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편집증 남편과 헤어지고 싶어요 조언 구합니다

남편의종 조회수 : 5,608
작성일 : 2014-07-22 21:02:18
남편과 결혼 20년.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진 남자와 결혼을 했어요.
저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졌었으니 서로 집안은 넉넉하지 않으나 나름 장래가 밝았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문제중 하나가, 저와 남편의 가정환경이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는 겁니다..
남편은 완전 가부장적인 집안, 어머니가 생활을 주도로 하는 무능하고 성격 괴팍한 아버지 (집을 자주 나가는) 가 있는 가정이었고 저희는 해외생활을 한 부모님, 소위 두 분따 깨이고 교육수준도 높았어요. 단, 가정생활은 그리 화목하지 않았습니다. 부부싸움을 많이 목격했었고 지긋지긋했어요. 저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어떻게서라든지 화목한 가정을 만들고 싶었어요. 남편은 배경이 차이나는 저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면서 본인의 아버지처럼 여자를 누르며 결혼생활을 하려 했어요.

남편은 결혼후 자기맘대로 살았답니다. 주말엔 집에 오지 않았고 골프 등등 직업이 주는 자유함과 혜택과 지위를 맘껏 누리고 화려한 음주가무의 밤생활을 했어요. 저는 두 아이를 낳고 여러 사정으로, 잘 나가던 커리어를 접어야했고 특이한 사정으로 인해 다른 이들보다는 힘든 육아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도저히 집에만 있을 수 있는 성격이 아닌지라 집에서 하는 재택사업도 닥치며 했습니다. 육아만으로는 제 자신이 너무나 답답했어요. 하지만 풀타임 일은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남편은 승승장구하고 저는 점점 초라해지고... 그러나 이때까지만해도 사는 게 이런 거지.. 그냥 받아들였어요.

아이들이 사춘기 접어들면서 연봉 빵빵한 재취업에도 성공했습니다. 살 것 같았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워낙 특이한 상황이라, 그리고 아빠의 가사도움이 전혀 없고 또 아이들도 그렇게 길들여졌는지라 늘 직장와 집안 일에 치여 살았어요. 몸무게는 쭉쭉 빠지고 아이들도 여전히 엄마 손을 많이 요하고... 남편은, 처음엔 자랑스러워하다가 수가 틀리면, 직장 고만 두라느니, 집안 일에 전념하라느니 협박과 회유를 거듭했습니다.

결국 그만 두었어요. 그런데 그만 둔지 1년, 도저히 집에서만 있지 못하겠어요. 그리고 이제까지 밖으로 돌아다녔던 남편이 이젠 가정적 남편 흉내를 내겠다며 사사건건 더 간섭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남편은 반찬가게에서 음식 사 먹는 것도 싫어하는 사람이예요. 외식도 거의 없어요. 예전 같으면 술이다 친구다 해서 먹고 들어오는 일이 많아서 은근 좋아하려는 참이었는데 이젠 꼬박꼬박 집에 들어와 저녁을 먹습니다. 그것도 갖은 구박과 눈치를 주면서.

제 친구들을 다 파악하겠다고 카톡, 카스, 샅샅이 뒤져보고 전화기를 검열합니다. 급기야는 근거 없는 의심으로 카톡 끊으라고 합니다. 밤 외출은 상상도 못합니다. 낮에도 어디 있는지 수시로 보고해야 합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여기까지 들으면 제가 복에 겨웠다고, 남편이 얼마나 사랑하길래.. 이럽니다.
근데 그건 절대 아니예요. 이 남자는 버럭! 하는 성격에 불평불만, 여자비하를 늘 입에 담고 있는 사람이예요.
10년전에는 가정폭력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그 표정이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요. 남편이 용서가 안돼요. 그 일뿐 아니라 저에게 가해졌던 언어폭력 등... 그 소름끼침이 생생한데 남편은 이제와서 좋은 남편 하겠다며 (좋은 남편도 아니고 달라붙는 편집증 남편) 저를 더욱 구속하려드니 더 더욱 싫고 거부감 듭니다.

혼자 호통치고 버럭 화내고 멋대로 집 나갔다 돌아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완전 지 내키는대로입니다. 나를 사랑 안하냐.. 나는 껍데기냐... 답변은 강요하고 채근하는데 더욱 정이 떨어집니다. 가만이라도 있으면 측은하게라도 봐 줄텐데!

급기야 남편이 혼자 제풀에 못이겨 이혼하자고 합디다.
저는 얼싸 환영!
완전 옹졸한 남편이 재산분할을 어떻게 할지 걱정은 되지만 제 나이 50이 되가건만 경제능력은 있거든요.
문제는 아이들.
한 아이는 대학 가니 한시름 놓았고 둘째아이를 누가 맡느냐.
남편은 자기가 맡겠다고 하지만 어떻게 키우나요. 아이가 불쌍해서 참... 물론 남편의 경제력으로 어찌어찌 하면 된다지만 예민하고 영리한 아이지만 여러 제약이 있는 특수한 아이라 그 점이 젤 걸립니다.

