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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잊지못해)못난아줌마

우리아가들,사랑해 조회수 : 1,369
작성일 : 2014-07-24 14:29:57

안녕~아가들아

우리 아가들 , 다 천사들이니까. 하늘나라에서 잘 지낼거라고 믿어.

그날 이후로. 아줌마 가슴엔 돌덩이가 얹어졌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참담한 현실이 현실감없게 느껴졌어.

억제할 수 없는 슬픔과 안타까움, 분노감에 참 힘들었지.

그릇이 작은 아줌마는 슬픔을 견디기 힘들어. 그날 이후, 오랫동안 뉴스며, 신문,인터넷조차

피해버렸어. 버스타면 들려오는 뉴스 소리가 버거워, 이어폰을 끼고 볼륨을 최대한 높였어.

미안해..

봄꽃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걸 처음 알았어.

봄꽃이 만개하던 산길을 차로 지나면, 그 꽃들이 너희 같아서, 눈물이 주르르.

예쁜 꽃들인데, 참 보기가 힘들더구나.

교복 입은 또래 아이들보면, 참, 눈물이 흘러 주체하기가 너무 버겁더구나.

사월 초파일 무렵, 거리마다 달린 불 켜진 연등은 또 얼마나 예쁘고 서럽던지..

아줌만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데..순간 순간 울컥울컥해서 참 힘이 들더구나.

성격이 한 소심해서, 다른 이들에게 눈물이 탄로날까봐. 참 애를 먹었어..

지금 라디오에서 또 아줌마가 요즘 제일 두려워하는 노래가 나오고 있네.

“천개의 바람이 되어”인가 ?

제대로 듣고 있기가 너무 힘들더구나..슬픔으로 심장이 오그라 들것만 같아서..

아줌만 취향이 이상한지. 아가들보다도, 가방 버겁게 메고, 등하교 하면서 까르르 웃고. 온갖 장난질하는 머리 좀 굵어진 너희 또래가 그렇게 귀여웠었어.

아마도. 이 험한 세상과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너희들에 대한 애잔함이 커서 그런 것 같아.

이젠 82게시판에서 글도 읽고 그러고 살긴 해.

그래도. 여전히 아가들 하나하나 사연은 볼 수가 없어.

도저히. 못 볼 것 같아.

방구석에서 혼자 눈물만 흘리는 나를 비난하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나더구나.

 

오늘 저녁 음악회가 있는걸 알아.

이번 주 내내 난 고민했지. 한편으론 가서 같이 엉엉 얼싸안고 울고 싶어.

그런데. 정말 그 슬픔의 한복판으로 들어 가는게 너무 겁이나.

너무 비겁한 내 자신이 참 싫어.

 

소극적인 방법이 뭘까. 찾다가. 그동안 조합비만 내고. 미뤄뒀던. 국민tv에 오늘 아침 전화해서. 월 회비 자동이체를 신청했어.

그리고. 그제는. 의료민영화 반대 온라인 서명에 급하게 동참하고. 주위동료도 동참하게 했어.

다행히. 오늘 다시 모금 계좌을 연다는 글을 읽었어.

지난번엔 제때 못 냈었거든.

내 작은 성의를 모금계좌에 보내려고 해.

 

잊지 않을게요가 아니라, 난 정말 잊고 싶어.

이 끝 모를 슬픔에서 벗어나고 싶어.

그런데. 어떻게 잊을 수가 있니. 꽃 같은 너희들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니.

 

정말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너무 미안하고. 너무너무 사랑하고 사랑해...

 

IP : 125.128.xxx.12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14.7.24 2:40 PM (39.115.xxx.106) - 삭제된댓글

    글 읽다가, 저도 울어버렸어요.

    저도 정말 잊고 싶어요.

    아이들이 남긴 동영상은 차마 볼 용기가 안나고,

    지나가는 중고딩들만 봐도, 가슴이 미여집니다.

    언제끔 이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왜 이런 고통을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하는지....

    하지만...그래도...

    아이들을 위해서 시청앞을 가득 메워줘야죠.

    하늘에서 환하게 웃고 있을....

    우리 단원고 예쁜 아이들이 외롭지않게...

  • 2. ㄱㄱ
    '14.7.24 2:42 PM (115.93.xxx.124)

    살아남은 사람들이 할 일이 있을꺼에요 !

