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50대인데 20여년 전업 후 올 3월부터 알바 사무보조 일 얻어서 나가고 있어요.
사무실에선 모두 저보다 나이 어리구요...
맡은 일 또한 가장 하찮은 단순반복 업무인데 사실 나이 때문인지 다들 말을 잘 섞지도 않고
지금은 요령있게 일 처리를 어느정도 하니 처음보단 분위기가 낫긴 한데요.
차라리 남자들은 좀 나은데 그 중 한둘 젊은 여자직원은 식사 중 예의상 묻는 말에도 아주 짧게 단답형으로
눈 내려깔고 대꾸하네요. 전엔 잘 몰랐는데 요즘 사회에선 나이들었다는 것도 무슨 흠이 되어버린 건지...
저 자아실현 이런 거 땜에 나간 거 아니고요, 좋은 대학 다녔지만 전문적 능력 없고 애들 키우느라
허덕이다 정말 학비 마련 때문에 굳세게 맘 먹고 일 시작했는데...
남편 열심히 벌어도 애 셋 키우기 힘들고,
무슨 일을 해서라도 끝까지 뒷바라지 잘 해주리라 큰맘 먹고 나왔지만
지쳐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난 어쩌다 이리 되었나 이런 생각, 들기도 하네요.
100일째 되는 날, 남편은 광화문에 나가 비 맞고 들어오고 집회에도 열심히 참가하고 하지만
전 아직도 제 인생에 대한 자책감, 모멸감(?)에서 벗어나기가 힘드네요..
(세월호 부모님들께 죄송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