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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릴 적.. 잊혀지지 않는 엄마와의 한 순간

dd 조회수 : 11,402
작성일 : 2014-07-11 19:35:15

지금 저는 40대 중반, 잘 살고 있습니다.

저희 형제들도 좋은 직장과 직업을 갖고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어요.

친정 부모님도 잘 살고 계시구요...

어릴 적에 저희 집은 굉장히 가난했습니다.

형제가 다섯명이나 되는데, 아빠가 오랜기간 실직을 하셨었습니다.

오죽했겠어요...

지금 저는 둘이 딸 아이 하나 키우면서도 모자라다고 하는데...

저희 엄마 굉장한 미인이셨습니다. 그렇지만 가난을 숨길 수는 없었죠.

제가 국민학생이던 시절, 엄마랑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초라한 모습의 엄마는, 어린 동생을 업고 있었구요.

길가에 옷가게가 하나 있었습니다.

꽃무늬 원피스가 걸려 있었는데, 엄마가 멈춰서서 그 원피스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더군요.

그러다 용기를 내셔서 그 가게문을 열고... 발을 들여 놓지도 못한채...

이거 얼마에요? 하고 소심하게 물으셨어요.

어리지만 저는 느낄 수 있었죠. 엄마의 주눅든 모습을...

가게에 있던 여자가 가격을 얘기했는데, 저는 또 그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지도 못할 거 왜 물어보냐는... 무시하는 느낌을요...

2만원인지 3만원인지... 암튼 그 가격을 들은 엄마가 아무 말도 못하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 그냥 다시 땅만 보고 가던 길을 계속 가셨습니다.

3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그 때의 엄마 얼굴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얼마나 슬픈 얼굴이었는지...

지금은 동네 옷가게 원피스 쯤이야, 몇 벌이라도 살 수 있는 살림살이가 됐지만

저는 왜 그 날의 상처가 잊혀지지 않을까요?

아직도 그 때 일이 불쑥불쑥 생각나, 눈물이 흐릅니다.

IP : 121.134.xxx.236
3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는 82올때마다
    '14.7.11 7:40 PM (220.127.xxx.197)

    엄마와의 소소한 추억을 떠올리며 얘기하시는 분들이 부럽네요..글쓴님은 짠한 마음이지만 ..저는 엄마에대해 좋은 추억 생각나는것이 하나도 없고 안좋은 것들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네요....저를 혼내면서 키우거나 그런건 아닌데 그냥 사는게 힘들어서 애정을 표현할 줄 몰랐던 엄마같아요 저는 제가 못났나봐요 30이 넘어서도 부모원망을 하네요

  • 2. 그랬었지..
    '14.7.11 7:43 PM (1.241.xxx.86)

    읽는 저도 눈시울이..
    전 50대 중반..
    그 시절은 많이들 힘들었어요.
    님과 비슷한 기억이 떠올라 맘이 아련해지네요..
    그래도 지금 행복하니
    옛 추억으로 기억하고 아파하지 마세요~^^

  • 3. 손님
    '14.7.11 7:44 PM (112.152.xxx.32)

    저도 윗님과 동감이에요
    원망이 커요

  • 4. ..
    '14.7.11 7:47 PM (218.52.xxx.245)

    그때는 양장점에서 옷을 많이 맞춰입으셨죠.
    굉장히 비쌌구요.

  • 5. 감동
    '14.7.11 7:49 PM (1.233.xxx.144) - 삭제된댓글

    굉장히 똑똑한 딸이었네요 엄마의 표정과 감정 그리고 옷가게 감정을 읽어내고 추리할수 있었다니~~
    우리딸은 엄마표정이나 감정을 몰라주세요!!!
    그리도 행복하고 넉넉한 노후를보내시니 얼마나 좋아요~~~예전에 힘들게살던 엄마들 한둘이 아니었어요. 울엄마 젊어고생한 레퍼토리는 녹음기 처럼 늘 반복재생되죠...
    내가 힘들다고 내색할때마다...내가 젊어서 얼마나 고생한줄아니~~돈모으기가 얼마나 어려운줄아냐고~~
    과거의 죽는소리를하신답니다. 지금은 돈많으세요 그돈은 아들들이 자신관리사처럼 주식투자등으로
    관리해줍니다....

