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빚 얼마나 지고 사세요?

무무 조회수 : 3,393
작성일 : 2014-07-26 14:36:56

날씨가 꼬물 꾸물해서인지...

꽤 짧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마음의 빚을 지워준 사람들이 불현듯 생각납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고물상 집 딸이었던 제 짝꿍은 가끔씩

보도 듣도 못한 희한한 장난감(?)들을 몰래 하나씩 들고 와 저에게

줬드랬습니다. 근데 전 그 짝꿍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다른 아이들이 제 짝궁이 지저분하다고 하니 저도 어린 마음에 대놓고 좋아라 하진

않았었죠. (고물상 집 딸이니... 지저분하다고, 당시엔 넝마라고 했던 것 같아요)

 

중, 고등학교 다닐 땐 그림을 정말 잘 그리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말도 안 되는 꾸며낸 이야기) 옆에 앉아서 슥삭~ 슥삭~ 4B연필로

제 이야기 중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즉석에서 그리는 친구였습니다.
정말 둘은 환상의 한 조였죠 ㅎㅎㅎ

근데, 어떤 이유로 무슨 사연으로 그 친구와 한 순간에 멀어졌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대학 다닐 때...

연극 동아리 지도 교수(저희 땐 동아리에도 지도 교수가 있었답니다 ㅋ)가 생각나네요.

그 땐 매일 매일 살벌한 시위, 집회가 아침, 저녁으로 있었던 80년대 후반, 90년 초반...

그 지도교수님 다른 건 기억 안 나는데 딱 한 번 가정방문을 ㅋㅋ왔었습니다.

그때 엄청 분해(?)마구 쏟아붓던 제게 약간 얼굴이 붉어져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집에 못 들어가면 집에 전화는 해 드려라!"

 

그리고 이렇게 저렇게 살며... 빚을 지고, 빚을 갚고 빚을 지고 잊어먹고

우째 우째 살아온 인생

 

82에서 잊을 수 없는 마음의 빚을 안겨 주시는 분들, 잊을 수 없는 분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알게 된 익숙한 닉네임들

(무무는 이런 글 쓸 때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ㅎㅎ)

잊지 않겠습니다.

 

어릴 적 잃어버린, 잊어버린 친구들을 이렇게 불현듯 생각하는 미련함을 자책하며

 

세월호도, 아이들도... 4월16일도...

하염없이 마음의 빚을 듬뿍듬뿍 안겨 주시는 82엄마당의 뜨거운 아줌니들 잊지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ㅎㅎ

 

 

 

 

 

 

 

 

 

 

 

 

IP : 112.149.xxx.7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무
    '14.7.26 2:53 PM (112.149.xxx.75)

    빚은 언젠가 갚아야 하는것이고
    저도 갚는것을 깊게 생각하며 살아야겠네요.
    ----------------------------------------------------
    함께 할 수 있는 마음만으로... 죄송하단 말씀을 듣는 게 죄송해지네요 ㅎㅎ

  • 2. 너무 좋은 글
    '14.7.26 3:09 PM (14.36.xxx.208) - 삭제된댓글

    감사합니다.
    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82가 아직 가치로운 공간으로 남아 있는 겁니다.

    저도 마음의 빚을 진 분들이 꽤 됩니다.
    그 분들께 직접 갚아드리지 못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히 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가끔 글 보면...
    무무 님 참 마음이 예쁜 분이시더군요.
    님 덕분에 힘을 얻고 살아가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믿습니다.

  • 3. 무무
    '14.7.26 3:15 PM (112.149.xxx.75)

    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82가 아직 가치로운 공간으로 남아 있는 겁니다.
    -----------------------------------------------------------------------
    반사~~~~~~~~~~~~~~~~~~~~~~~~~~~~~~~~~~~~~~~~~~~~~~^^

  • 4. ...
    '14.7.26 5:03 PM (223.62.xxx.94)

    82엔 멋진 분들이 엄청 많습니다...

  • 5. ...
    '14.7.26 5:35 PM (220.76.xxx.234)

    이 세상에 숨쉬고 살아가는 거 자체가 빚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 6. 인생참
    '14.7.26 8:11 PM (119.206.xxx.207)

    지금까지 빚없이 살았음. 빌려주곤 살아봐도 빌려달란 소린 한번도 안해봤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8980 미생 오과장님이요... 28 자나무 2014/10/25 5,218
428979 가진 거 없는 사람들의 노후 문제 진짜 심각하네요. 32 답없음. 2014/10/25 16,761
428978 한예슬네 엘에이 카페베네 17 거의폭망 2014/10/25 23,352
428977 중국어 해석 좀 부탁드릴께요.T.T 2 민숙 2014/10/25 541
428976 영어 한문장이 헷갈려요. 해석해봤는데 도와주셔요 12 헷갈림 2014/10/25 1,171
428975 주왕산가는데 고민이 되네요 13 고민 2014/10/25 1,868
428974 지지통신,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 지국장 공판 연기 홍길순네 2014/10/25 739
428973 242억 로또 당첨자 사기범 전락..왜 이랬을까요? 5 어머 왜? 2014/10/25 4,815
428972 폰 바꾸려는데 폰번호 유지해도 카톡 이어쓸수 있나요? 2 카톡 2014/10/25 725
428971 원전] 수년 째 ‘무감압’ 수소충전 1 ♤♤♤ 2014/10/25 640
428970 이혜원씨는 처신을 너무 잘못하는거 같네요. 58 111 2014/10/25 35,505
428969 전 애교 있는 성격을 내세워 득 보는 여자 싫던데요 12 .. 2014/10/25 5,069
428968 목사 카톡 남편분 협박당하시나봐요.... 링고 2014/10/25 2,460
428967 던져 버리고 싶어요 4 ㅁㅁㅁ 2014/10/25 1,137
428966 데이비드 게일 보셨나요? 3 솜이언니 2014/10/25 937
428965 서태지 43살 아저씨 느낌 안나네요 ㅋ 26 난알아요 2014/10/25 3,915
428964 유신시대를 꿈꾸는 바뀐애? 4 닥시러 2014/10/25 849
428963 나 혼자 산다 하석진 7 ... 2014/10/25 5,089
428962 전남친에 대한 증오로 너무 괴로워요. 44 전남친 2014/10/25 19,606
428961 서울 외곽(강북)에 치과 개업해서 장사 평균으로 되면 월 얼마 .. 6 치과 2014/10/25 2,311
428960 그대에게 2 엄마 2014/10/25 992
428959 발바닥 굳은살 제거 질문이예용. 4 아이고. 2014/10/25 2,882
428958 Gone girl '나를 찾아 줘' 영화 보고 왔네요 3 .. 2014/10/25 1,694
428957 오마이 박소희 기자는 서울법대 조국 교수한테 미쳤나요? 16 비강도 2014/10/25 3,613
428956 슈스케에 서태지 나오네요 42 .. 2014/10/25 3,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