잘 놀지는 않지만, 남자아이들이 굉장히 재미있어 보이는 놀이를 하면 같이 하고 싶은 눈치는 뻔한데, 차마 말을 못 꺼내고, 남자아이들 무리에서 데리고 놀아주는 어린 남자아이에게만 같이 놀자고 했다면서 (그 아이는 그 무리에서 데리고 놀아주는 형편이라 여자아이를 끼워주자 말자 할 입장이 아니었겠지요)요..
저도 너무 여성스러운 여자아이 보다는 활달한 아이가 되면 좋겠다 싶지만, 타고난 성격을 바꾸기는 어렵지 않나 하는 입장이고, 발레를 너무 좋아하는데다가, 유치원 방과후수업 축구 하려냐고 물어봤더니, 싫다고 했으니, 강요는 어렵다는 입장이고요. 또 발레 하면 키가 큰다는데, 좀 반신반의하면서 기대하는 부분도 있고요.
이게 첫번째 고민이예요.
즉 아이 성격이 내성적인 부분도 있으니, 아예 그런 류의 수업(아이가 좋아하는 미술,발레 등)은 시키지 말고 성격과 정반대 수업을 시키는 게 좋은가 하는 문제예요.
그런데 제가 맞벌이엄마다 보니, 발레학원 차량에 태워주는 게 주로 도우미 아주머니였는데
얼마전에 제가 직접 태워주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발레학원에 같은 시간에 6,7,8,9세 아이들이 6,7세반과 8,9세 반으로 나누어서 수업하는데, 차량은 같이 타거든요.
차량안에서 7세 언니 하나와 8세 언니 하나가 보스 노릇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봉고차 문이 열리자마자, 저희 아이더러, '넌 뒤로가!' 하면서 정말 소리소리 질러대는 겁니다.
중간자리를 언니들이 자리 차지하고는 어린애들에게 뒤로 가라고 소리지르면, 어린애들은 뭔가 왕따당하는 느낌에 울먹울먹하면서 타는 겁니다...
너무 놀라서 이게 뭐지 하고 누가 그렇게 말한 건지 쳐다보는 사이, 차량문이 휘리릭 닫히더니, 차가 너무 빨리 떠나버려서 말도 못했네요.
보니, 그런 일이 벌어진 날에는, 아이가 좀 울먹울먹하면서 발레학원 가기 싫다 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당일 하원시에는 다른 언니가 싸인펜으로 손등에 하트 그려줬다고 너무나 행복해 하면서 내리는 겁니다.
그간, 저희 아이가 벨큐브 치즈 5-6개를 간식으로 차량에서 아이들과 나눠먹는다면서 가져갔는데,
차량아이들 인원수가 그 정도면 충분한데, 자꾸 부족하다면서 더 달라는 겁니다.
왜 부족하냐고 했더니 더 달라는 언니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것도 그냥 다들 더 먹고 싶겠거니 했는데, 알고보니 그 보스 언니들이, 자기들은 더 많이 줘야한다면서 강압적인 태도를 좀 취하는 모양이더라고요..
자기들은 2개 달라, 4개 달라 하면서요.
이게 무슨 삥뜯는 언니들도 아니고 ㅠ
저희 아이는 막 울상이더라고요.
다른 아이들 나눠줄 것이 없다면서. 꼭 많이 가져가야한다고..
너무 놀라서 같이 다니는 저희 아이 동갑 절친 엄마와 통화했는데, 그 분은 저보다 더 화가 나서는, (그 아이도 발레 너무 좋아해서 그만두실 생각 까지는 없는 듯 하고) 원장님에게 항의 전화하려고 생각중이시라는 겁니다.
그 아이는 심지어, 그 언니에게 '너 까불지마! 너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 라는 소리까지 들었다네요..
그 아이가 유치원에서도 엄청 다른 아이들 잘 챙기고 배려하고 활달한 그런 아이라서, 딱히 언니들 심기?를 거슬렀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ㅠ
두번째 고민은 이겁니다.
이 학원을 그만두어야 하는 건지, 학원에 차량선생님을 배치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해야하는 건지....
남편은 차량 선생님이 생긴다 해도 그 언니들과 어차피 수업때 마주칠 텐데, 차량에서만큼 이거 더 달라 소리야 안 듣겠지만, 그런 언니가 주변에 있으면 아이 인성 버린다고, 그 언니에게 당하는 것을 학습하는 것도 큰 문제이고, 그 언니 하는 것을 은연중에 보고 배우면 더 문제라고 남은 수업이고 뭐고 그냥 내일부터 당장 다니지 말라는 거고요.
저는... 이상하게 남 일이 되면 해결책이 분명해 보였는데, 제 아이일이 되니 갈팡질팡하는 중입니다...
글이 너무 길었죠 ㅠ
아이 키워보신 분들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1. 아이 성격이 약간 내성적이고 미술, 발레, 롤러블레이드, 수영, 핑크 원피스 등을 좋아하는 약간 여성스러운 여자아이인데,
좋아하는대로 발레, 수영, 미술 등 정적인? 활동을 시켜주어도 될 지,
아니면 성격을 보완하게끔 남자아이들과 축구를 시켜야 하는 건지 ㅠ
2. 못되게 보스처럼 구는 언니들이 있는 발레학원, 아이가 발레 자체는 좋아라 하는데,
그만두는 게 나을 지,
원장선생님에게 말해서 차량선생님을 구해달라 해야할 지,
다른 발레학원으로 옮겨야할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