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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의 오후에는 축구장의 관객이 좋지
그곳에선 바람처럼, 남의 소리를 입을 수 있지
그러니 나는 미친놈처럼 소리를 지르고
망설이지 않을 수 있어, 공처럼, 공은
순수하지 공에는 준비가 없지
공을 차는 근육만이 예리하게 계산하고
움직임을 눈부시게 꾸미려 하네 그 중에서 나는
좋아하는 부분이 있지 특히나
발등이 공의 뺨을 때릴 때
허공으로 날아간 공이 발과 영영 헤어지기 직전에
잠깐 일그러진 그 표정을, 내 얼굴 위에
판화하고 싶어질 때
관객들이 와, 하고 양 팔을 들어올리자
말려 있던 미래가 현재로 휘휘 풀어질 때
환호성들 속에서 나는 내게 주어진
두 개뿐인 팔로도 스스로를 안아줄 수 있을 거야
아주 멀리
날아가면 좋겠지 가장 많이 일그러진 정점에서
팡! 하고 공이 순식간에 제 표정을 찾았는데
그러면 나는 환호하지, 괜찮아지는 것 같지
양 팔을 내리고 누군가는 흐느끼는데
키퍼는 쓰러져 있고 둥근 머리 같은 공은
생각을 멈춘 듯 멈춰 있지
어웨이도 홈도 아닌 채 그때의 나는 그저
공의 편이기라도 한 것처럼
홀로 손을 들고 소리를 만들지
팡! 하고 나도 모르게 돌아온
내 표정을 들고 얼굴을 뽑아내지
멀리 하늘을 향해, 손수건 같은
몇 초 전의 나를 흔들어대고 있지
- 김재현, ≪망각의 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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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31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7월 31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7월 31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49227.html
엉터리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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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는 일을 해나가기 위한 하나의 자본이다.”
- H. 발자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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