  • 6. 비슷한 나이
    '14.7.11 8:30 PM (223.62.xxx.73)

    저는 고3때 대학 떨어져 지방에서 올라와 하숙하며 재수하고 있었어요 엄마가 시골에 남아 엄마처럼 살면 안된다고 억지로 보내셨죠. . 엄마가 서울에 어느날 올라 오셔서 제가 좋아하는 냉면을 사주시며 그냥 공부 열심히 하라는 일상적인 얘기만 하시고 학원비를 주시곤 헤어졌는데 고속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엄마가 타시던 모습, 제가 길에 한참 서서 그 버스 뒤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19살때 첨 서울에 올라온 후 유난히 그날 혼자 남겨졌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 그때 우리집이 완전 망했었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어 엄마가 저의 얼굴을 보러왔다는걸 대학 합격하고 알았네요. .

  • 7. 아 눈물나
    '14.7.11 8:34 PM (175.212.xxx.117)

    저희 아버지도 실직하고 6년...정말 열심히 구직하려 노력하셨지만 그나이대 아저씨가
    다시 제대로 된 직장잡기란게 하늘의 별따기라는거 알고있었어요
    번듯한 회사에 양복 쫙 빼입고 출퇴근하던 50대 화이트칼라가 점점 막노동스러운 일을 할수밖에 없었죠
    당시 20대 초반...다니던 학교 관두고 취직해서 일하던 나에게도 힘든 시기였구요
    박한 월급받아 집에 보태고 출퇴근및 사회생활에 필요한 최소한만 쓰는데도 벌벌떨었어요
    항상 지마켓에서 9800원하는 플랫만 신고다녔죠 ㅎㅎ
    그런 신발이란게 신발같지 않아서 비만오면 다 샜어요
    집에 오는 길엔 그나마 다행이죠 출근하는때에 비오면 이미 푹 젖은 발로 업무를 봐야했는데
    직장에 누가 볼까 부끄럽고 걸을때 물이 새나올정도로 다 젖어서는 정말 미칠것 같은 기분...
    한창 장마때 몇날몇일 비가 올때 정말 조마조마해서 심장이 터질것 같았어요
    퇴근할때 젖은 신발이 출근할때까지 마르지 않으니까요
    마르지도 않은 신발을 신고 다시 출근할때 어찌할수 없는 현실에 짜증이 났죠
    그 신발 신고 출근하는 딸을 보는 아빠 심정은 더 찢어지는것도 모르고...
    신발 그런걸 신고 어찌 가냐고 한마디 하는데 나도모르게 신경질을 빽 내고는 대문을 꽝 닫고 나서려는데
    비도오고...살고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모든게 원망스럽고...
    근데 닫힌 문사이로 아빠가 엄마에게 저런 여자 신발 얼마하냐고 묻는걸 들었을때 정말 정말 정말눈물이 펑펑 쏟아졌어요
    그뒤로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고 집안도 더 살만해진 후에 때때마다 아빠구두를 사드리는건 죄책감때문이겠죠
    지금도 장마때면 그때 생각이 간간히 나요
    내가 다시 생각해도 정말 싸가지 없어 기함할 정도의 신경질을 낸 내 모습..
    풀죽은 목소리로 여자구두 얼마냐고 묻던 아빠...
    그냥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는데 우리가 그렇게 살수밖에 없었던 건...
    그냥 어쩔수 없었던건데

  • 8. 부모님
    '14.7.11 8:43 PM (175.208.xxx.91)

    내가 21살때 아버지 돌아가셨어요. 언니가 시집가고 난뒤 엄마는 고등학생에 중학생에 아들 키우느라
    늘 가난했죠. 직장 다니는 내가 어느 여름날 엄마와 함께 서문시장에 나들이 갔어요.
    좌판에 파는 2천원짜리 여름옷들을 잔뜩 (그래봤자 2-3벌) 사고 맛난것도 사먹고 그러고 왔어요.
    엄마는 돌아가실때마다 서문시장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그때 너무 좋았다고
    내가 결혼하고 한번도 엄마도 그런 아기자기한 추억을 만들지 못한게
    돌아가시고 난뒤 가슴 치며 후회합니다.
    엄마...................보고싶어.....................

