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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에 깃드는 이 저녁
고요한 색시 같은 잎새는 바람이 몸이 됩니다.
살금살금, 바람이 짚어내는 저 잎맥도
시간을 견뎌내느라 한 잎새에 여러 그늘을 만드는데
그러나 여러 그늘이 다시 한 잎새 되어
저녁의 그물 위로 순하게 몸을 주네요.
나무 아래 멈춰 서서 바라보면
어느새 제 속의 그대는 청년이 되어
늙은 마음의 애달픈 물음 속으로 들어와
황혼의 손으로 악수를 청하는데요.
한 사람이 한 사랑을 스칠 때
한 사랑이 또 한 사람을 흔들고 갈 때
터진 곳 꿰맨 자리가 아무리 순해도 속으로
상처는 해마다 겉잎과 속잎을 번갈아내며
울울한 나무 그늘이 될 만큼
깊이 아팠는데요.
그러나 그럴 연해서 서로에게 기대면서 견디어내면서
둘 사이의 고요로만 수수로울 수 없는 것을,
한 떨림으로 한 세월 버티어내고 버티어낸 한세월이
무장무장 큰 떨림으로 저녁을 부려놓고 갈 때
멀리 집 잃은 개의 짖는 소리조차 마음의 집 뒤란에
머위잎을 자라게 하거늘
나 또한
애처로운 저 개를 데리고 한때의 저녁 속으로 당신을 남겨두고 그대,
내 늙음 속으로 슬픈 악수를 청하던 그때를 남겨두고 사라지려 합니다,
청년과 함께 이 저녁 슬금슬금 산책이 오래 아프게 할 이 저녁
- 허수경, ≪청년과 함께 이 저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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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21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7월 21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7월 21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47750.html
못을 많이 박았더니 우리 공주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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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상황에 처하고 모든 게 장애로 느껴질 때, 단 1분도 버틸 수 없다고 느껴질 때,
그때야말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바로 그런 시점과 위치에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하니까.”
- 해리엇 비처 스토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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