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세살고있는집을 부동산에 내놓았는데 어제 부동산에서 손님이랑 집을 보러 오셨어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실거라고 여기저기 둘러 보시는데, 갑자기 부동산 아줌마가 그러시네요.
이집이 남향이라 볕도 잘 들고 환하다고, 그것도 서너번 반복해서요. 이집 동향인데...
할머니는 별 관심도 없어하는것 같은데 부동산에서 자꾸 그러니까 옛날 생각이 나면서 뭔가 불쑥 올라오더라구요.
집보러 가는데마다 어쩜 하나같이 부동산이나 집주인측에서는 남향이라고 우기는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향 선호하는건 알지만, 딱봐도 동향이나 서향인곳, 심지어 북향인곳도 있었는데 입에 붙은것처럼 남향이라고 그러더군요. 제가 아닌것같다고 하면 그제서야 대충 얼버무리고...
나중에는 방향알려주는 어플까지 깔고 다녔을정도예요.
어제 그때 생각이 나길래 저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에이~여기 동향이예요~약간 남쪽으로 틀어져서 햇빛은 잘 들어와요~ㅎㅎㅎ
순간 부동산 아줌마 살짝 당황하시고 역시나 그 어르신들은 별관심 없으시고.
나중에 퇴근한 남편한테 말했더니, 집 빨리 나가게 하려면 그냥 부동산에서 하는대로 두지, 굳이 뭐하러 말하냐고 그래서 참 씁쓸했어요.
난 거짓말도 하기싫고 남 속이기도 싫어서 그런건데..남편한테 솔직히 조금 실망했네요.
주차장에서 담배연기 올라오는거, 아래층애들이 쿵쿵거리면 집이 울리는거 정도는 저도 일부러 말할 생각까지는 없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어디까지 말을해줘야 할지 걱정이더라구요.
소음이나 담배연기 관련해서 직접 묻기전까지는 말하지 않아도 되는거겠죠?
좋은점만 얘기하면 집이 빨리 나갈 수는 있겠지만 양심에는 조금 찔릴거예요.
저도 여기 살기싫어서 1억이나 더 비싼집으로 이사하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