  • 9. .....
    '14.7.11 8:44 PM (223.62.xxx.3)

    원글님 부럽내요..
    나에게는 엄마라는존재가 공주병걸린 미친여자일 뿐이네요......

  • 10. 눈물
    '14.7.11 9:24 PM (61.98.xxx.41)

    눈물나네요. 가슴이 찡하면서도...

  • 11. 근데
    '14.7.11 10:04 PM (188.23.xxx.52)

    백화점 쇼핑다닐 형편에 모밀국수는 그냥 드시고 싶으셨나보죠. 너무 미화하시는거 아닌가요? 튀김이니 뭐니 못 드실 형편이면 백화점이 가당키나 한가요?
    전 이런 글 보면 넌씨눈인가 진짜 모르나 갸우뚱해요.

  • 12. 그냥
    '14.7.11 10:33 PM (110.35.xxx.20)

    근데님!
    속으로 갸우뚱하고 마시지...
    각자 다 처한 상황과 감정이 다를진데

  • 13. 근데
    '14.7.11 10:41 PM (188.23.xxx.52)

    박완서님의 도둑맞은 가난이 생각나서요.
    원글님 글 읽고 참 마음이 아팠는데 저 댓글보곤 확 깨네요.

  • 14. 40대 후반
    '14.7.11 10:45 PM (211.36.xxx.109)

    80년대 초 깡 시골에서 축농증이 심한 나를 데리고
    병원 갈 형편은 안되니 무료로 침 놔 주는
    읍내에 있는 어느 주택에 들어가 침을 맞고
    특별히 딸에게는 돈 내고 금침을 맞게 해주셨죠
    엄마도 침을 맞으시고~~
    그러구 나오니 오후 3~4시 무렵
    엄마는 중국집에 들어가 우동을 하나 시키셨죠~
    침 맞고 나서 따뜻한거 먹어야 한다며~~
    나는 2개 시키자 하니 엄마는 배고프지 않다고
    하시는 거예요.가난한 거 보여주는거 같아
    얼마나 창피하던지~~같이 먹자고 해도 안먹는다구
    혼자 먹다 화도 나고 해서 반쯤 먹다 남겼는데
    얼마나 맛있게 드시는지~그래서 오는길에 또 툴툴~
    집에 와서 딸한테는 약효 나게 따뜻한데 들어가 있으라하고
    겨울인데 맨손으로 불 때서 저녁을 하셨죠
    평소 7남매 중 5째인 내게 별로 잘해 주지도 않고
    지금도 그냥그런데 그 옛날 그 일이 사진처럼가슴에 박혀
    엄마한테 서운해도 잘해 드려야지~하고 짠해지네요~~

  • 15. 늦은밤 짠하네요
    '14.7.12 12:06 AM (59.10.xxx.111)

    전 어릴적 소풍 갔을때 엄마가 입었던 하늘하늘 핑크색 꽃무늬 원피스가 너무 예뻐 그 원피스를 입은 예쁜 엄마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나중에 언뜻 그 원피스가 생각나서 얘기했더니, 소풍 가야하는데 옷이 없어 동네 아줌마한테서 빌려 입었던 거라네요. 회상하시면서도 나도 참, 옷 한 벌 좀 사입지 넘 궁상맞았다면서 웃으시던 엄마..
    넉넉해지신 지금도 동대문표만 사입으시고 백화점 가면 매대에서 세일상품만 사시는 울엄마..스스로는 절대 못하실 것 같으니 제가 좋은 옷 한 벌 해드려야겠어요 :)

  • 16. 쌍둥맘
    '14.7.12 6:45 AM (61.101.xxx.38)

    엄마라는 소리만 들어도 너무 좋아요. 그런 엄마 맘 아프게 한거거 너무 많은데 엄만 기억못하시더라구요.
    좋은 기억만 하시더라구요. 하루하루 너무 고마운데 삶이 바쁜 핑계로 자꾸 잊고 표현 않하네요. 한해한해 엄마 나이 드시는거 싷어요,엄마 고마워요. 엄마가 내 엄마여서 오래 건강해야햐요.40대중반이예요

