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딸 오늘 시험 마지막 날...
어제 시험 죽 쑤고 오자마자 마지막 날은 정말 활활 몸을 태워 공부하겠다고 큰소리 뻥뻥.
몸이 허하다고 점심 맛난 거 먹고 싶다하여 나가서 점심 먹고, 오는 길에 팥빙수까지 먹더니
너무 많이 먹어 도저히 공부 불가라고 낮잠에 돌입... 실컷 자고 일어나더니 아무래도 속이 안좋다고
산책 한 바퀴. 학원가서 두 시간 있다 오더니 속은 안좋으나 배는 고프다고 주섬주섬 먹기 시작.
어쨌든 밤 샐거니 잠깐 휴식이 필요하다고 음악감상 시작. 음악들으며 춤추고 난리치다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은 후에 책상 앞 착석. 잠시 후 눈꺼풀이 솔솔 내려오는 기미가 보이자 '어차피' 밤 샐거니
새벽에 깨워달라고 취침 돌입. 세 시에 깨움, 세 시 반에 깨움, 세 시 오십 분에 깨움, 새벽에 깨우자니
또 이 모성애가 뭔지 못일어나는게 안스러워 안방 침대에서 같이 취침, 이 연로한 에미도 잠깐이나마
꿀잠을 자고나니 다섯시 오십 분. 깨웠더니 이노무 지지배...일어나자마자 공부 하나도 안했는데
날 샜다며 울기 시작. 잠시 앉아 책 들여다보더니 아무리 생각해도 졸려서 안되겠다며 다시 취침,
일곱시 반 기상. 일어나자마자 큰 소리로 '아, 잘 자고 나니 엄청 개운하네' 한 번 외쳐주심. 밥
한 그릇 국에 말아 먹으며 비로소 제대로 된 벼락치기 시작, (완전 책도 다 말아먹을 기세) 정확히
밥먹을 동안만 책 보다가 숟가락 놓자마자 양치하고, 선크림 바르고, 머리 가르마를 장장 십분에
걸쳐서 섬세하게 탄 후 등교. 아 놔....
사실 저도 시험 마지막 날 전날은 어지간해서는 무리하지 않았어요. 시험 끝난 후 정말 뼈속까지
재미있게 놀려면 체력이 필요하기에, 마지막날은 좀 망쳐도 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컨디션 조절에
최선을 다하긴 했는데... 이노무 딸은 나의 업그레이드 버전임.
여튼 시험 끝났으니 저도 간만에 맛있는 점심이나 먹으러 가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