    님 글을 읽고 일하다가 일손 놓고 철철 눈물이 또 나요.

    아무리 잊고 싶어도 ~~ 잊혀지질 않을꺼같아요

    잊어버리면... 애들한테 너무 미안하잖아요..

    하늘나라에간 아이들도 님 마음 다 알고 있을꺼에요 !

  • 3. 저도 소심녀
    '14.7.24 2:44 PM (125.240.xxx.9) - 삭제된댓글

    슬픔의 한복판에 들어갈 자신이 없다는 말...너무 공감합니다.
    아니, 공감했습니다.
    제가 우울증에 빠지는것 같아서 어떻게 될까 두려운것도 컸어요.

    그런데,
    난 엄마다. 엄마가 부조리에 큰소리 내고 내 새끼 지키는거, 생명을 지키는거 당연한거다 생각했어요.
    큰 슬픔도 삼켜야한다...

    아침에 애아빠 출근하고 아이 학교 가고 나면
    그냥 엉엉 미친년마냥 울 준비하고 신문을 보고 인터넷을 보고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나서 뭔가를 해야 이 울분이 풀릴것 같아
    주말에 집회에 참여하고 국개의원한테 전화하고 욕도 하고...
    그렇게 100일을 지냈습니다.
    세월호 얘기만 들어도 주저앉아 엉엉 울었지만,
    지금은 아이들 영정사진을 보면서 이를 악물고 눈물을 삼키고
    나에게 어떤 삶의 의미가 주어진것처럼 다짐을 하곤 합니다.

    그냥 울고 슬퍼하기에는 너무 많은 꽃들이 졌어요.
    헛된 죽음으로 만들면 안되요.
    그래서 유가족분들이 그리 행동하는거에 응원하고 지지하는겁니다.

    슬픔을 삼키고 행동해야 합니다.

  • 4. 같은맘
    '14.7.24 3:05 PM (1.228.xxx.29)

    어쩌면 절절히도 저랑 비슷하신지ㅠㅠ
    낼모레 50
    울아이들 잘 커가는 모습을 위안삼아 힘든 생활가운데도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던 삶이
    세월호 이후
    갈길을 잃으 듯 휘청이고 있어요
    미친 사람처럼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리죽여가며 울기도하고 이러다가 우울증이 오는구나 싶기도한데
    주변을 둘러보면 사람들은 언제 무슨일이 있엇던가 싶게 멀쩡한 모습으로 살아가는데

    더이상 예전처럼 살수가 없을거같아요
    님처럼 내가 할수있는 일이 대체 뭐가 있을까 궁리하다가 오늘 저는 광장에 나가려구요
    나와 같은 사람들 만나서 외치려구요
    유가족이 요구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라!!!

  • 5. 같은맘
    '14.7.24 3:10 PM (1.228.xxx.29)

    제가 할수 있는 한도내에서는 힘을 모아보러구요
    서명이든 후원이든 모임이든 뭐든지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으려니
    죄스럽기까지 해서요
    특히 이 뜨거운 여름염천에 팽목향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3명의 유가족분들 너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ㅜㅜ

  • 6. 원글
    '14.7.24 5:25 PM (125.128.xxx.123)

    댓글들이 달렸네요. 무심한 듯 보이는 주변 사람들때문에.혼자서 많이 힘들었는데. 저같은 분들이

    직접 제글에 댓글을 달아주시니. 또 다르게 큰 위로가 되네요.
    감사해요. 눈물나네요..

    조금 전 송금도 좀 했어요.

    "자식 잃은 고통의 크기는 시간이 지나도 줄지 않는다고 해요.
    다만. 애도받으면서 조금은 견디어 질 뿐이라는데.
    제대로 위로조차 받지못하고 있는 부모님들 생각하면 . 죄스러울 뿐이에요.

    눈물바람인 저를 두고, 그나이에 (40대) "소녀감성" 운운하는 주변사람들때문에 너무 힘들었어요.
    똑같이 자식을 키운 엄마란 사람들이 그리 말하는것에 충격을 받았어요.

    "소녀감성"이란 표현이 이상황에 도대체 왜 나오냐는 말이죠.
    "유난떠는 사람"으로 낙인찍혀서 많이 힘들었어요.

    친정모임에서조차, "너만 슬프냐,유난도 떤다"란 말을 들어서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저도 너무 힘들어서. "냉혈인간"이 되고싶을 지경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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