  • 17. ㅠㅠ
    '14.7.12 8:36 AM (120.142.xxx.168)

    아직도 내가 엄마가 될 자신은 없어요
    원글 댓글 모두 두고 두고 생각 날 것 같네요

  • 18. ㅇㅇ
    '14.7.12 10:35 AM (175.223.xxx.103)

    윗님. 심하게 눈치 없으신거 맞아요...
    저도 읽어내려가다 님 리플보고 확 깼어요.
    남들 암투병기 얘기하는데 그사이에서 나도 감기걸렸을때 참 힘들었어 흑흑 하는거랑 다를게 뭔가요?
    솔직히 한대 쥐어박아주고 싶은 스타일이세요.

  • 19. !ㅡㅡ
    '14.7.12 11:00 AM (110.10.xxx.145)

    어릴적 엄마와 짠하고 눈물나는 추억도 많지만 지금 여러가지 이유로 등돌리다시피하고 사는데 댓글 읽으며 눈물이 많이 나네요...나도 딸둘이나 키우면서 왜 맘속에 엄말 미워하고 이해못하고 사는건지ㅜㅜㅜㅜㅡㅡ

  • 20. ㅡㅡ
    '14.7.12 12:01 PM (211.234.xxx.224)

    몇몇댓글들진찌ㅣ

  • 21. 지방대 졸업했는데요
    '14.7.12 12:41 PM (114.206.xxx.2)

    대학입학하자마자 엄마가 절 데리고 화장품 사주러 가셨어요.
    당시 우리동네 재래시장 안쪽에 있는 허름한 화장품 가게였죠. 기초세트랑 립스틱을 그 가게에서 사주시고 참 흐믓해 하셨어요. 울 딸이 마구마구 예뻐질거라고 하시면서..

    그 후 4년의 세월이 흘러 졸업반이되고 서울의 모 대기업에 서류통과하고 면접보러 가려니 정장을 사야 하잖아요. 엄마가 또 절 데리고 그 재래시장의 옷가게로 갔는데 칸칸이 칸막이가 있는 옷가게에 들어가 높이 걸려 있는 정장한벌을 주인 아주머니가 기다란 막대기로 서커스 하듯이 내려서 주고 천으로 대충 만들어놓은 칸막이 안에 들어가 입어보고 사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가격은 4만원,,당시 94년도,,,
    이쁘다를 연발하시던 엄마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다행히 한번에회사 합격해서 서울생활 시작하고 첫월급타고 선배들 동기들이랑 쇼핑다닐때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처음으로 가봤네요. 그후 어버이날이나 생신 추석등 기념일마다 꼭 백화점에 가서 브랜드로 스카프 양말 가방 옷 등등 이런거 사들고 꼭 내려가고 했어요.
    그런데 평소 안 쓰시고 쌓아 놓으시더니..나중에 오빠 상견례할때도 내가 백화점에서 사드린걸로 다 갖추고 나오셨더군요..그런데 귀한 자리만 차려 입고 나가신거죠.

    안타깝게 결혼하고 1년만에 갑자기 돌아가시고 내가 예쁜아기 낳는것도 못 보시고 돌아가셨는데
    어제 중등된 딸아이가 화장품 관심갖다가 제게 외할머니랑 화장품 사러갔을때 신났어? 하고 묻는데
    그냥 외할머니가 보고싶다..이말만 했습니다.

    지금 살아계시면 4만원짜리 정장이 아닌 400만원짜리 정장도 사드릴수 있는데 엄마가 안계신다는게 너무 화가 나요. 특히 내 또래들이 친정엄마랑 맛집다니고 쇼핑다니는거 보면 너무 속상해요.
    왜 그리 급히 가버리셨는지...

  • 22. 그때그시절
    '14.7.12 1:15 PM (76.175.xxx.105)

    아빠가 보증을 잘못서는 바람에 부도나고 도피생활을 하던 때였어요.
    꽤 오랜기간 아빠 얼굴을 못본거 같은데 집에 돈은 씨가 말라가고..
    땡전한푼 없을 때였나봐요.

    준비물을 사야하는데...
    엄마가 효자손으로 장롱 밑을 긁어서
    돈을 찾아낸거예요.

