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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된장녀(?)가 될뻔했던 저..

,. 조회수 : 2,769
작성일 : 2014-07-18 16:54:45
40중반입니다.
지방소도시에서 지극히 서민의 가정에서 자랐어요.
아버지께서 대기업사원이셨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기술별정직같은 그런직종이셨던것 같습니다.
다른집 아이들의 아버지들은 대리 과장 부장.. 등등 직함을 달고 있으시던데...
우리아버지는 항상 주임이셨어요.ㅠㅠ
그게 어린맘에도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었네요.
빠듯한 살림이었기에 엄마가 우유배달, 화장품판매원 등등 고생많이 하셨어요.
제가 태어나길 그렇게 태어났는지....
초등학교 고학년쯤..동네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자기아빠운동화라면서 처음 구경해본 나이키운동화...
친구왈 '세상이 이 운동화가 2만5천원이래...' 그러면서 고가운동화 구경하면서 놀랬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기억나는일이 어쩌다 새옷살일 있음 엄마랑 시장엘가서는 
엄마는 열불터지고...
어린맘에도 시장에서 파는 옷들은 어떻게해도 제 눈에 안차고 촌스럽더군요....
어쩌다 어쩌다 맘에 드는옷이 가뭄에 콩나듯 제 눈에 띄면 엄마는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쉬시고...ㅎ
시장갔다가 못사고 돌아온날도 많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릴때부터 나름 눈이 엄청 높았나봐요.ㅋ
중학교입학하면서 가방을 사러갔습니다.
당시 유명스포츠브랜드가 한창 뜨기 시작할무렵....
유명메이커라고는 잘 모르시는 부모님께 대놓고 말은 못하고....
일단 시장에 가방을 사러갔는데....
여기저기 짝퉁가방들이 널렸더군요.
제 눈엔 온통 촌스러운 짜가브랜드가방들.... 이것도 저것도 맘에 안든다고 ....
유명브랜드가방 사고싶다는 제 속마음은 내놓지못하고, 그냥 막무가내로 다 맘에 안든다고만 했어요.
그 어떤 가방도 맘에 안든다고 까다롭다고 엄청 구박하던 엄마에게 모기만한 목소리로 사고싶은 가방은
여기없다고..... 시내번화가에가야 된다고 ..... 고백을 했던 기억이있습니다.
그러고는 어렵게? 회색프로스펙스가방을 제 손에 쥐었습니다.
그때 제 기분이란..... 첨으로 가져본 메이커였어요.
그리곤 중학교생활을 하면서-교복자율세대였습니다.
소위 부유한 아이들의 옷차림이 제 눈에 들어오더군요..
깔끔하게 세련된옷을 입은 아이들을 보면서.. 속으로..
'대체 저런아이들은 옷을 어디에서 사입는걸까??'
너무너무 궁금해했어요. 하지만 자존심때문이기도 하고 우리집 형편에 저런애들이
입고있는 옷은 접하지못할거라는 생각에  대놓고 물어보지는 못했어요.ㅠㅠ
그러곤 이제 집에서 전 부모님께 지금의 된장녀이미지로 박힙니다.
서민형편에 매번 메이커타령만 해댔으니.....
제가요...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꽤 눈이 높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대학시절.... 당시엔 명품이 대중화되지 않았었거든요.
그때 저희들에게 명품옷은 시스템, 톰보이... 정도.
전 톰보이옷을 참 좋아했었어요..
그리고 대학가 주변 보세옷가게에 조금씩 가져다놓는 소품들이 제 눈에 들어오더군요.
너무 고급스러워보이고 흔하지 않은것같은 가방에 제가 꽂혔습니다.
당시 거금 8만원을 주고 그 노오란 복조리 가방을 샀어요.
아르바이트해서 25만원 손에 쥐고는 8만원을 가방에 투자했네요... 딱 된장녀스탈이죠..ㅋ
나중에 나중에 알게된게... 그 가방은 루비통 에삐라인이었어요.ㅋ
그리고 서서히 명품에 조금씩 관심이 가면서 짝퉁가방을 하나씩 사기 시작했습니다.
질좋은 짝퉁으로... 엠씨엠..당시 엠씨엠도 별로 유명하지않았는데, 제 눈엔 꽂혔거든요.
서울에서 엄청유명한 브랜드라고... 가게언니가 적극추천했던 기억이...
나름대로 전 당시에 유행을 앞서가는 여자라고 자부심 대단했습니다..속으로만.....요..ㅋㅋ
그리고 샤넬 가죽가방...등등
지금 생각하면 좀 오그라드는 소비행해였지만 솔직한맘으론 제가 그러고 다닐때는
그런사람들이 흔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냥 스스로 패셔니스타라고 자부하면서 그러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점점 명품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더군요.
주변에선 전 짝퉁으로 들던 명품을 이제는 사람들이 진품을 들더라구요.
하지만, 전 여전히 진품을 구입할만한 능력이 안되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래서 아가씨 시절엔 소위 A급 짝퉁을 들고 신었습니다.
결혼하면서.. 나름대로 남편 수입에 맞춰 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짝퉁이라도 명품이란게 제게는 맞지않는거란게 서서히 인지되더라구요.
지금 40대 중반.. 여전히 옷을 너무 좋아하고 꾸미는거 좋아하는데요..
형편이 안됩니다.ㅎㅎ
근데 이제 짝퉁은 낯간지러워서 안삽니다.
누가 제가 든 짝퉁을 진품으로 봐준다해도... 제 형편에 그런걸 든다는게 안어울리거든요.
그냥 딱 제 수준에 맞는 브랜드정도에서 멈추게 되더라구요.
나름 저 스스로 참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는부분입니다.
제게 맞는 적당한 브랜드라면....
옷은 그냥 인터넷보세로... 겨울코트정도는 백화점 행사매장에서 20만원선의 bcbg 브랜드정도.
가방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20만원짜리 입생인지 지방시인지 카피에요.
근데.. 유명한 모델이었다면 절대 안샀습니다. 아무도 잘 모르는 디자인이에요.
그냥 보세옷가게에서 우연히 필 꽂힌 가방이 너무 이뻐서 구경한다고 들어갔는데, 쥔장님이 말씀하시길..
지방신지, 입생인지 카피래요..
명품에 통달한 사람들은 뭐 알수도 있는 디잔일수도 있구요...
입생이나 지방시에서 그 모델은 본적이 없어서 그 가방이 명품카피인지도 장담할수도 없습니다.
그냥 보기에 흔하지 않고 이뻐서 잘 들고 다닙니다.
남편 역시 아내에게 가방같은거 선물할줄 모르는 사람이구요.
전 뭐 조금 서운한 맘이 들긴 하지만, 그냥 제 복이려니... 하고 살아요.
어릴떄 성향보면 쥐뿔도 없으면서 브랜드따지면서 그리살수도 있을것 같은 내 인생인데요.
다행히도 현실파악하면서 살고있습니다. 참 다행입니다.ㅎㅎ
그냥 베스트에 그런아이어쩌고 글을 보니 저 어릴때 모습이 오버랩되서리...
어릴때 성향대로 쭉 계속 그래왔다면 남편보고 명품가방 사내라고 들들 볶았을지도 몰라요.ㅋ
갑자기...
이글 올리려고 하니.... 예상되는 댓글들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뭐요? 
무슨말이 하고싶으세요?

