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밥의 의미...

밥줘 조회수 : 2,601
작성일 : 2014-07-12 22:31:30

보라돌이맘님의 글을 보면 항상 저 어린시절이 생각났어요.

고향도 같고...

엄마가 해주신 많은 음식들은 제 뇌리속에 박혀있다가, 임신중일때 아주 저를 힘들게 했죠 ㅎㅎ

대학때부터 나가 살았는데, 엄마밥의 소중함을 알았던 건 그 이후인거죠 당연히.

 

제가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재수없이 입이 까다로웠어요.

그러던 제가 대학교 3학년때 집에 왔는데

배가 고파서, 엄마가 끓여놓으신 된장찌개만 가지고 밥한공기 뚝딱 해치웠죠.

그모습을 @.@ 하고 쳐다보던 제 동생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40대가 된 지금도 제 어린시절 생각하면 엄마가 해주셨던 밥상이 같이 떠올라요.

부산이라서 그렇겠지만 많은 해산물 요리들..추어탕 해주실때 펄떡펄떡 뛰던 미꾸라지들... 우리는 찜이라고 부르던 구수한 탕이랑... 호박국... 등등등...

저는 워킹맘이지만 먹어본게 있어서 그런지 시도하면 제법 맛은 나요.

그런데... 그게 엄마가 해주신 깊은 맛은 나지 않네요.

 

얼마전 몹시 힘든 상황이었는데, 자다 꿈을 꿨어요.

어린시절로 돌아가 엄마가 해주신 저녁밥상을 맛나게 먹는 꿈이었는데

깨고나서도 그 평온한 느낌이 가시지 않아서 조금 슬펐어요.

 

아이가 둘 되고, 저도 바빠져서 이제 저도 요리는 도우미분에게 거의 다 맡겨요.

다행히 입맛에 맞아서 저는 이거저거 부탁만 하는 처지랍니다.

안하다보니 점점더 퇴보되어요.

 

그런데 제 아들녀석은....

(너같은 딸 낳아봐!!!)라고 하시던 제 어머니의 말씀대로...저처럼 예민까탈 녀석인데요

제가 해주면 그게 진짜 식빵 구워서 잼 발라주는데도

"엄마가 한게 젤 맛있어" 라고 하며 냠냠 먹어요.

그리고 가끔.."이거 엄마가 만들었어요? 할머니(도우미)가 만들었어요?"라고 물으며 제가 만들었다고 하면 더 맛있게 먹습니다.

그거 보면서 참 엄마가 뭔지..란 생각도 들고 아이들에게 살짝 미안해 지기도 해요.

 

아이가 좋아하는 스파게티도, 예전엔 안그랬는데 요새는 시판 소스 갖다쓰구요..

그래도 엄마가 해주는것이라고 잘 먹고 ㅠㅠ

 

나중에 제 아이가... 엄마의 밥상을 어떻게 떠올릴지는 모르겠네요. ^^;

 

밥안하고 산지 오년째라는 글 보다가 생각이 나서 글 써봤어요.

 

IP : 39.121.xxx.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레이스
    '14.7.12 10:50 PM (175.208.xxx.38)

    님 글 읽다가 눈물이 핑 도네여.. 저도 요즘 힘들 때면 엄마의 밥상이 생각나고 저도 한 까탈해서 결혼하고나니 엄마에게 너무 죄송하고 그러네요.

    저희 아이는 엄마의 밥상.. 보다는 할머니의 밥상을 추억할 것 같아요.

  • 2. ..
    '14.7.12 10:51 PM (121.157.xxx.75)

    저 이 나이 먹어서도 컨디션이 안좋거나 기운없을때면 엄마찾아가서 돼지고기김치찌개 달라고 떼를 씁니다-_-

    어디에서 먹어도 엄마맛은 찾을수 없어요..

    그나저나 원글님 글 읽으니 보라돌이맘님 글이 그리워지네요 부디 보라돌이맘님과 예전에 키톡을 빛내셨던 분들 다시 돌아와주시길...

  • 3. ...
    '14.7.12 11:51 PM (59.5.xxx.239)

    기숙사생활하는 대학생 남매.. 방학이라 아들은 집에 있구요 딸은 알바하느라 바쁘다고 기숙사 생활해요.
    딸내미가 하는말 집밥 한달만 먹으면 소원이 없겠다.하네요...아들에게 이야기하니 자기는 집밥 먹어서 요즘 너무행복하다네요.. 더운여름 밥하기싫어도 열심히 거둬 먹여야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8459 반모임만 갔다오면 우울하네요 7 ㅠㅠ 2014/07/15 5,765
398458 이런농담은 어떻게답을해야하나요 1 농담 2014/07/15 1,435
398457 91일.. 11분외 실종자님들...돌아오시길 기원하며 이름부릅니.. 20 bluebe.. 2014/07/15 756
398456 백화점의 나쵸 치즈소스는 왜그리 저렴할까요 ? 6 ..... 2014/07/15 2,536
398455 용인분당에 계곡에서백숙먹을곳 4 휴가 2014/07/15 2,156
398454 저 따돌림 받은 건가요 아님 제가 예민한 건가요? 22 .... 2014/07/15 4,676
398453 야당 바보같아요. 22 한마디 2014/07/15 2,301
398452 이런 남편 밉지 않나요? 1 가사분담 2014/07/15 1,137
398451 70대 노인 해외여행지 추천 2 뎅굴 2014/07/15 3,291
398450 gre점수 1 엄마 2014/07/15 1,314
398449 인복이 없어도 너~무없고 사방에서 시달리는 팔자 57 ... 2014/07/15 16,193
398448 방광염 같은데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요? 11 속상 2014/07/15 2,998
398447 제주여행 5 .. 2014/07/15 1,724
398446 냉장고 ... 2014/07/15 760
398445 지금 KBS1에서 2 꾸미 2014/07/15 1,459
398444 치과 의사분 계신가요? 2 곰배령 2014/07/15 2,206
398443 표고버섯 오늘 말려도 될까요 고수님들 알려주세요 3 오렌지천사 2014/07/15 1,076
398442 양문형냉장고 몇년동안 쓰고 계시나요? 30 바꿔?? 2014/07/15 5,301
398441 창문 닫아야 겠죠. 7 ㅇㅇ 2014/07/15 2,237
398440 혹시 이 과자 이름 아시는분 있을까요 csi님들~ 13 클로이 2014/07/15 3,806
398439 어쩜그리 똑같은 수순을 밟아가는지 1 예외가 없어.. 2014/07/15 1,096
398438 편의점 야간 시급 얼만가요? 3 아르바이트 2014/07/15 1,828
398437 미국살다 잠깐 한국 나온 친구 줄 선물? (기혼) 12 친구선물 2014/07/15 1,611
398436 헐 대박 글로벌개더링2014 첫번째 라인업 나옴!!! 콘소메맛21.. 2014/07/15 848
398435 [국민라디오] 나는 꼽사리다 호미 10회 - 박근혜정부의 2기 .. 1 lowsim.. 2014/07/15 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