    그 돈으로 준비물 사고 라면도 사서 맛있게 끓여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때 우리 엄마는 재주도 용타~ 했지요.

  • 23. ...
    '14.7.12 1:24 PM (118.38.xxx.248)

    가난을 관념으로 이해하는 사람과
    뼈속깊이 사무치는 체험 을 한 사람

    내가 가난할때는 그냥 서럽지만
    내가 사랑하는사람(들)이 가난때문에 우는것을 보며
    비로소 피꺼솟 이란 단어를 이해했던 사람들

    글의 느낌부터 다르지요

    짠하고 슬프면서 울적한 느낌,
    그리고 처연 하면서 아름다운 느낌까지..

    추억 떄문에 마음이 복잡 해지네요

  • 24.
    '14.7.12 1:34 PM (116.125.xxx.180)

    리플..보고 울었어요 소설보다 슬프네요

    그런데
    근데님이랑 쥐어박고싶어요 랑 또..그랬다고 닉넴 쥐어박..으로 쓰신거보고 진짜 배아프게 웃었어요 ㅋㅋ

  • 25. ........
    '14.7.12 2:31 PM (119.198.xxx.150)

    118.38님...
    쭉~~ 댓글들 읽고 내려오다 님 글에 멈춰 몇 번이나 다시 읽었어요.
    저 또한 어릴적 아픈 기억들이 있어 당연하게 원글과 댓글에 참 공감이 가고 눈물짓게 되네요.

    님 글! 길지 않고 멋도 내지 않았는데
    전 왜 님글에서 저의 지난 날이 떠올라 이렇게 가슴이 아픈지....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인생의 향기를 아시는 분 같아요^^
    (혹 직업이 작가 신지 ㅎㅎ)

    무튼 짧은 글이지만 무지 좋습니다.

  • 26. 음...
    '14.7.12 2:43 PM (14.33.xxx.135)

    중간에 댓글 때문에 비난 받으신 분 .. 토닥토닥.. 가난하든, 부자든 부모가 자기 보다 자식 위하는 마음이 동일한데 님 추억이 다른 추억에 비해 덜 처절하다고해서 비난받는 건 너무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완서님의 책을 읽고 감상으로 타인에게 함부로 비난이라니.. 뭔가 맞지 않네요. 그런 잣대는 스스로에게 대고, 남에겐는 좀 더 넓은 마음 가졌으면 좋겠어요.

  • 27.
    '14.7.12 3:01 PM (116.125.xxx.180)

    구두랑 화장품 사연 너무 슬픈거 같아요 TOT

  • 28. 행복한새댁
    '14.7.12 3:15 PM (223.62.xxx.83)

    저도 그런 기억이 있어요.

    초등 2년 쯤 좋은주택에 아시는분에게 저렴하게 세들어 살았는데 그분 사업이 망하면서 갈데가 없어진거예요.

    다행히 저희 도와줄분 계셔서 그분의 도움으로 살고있던집 경매에 엄마가 가셔서 금액을 써넣게 됐어요. 그런데 경매 실패하고는 돌아오신 길이었던듯 해요.

    학교갔다 오는데 햇빛좋은 현관에 앉아서 명태포를 뜯으셨어요. 그리고 명태 껍질을 그을려 나랑 놔눠 먹으면서 옛날엔 귀해서 먹지도 못했다며 웃으셨어요.

    그런데 비릿한 명태포와 따뜻한 햇살 엄마의 외소한 등. 그게 안잊혀져요.

    지금은.. 우리엄마 집이 세채나 있네요 ㅎㅎ

  • 29. ...
    '14.7.12 3:21 PM (39.112.xxx.141)

    읽는 제가 가슴이 아프네요
    우리 엄마는 자식보다 본인이 먼저던데 ㅠ
    나는 엄마가 되면 내 엄마처럼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다짐했던 기억이...

