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아가들아
우리 아가들 , 다 천사들이니까. 하늘나라에서 잘 지낼거라고 믿어.
그날 이후로. 아줌마 가슴엔 돌덩이가 얹어졌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참담한 현실이 현실감없게 느껴졌어.
억제할 수 없는 슬픔과 안타까움, 분노감에 참 힘들었지.
그릇이 작은 아줌마는 슬픔을 견디기 힘들어. 그날 이후, 오랫동안 뉴스며, 신문,인터넷조차
피해버렸어. 버스타면 들려오는 뉴스 소리가 버거워, 이어폰을 끼고 볼륨을 최대한 높였어.
미안해..
봄꽃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걸 처음 알았어.
봄꽃이 만개하던 산길을 차로 지나면, 그 꽃들이 너희 같아서, 눈물이 주르르.
예쁜 꽃들인데, 참 보기가 힘들더구나.
교복 입은 또래 아이들보면, 참, 눈물이 흘러 주체하기가 너무 버겁더구나.
사월 초파일 무렵, 거리마다 달린 불 켜진 연등은 또 얼마나 예쁘고 서럽던지..
아줌만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데..순간 순간 울컥울컥해서 참 힘이 들더구나.
성격이 한 소심해서, 다른 이들에게 눈물이 탄로날까봐. 참 애를 먹었어..
지금 라디오에서 또 아줌마가 요즘 제일 두려워하는 노래가 나오고 있네.
“천개의 바람이 되어”인가 ?
제대로 듣고 있기가 너무 힘들더구나..슬픔으로 심장이 오그라 들것만 같아서..
아줌만 취향이 이상한지. 아가들보다도, 가방 버겁게 메고, 등하교 하면서 까르르 웃고. 온갖 장난질하는 머리 좀 굵어진 너희 또래가 그렇게 귀여웠었어.
아마도. 이 험한 세상과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너희들에 대한 애잔함이 커서 그런 것 같아.
이젠 82게시판에서 글도 읽고 그러고 살긴 해.
그래도. 여전히 아가들 하나하나 사연은 볼 수가 없어.
도저히. 못 볼 것 같아.
방구석에서 혼자 눈물만 흘리는 나를 비난하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나더구나.
오늘 저녁 음악회가 있는걸 알아.
이번 주 내내 난 고민했지. 한편으론 가서 같이 엉엉 얼싸안고 울고 싶어.
그런데. 정말 그 슬픔의 한복판으로 들어 가는게 너무 겁이나.
너무 비겁한 내 자신이 참 싫어.
소극적인 방법이 뭘까. 찾다가. 그동안 조합비만 내고. 미뤄뒀던. 국민tv에 오늘 아침 전화해서. 월 회비 자동이체를 신청했어.
그리고. 그제는. 의료민영화 반대 온라인 서명에 급하게 동참하고. 주위동료도 동참하게 했어.
다행히. 오늘 다시 모금 계좌을 연다는 글을 읽었어.
지난번엔 제때 못 냈었거든.
내 작은 성의를 모금계좌에 보내려고 해.
잊지 않을게요가 아니라, 난 정말 잊고 싶어.
이 끝 모를 슬픔에서 벗어나고 싶어.
그런데. 어떻게 잊을 수가 있니. 꽃 같은 너희들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니.
정말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너무 미안하고. 너무너무 사랑하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