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쓰레기를 버리려고 나갔다가 유기견을 봤어요.
저희집 뒷산이 인왕산인데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은 모습으로
백구.. 큰개가 놀이터를 거쳐 산으로 올라가더라구요....
놀이터 아래 초소에 계시는 경비아저씨께 여쭤보니
유기견이라고 하더군요.
그날부터 엄마와 제가 저녁을 주고 있어요.
첫날.. 사람 먹는 밥을 줬더니 안먹어서
개밥그릇과 사료를 사서 놀이터 구석에 물그릇과 함께 놨더니
아침에 가서 보니 깔끔하게 비워졌어요...
오늘도 저녁을 먹고 사료와 물을 들고 놀이터를 갔는데.
헐... 밥그릇과 물그릇이 사라졌어요.... --;
경비아저씨게 여쭤보니 주민 누군가가 지저분하다고 치우라고 했다고....
여차저차 다시 그릇을 찾아서 사료와 물을 주고 왔는데
조만간에 다시 치워질 것 같아요....
놀이터 구석에 깔끔하게 비워지는 작은 그릇들이 그렇게 보기 지저분할까요?..
왜 그렇게들 비정한지... 그 개는 그걸 못먹으면 죽는데 단지 보기 지저분하다고
치우라니... 너무 비정해요. 정말 울컥하네요....
경비 아저씨 말로는 누가 버리고 갔는지 매일 사람들 얼굴만 쳐다보면서 앉아 있다는데
순하고 사람을 경계해서 누군가 오면 바로 도망간다는데
목줄도 꽉 껴보이고..
눈이 둥글둥글한.. 초롱초롱한 그 이쁜개를 누가 버리고 갔는지
목줄이라도 풀어주고 버리던지...
아아.. 정말 맘이 아프고 무겁네요....
잡을수가 없어서 목줄도 못풀어주고, 지저분하다고 치우라고 해서 밥도 편하게 못주고..
이제 장마철인데 비는 어디서 피하며 겨울오면 어떻게 살지 벌써 걱정이네요...
산에 살아서 산이라고 이름도 지어놨는데..
그 불쌍한 개를 어떻게 해야 할지
왜 내 눈에 띄어서 이렇게 내 맘을 아프게 하는지....
너무 신경쓰이고 맘아프고 걱정이 태산입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