  • 30.
    '14.7.12 3:28 PM (203.226.xxx.17)

    어릴 적 아빠가 회사에서 짤리셨어요 IMF 때
    집에 빚도 많이 생겨서 정말 힘든 시기였어요

    암튼 물 관련 화사여서 회사에서 직원들한테 공짜로 주는 생수가 있었는데 그 생수통을 이제 반납하려고 갔었어요
    아빠가 그곳에 절 데리고 가서 손 잡고 쫄래쫄래 따라갔는데
    당시 저는 9살이었고요

    그 생수 아저씨가 울 아빠가 생수 받으러 온 줄 알았었나봐요
    그 사람이 인상을 확 구기며 "아이고 이 양반아 회사 짤린 사람 물까지 챙겨주면 우리도 망해 이제 물 받으러 오지 마셔" 이러더라구요

    그때 아빠의 당황한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서....마음이 아려요
    아빠 손을 잡고 아빠 얼굴을 흘긋 봤는데 아빠 얼굴이 슬퍼보여서 그게 참 기억에 남아요
    고작 9살인데 내가 아빠를 위해 그 말을 못들은 척 해야겠다 생각하고 집에 오는 길에 괜히 어리광 부리고 아이스크림 사달라고 막 조르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그 이후에 나라 전체가 힘들었으니 대학도 나오고 화이트 칼라였던 아빠가 직장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졌고 결국 몸 쓰는 힘든 일도 하시고 이런저런 일 하시느라 항상 바쁘게 돌아다니셨는데 사고로 일찍 돌아가셨어요

    지금 엄마도 나도 우리 언니들도 다 잘 살고 있는데.....이런 마음 아픈 추억도 아빠가 지금 살아계시면 그땐 그랬지 웃으며 말할 수 있을텐데
    고생만 하다 일하는 중에 사고로 돌아가신 우리 아빠
    아직도 아빠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 31. 저는......반대로
    '14.7.12 3:30 PM (59.17.xxx.97)

    아버지 사업이 꽤 크고 ,잘되어서 여유있게 살았어요

    그 지역 최고부잣집 딸내미 소리 듣고 자랐죠


    어느날

    엄마가 오늘은 학교,학원( 피아노.발레,속독,주산 ) 다 안가도 된다고...
    저와 어린 동생 둘을 데리고
    기사불러 멀리 바닷가 마을로 데리고 가셨어요

    거기서 한상 가득 회도 먹고 ,꽃게찜도 먹고

    뜬금없이 아무 극장이나 들어가선 영화도 보고

    금은방가서 엄마가 보석도 사시고

    우리들도 엄마랑 똑같아 셑트로 반지도 사 껴 주시고.....
    그러시더군요

    부유했지만 돈을 함부로 쓰지 않고 검소하셨기에 .....
    그날 전 뭔가 이상함을 느꼈죠

    화려한 금붙이 주렁주렁 달아보는 엄마가 하나도 행복해 보이지 않고 슬퍼보였어요


    나중에..... 다 커서 알았죠


    그무렵,엄마가 아빠 여자문제로 속앓이하고 계셨던걸



    그 때의 엄마 쓸쓸한 모습, 표정 잊혀지지 않아요

  • 32. 생수
    '14.7.12 3:31 PM (115.161.xxx.167) - 삭제된댓글

    다른 분들 리플도 좋고
    근데님. 리플도 좋네요.
    읽자마자 아..나는 왜 이 생각을 못하고 마냥 감성적이였지?
    하면서 큰소리로 웃었어요.ㅎㅎ

  • 33. 엄마
    '14.7.12 4:34 PM (222.110.xxx.2)

    엄마 ~ 불러봅니다
    옛날엄마 .....

  • 34. 쪼요
    '14.7.12 4:44 PM (182.208.xxx.126)

    아 눈이 뜨거워지네요..
    지금 이 더위에 고생하고 있을 우리 엄마...

  • 35. 평소랑 다른 스토리면
    '14.7.13 2:39 AM (182.214.xxx.74)

    모를 줄 알았니 이 화상아

  • 36. 강동구새댁
    '14.7.13 3:40 PM (122.32.xxx.68)

    엄마께 잘해야겠어요. 외식 싫으시다고 물김치반찬 좋아하시고 하는거 그냥 진짜 그려려니 (진짜 좋아하시기도 하지만~)했는데, 평소에는 좋아하는 물김치 드셔도 가끔 안 드셔보신것 드셔보시는것도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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