긴 글이 되었네요.
결론은, 젊었을때 잘못한 남편이 언제 그랬냐는듯 사랑과 충성을 강요하며 온갖 심술을 부린다. 급기야는 너 왜 그러냐. 너 변했다. 이럴 거면 이혼하자.. 하고 협박. 저는 내심 환영! 하지만 자식이 눈에 밟힘. 한편으로는, 혼자 살 자신감 충만으로, 내 인생 2막을 펼쳐보고 싶음....ㅠㅠ

질타든 조언이든 부탁 드립니다......
IP : 124.54.xxx.16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7.22 9:22 PM (223.33.xxx.98)

    원글님 새로운 길을 응원해드리고 싶어요.
    아이문제가 맘에 걸리지만 어차피 자식이라는게 내맘대로 안되는거, 엄마손 꼭 요하는 어린 나이는 지났으니 새로운 삶을 계획하는것도 나쁘지않겠지요.

  • 2. ...
    '14.7.22 9:27 PM (124.58.xxx.33)

    큰아이는 성인이니 됐지만, 둘째아이는 특수한 아이라면 님이 맡는게 좋겠죠. 남편 살아온거보니,여지껏 자기 취미생활에 골프에 밖으로만 돌아다니며 산 남편같은데, 갑자기 나이들어, 특수한 아이 못키우는건 남이봐도 뻔한거구요.결혼생활 20년 하셨으면, 여러가지 재산분할 되실텐데요.

  • 3. 제생각에도
    '14.7.22 9:51 PM (125.177.xxx.190)

    이왕 말나온김에 잘됐다 이혼하셨음 좋겠어요.
    그동안 남편으로부터 공감이나 위로도 못받고 사셨는데
    거기에 뒤늦은 간섭이라뇨..
    확 차버리고 좀 편하게 사시길 바래요.

  • 4. 하세요
    '14.7.22 10:24 PM (1.126.xxx.79)

    남편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겼네요
    작은 아이 맡으시고 양육비 좀 받으시구 일단 짐싸서 별거 들어가세요.
    별거가 젤 중요해요, 일단 안보이니 스트레스 덜 받지요

  • 5. . . .
    '14.7.22 11:15 PM (125.185.xxx.138)

    이혼하세요.
    할만큼 하셨어요.
    아이가 아프니 최대한 수단을 써서 재산분할하시고요.
    내적인 힘이 없는 사람은 나이드니 찌질해지더라고요.
    그만 고생하세요.

  • 6. ...
    '20.5.4 11:05 PM (175.213.xxx.37) - 삭제된댓글

    편집증 남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6613 부동산잘아시분 도와주세요 2 외롭다 2014/09/15 1,425
416612 근래에 유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14 나거티브 2014/09/15 1,499
416611 와...바로셀로나를 위에서 본거라는데 신기하네요. 20 신기 2014/09/15 4,813
416610 그런거도 있는거 같아요. 부모자식간의 보상심리가 관계 망치는거요.. 9 근데 2014/09/15 3,421
416609 KBS드라마스페셜보고 울었어요 눈물 2014/09/15 2,111
416608 맞고살겠다고 돌아가는 여자맘을 모르겠네요 16 답답 2014/09/15 3,332
416607 신랑신부 모두 대충 3-4년 정도 대기업 다녔다고 할때 전세금 .. 궁금 2014/09/15 1,847
416606 새옷을 샀는데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요, 7 고약해. 2014/09/15 3,760
416605 편도결석이 육안으로 진찰되나요? 4 Zx 2014/09/15 4,237
416604 (한겨레) 문재인의 한계 확인…좋은 사람과 정치인은 별개 15 ... 2014/09/15 2,173
416603 재택으로 번역하시는분들은 5 사실 2014/09/15 2,076
416602 프랜차이즈 커피샵 사장입니다. 30 샘물2통 2014/09/15 19,026
416601 첫애가 남아일때 둘째 성별은 10 육아 2014/09/15 2,735
416600 엎드려있는 습관 안좋은 점 알려주세요. 5 작은습관 2014/09/15 2,172
416599 뉴욕타임즈 모금액 달성 마쳤습니다! 6 방금 2014/09/15 938
416598 일원동 잘 아시는분 계신가요 4 일원 2014/09/15 1,981
416597 집을 계약기간전에 내놨는데요 4 복비 2014/09/15 1,198
416596 핏줄이 뭐길래 11 고민 2014/09/15 2,493
416595 디스펜서형 냉장고 어떤가요? 2 냉장고 2014/09/15 3,032
416594 서울 초중등 학군 좋은 곳 추천해주세요 (광장동 고려 중) 2 다이몽 2014/09/15 15,995
416593 제주도 한심하네요. 4 어리석음 2014/09/15 2,912
416592 오늘 성당에서 최강진상을 봤어요 7 2014/09/14 4,937
416591 [오마이뉴스] 이명박 맥쿼리 특혜의혹 정정보도 1 ... 2014/09/14 1,123
416590 뉴욕 지리 잘 아시는 분 급히 문의 좀 드려요~~~!! 13 NY 2014/09/14 1,417
416589 사주에서 선비팔자라는건 무슨말일까요? 7 ,,, 2014/09/14 6,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