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서둘러 오십시오.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4.16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립니다.
82쿡 엄마당은 1호선 시청역 5번출구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오로지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민의 안전한 생명을 바라는 마음을 모으는 집회입니다.
망설이지 마시고 엄마의 마음 하나로 함께 해주십시오....
이따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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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 시민여러분 , 저는 2 학년 5 반 박성호 엄마 정혜숙입니다 .
요즘 저희 가족들의 생활이 여러분들은 궁금하실 겁니다 . 그래서 짧게 제가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
세월호 사고가 있은지 벌써 88 일째 . 일어나지 말아야할 사고로 저희는 너무나도 귀한 자식을 잃고야 말았습니다 . 아직도 팽목항에는 11 명의 가족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
가만히 있으라 . 가만히 있으라 . 아이들은 이 말만 믿고 대한민국을 믿고 어른들을 믿었습니다 . 그 대가로 우리 아이들은 목숨을 잃고야 말았습니다 .
가만히 있으라 . 가만히 있으라 . 자식을 잃은 저희는 , 가족을 잃은 저희는 , 살아 돌아 왔으나 짐작할 수도 없는 크나큰 상처를 입은 자식 앞에서 저희는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
팽목항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찾아가 아픈 마음을 서로 부둥켜안고 슬픔을 나눠야 했고 , 분향소에서 천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하고 전국을 순회하며 저희와 마음이 같은 , 슬픔을 같이 나누는 시민들을 만나고 부둥켜안으며 또다시 가만히 있지만은 않겠다는 결의를 다져왔습니다 .
죽은 언론을 따끔하게 야단도 치고 청와대에 찾아가서 노숙도 불사하며 대통령과 면담도 나누고 국회에서 국정조사 위한 철야농성까지 불사하며 울부짖고 또 울부짖으며 오늘 여기까지 왔습니다 . 길거리로 나와 전국을 돌아다니며 주말도 없이 서명운동을 다녔습니다 .
국정조사가 시작되고 유야무야 형식뿐인 국정조사를 , ‘ 유가족이면 가만히 있으라 ’ 파행도 불사하는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국회의원들의 모욕을 받으면서도 그 자리를 지켜야만 했습니다 .
7 월 2 일 서명버스를 타고 오늘 여기 이 자리까지 우리와 함께 ,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우리와 함께 한다는 그 일념으로 그 분들을 만나면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
아이와 함께 걸었던 그 거리에서 , 아이와 함께 영화 보던 그 곳에서 , 아이와 함께 쇼핑하던 그 거리에서 , 그곳에서 눈물을 닦으며 가슴을 쥐어뜯으며 저희는 서명을 받았습니다 .
가만히 있지 않고 저희와 함께 하겠다고 행동하시는 많은 국민들과 함께 , 그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음료수를 사주시고 손을 잡아주시고 , 부둥켜 안아주시는 그분들의 마음을 얻으며 울고 또 울면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
여러분 , 지금 국회에서는 3 자 협의체를 해야 한다고 울부짖는 저희 유가족들이 여야 국회의원들의 마음을 바꿔주고자 침묵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저희가 국민들을 만나면서 달려온 이곳 광장에 계신 여러분 , 저희만 울고 있는 것 아니지요 . 여러분들이 함께 울어주시고 , 여러분들이 함께 부르짖어주시고 , 여러분들이 원하는 특별법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함께 외쳐주시고 있음을 저희들은 감격하며 듣고 있습니다 . 감격하며 행동하고 있습니다 . 그 힘으로 행동하겠습니다 .
저희가 원하는 특별법은 대한민국이 침몰하지 않는 것입니다 . 저희가 원하는 특별법은 돈이 먼저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이 먼저인 그런 특별법을 원합니다 .
어떤 분들은 저희가 보상을 더 바라느냐 , 돈을 더 바라는 것 아니냐 , 이제 그만할 때도 됐지 않냐 라고 말씀하십니다 . 그러나 범인이 누구라고 아무도 저희에게 가르쳐준 사람들이 없습니다 . 범인이 누구라고 , 저희는 우리 아이들에게 하늘에 있는 아이들에게 말해줄 수 없습니다 .
여러분 , 범인을 찾아주십시오 . 그 범인이 다음번에는 우리아이들의 슬픔만이 아니라 , 더 많은 국민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 저희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싶습니다 . 저희는 너무나 슬프게 한세상을 살겠지만 . 대한민국 국민은 더 이상 저희 같은 슬픔을 갖지 않기를 저희는 간절히 바랍니다 .
여러분 , 저희와 함께 하시는 여러분들이 많다는 것 . 그것에 힘입어서 저희가 이렇게 이 자리에서 외칩니다 .
함께 해주십시오 . 끝까지 함께 해주십시오 . 특별법이 진행되고 우리가 원하는 특별법이 관철된다 하더라도 제대로 대한민국을 세우고 , 대한민국이 바로서서 더 이상 침몰하지 않는 대한민국을 저희에게 보여주십시오 .
여러분 , 대한민국 여러분 , 부탁드립니다 . 간절히 소원합니다 . 감사합니다 .
- 7 월 12 일 청계광장 세월호 촛불 발언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