등등,,,
전 이만 저녁준비하러 갑니다.. 휘리릭..

IP : 1.233.xxx.5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7.18 5:02 PM (1.233.xxx.58)

    아, 제목이 자극적인가요? 조회수가 너무 올라가는게 조금 겁나네요..ㅠㅠ
    별 엑기스도 없는 글이라고 하신다면 있다가 지우겠습니다...
    조회수 엄청 올라가니 소심모드 발동하네요.ㅎㅎ

  • 2. 노을
    '14.7.18 5:10 PM (223.62.xxx.103)

    글을 참 진솔하게 잘쓰시네요‥
    다들 그렇게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살아요
    여기에 많은 사람들도요

  • 3. 소신있으신 듯.......
    '14.7.18 6:58 PM (119.149.xxx.254)

    자신만의 기준이나 감별법같은게 있으신듯요.......

    저도 짝퉁을 들어볼까 궁리해본 적이 있긴한데..........

    명품들 처지는 못되고 그렇다고 짝퉁을 들고 싶진 않아서 접고......

    그냥 국산 브랜드 세일 대폭할 때 하나씩 장만해서 들거든요?????

    그런데 제가 쓰기엔 그런 제품들이 되게 튼튼하고 아무리 들어도 닳지도 않고 좋더라구요......

    짝퉁은 아무래도 품질이나 내구성이 약간 낭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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