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언 구해요.. ㅠㅠ

엄마 조회수 : 932
작성일 : 2014-07-07 21:06:10

오후 세 시 쯤 사무실에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어요.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오면 일단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요.
요새 밤에 기침을 하던데 갑자기 열이 올랐나. 지금 조퇴를 할 수 있는 상황인가, 남편 상황은 어떤가
벨이 울려서 전화를 받는 짧은 시간 안에 별 생각이 다 났는데,

막상 전화를 받아보니
차라리 아프다는 전화가 나았을 상황이에요.

어린이집에서 역할놀이를 하는데
상대 여자애가 애기 역할을 했대요.
그런데 '내 배 안에 애기 있다'라고 얘기를 하자 (아마 여자 몸에는 아기집이 있다고 한 걸 그렇게 기억하고 얘기한 듯 해요)
저희 애가 어디 보자고 하면서 손을 배에다 대고
속옷 안으로 손을 넣었대요.

다행히 큰 불상사가 벌어지기 전에 옆에 계시던 선생님이 제지를 하셨고
저희 애는 선생님과 한참 1:1로 면담을 했고
여자애 한테는 저희 애가 사과를 했대요.


담임 선생님은 통화하면서 '너무 크게 혼내지 마시고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도해 주시면 된다'고 하시고
아이 데리러 가서 만난 원감 선생님도
'너무 혼 많이 내지 마세요'하시는데

이게 어디 혼을 안 낼 일인가요.

데리러 간 엄마 표정이 굳어 있으니 눈치를 채고 먼저 울먹대는 걸
일단 빈 교실에 데려가서 애 얘기를 듣고 따끔하게 혼을 냈어요.

선생님 전화 받고서는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애 데리고 집으로 오는 길에도 머릿속이 캄캄합니다.

평소에 '네 고추를 남한테 보여줘서도 안되고 남의 고추를 보자고 해도 안되는 거야'라고
수없이 얘기했는데 왜 그랬을까요.

선생님께서는 이름을 얘기 안 해 주셨는데
저희 애가 누구라고 바로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그 집 엄마아빠 다 알고 종종 할머니께서 데리러 오셔서 마주치면 떡도 얻어먹고 했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은 기분이에요.

당장 내일 여자애 부모님께는 사과를 해야겠는데
창피하고 애 잘못 키운 엄마가 돼서 얼굴도 못 마주치겠어요.


저희 애는 지금 지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집에 오는 길에 혼자 기분이 풀려서는 색종이접고 엄마한테는 토마토쥬스 달라고 해서 마시고
엄마 표정이 굳어 있으니 슬슬 눈치만 보고 있어요.

내일모레 부모 참관수업이 있는데
애한테는 '네가 잘못을 했기 때문에 그 벌로 엄마는 그 수업에 안 갈 거야'라고 했더니
그건 억울한지 울어요.


아... 정말 경험 많으신 선배 어머님들 조언 좀 해 주세요.
한 번 혼 내고 잘 알아듣게 설명하고 넘어가면 될 일일까요?

IP : 175.208.xxx.16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4.7.7 9:13 PM (121.167.xxx.168)

    아이가 몇살인가요? 어린이집 다닌다면 다섯살이 안된거 같은데 선생님 엄마가 따끔하게 나쁜 행동이라는 것만 주지시켜 주면 될거 같아요

  • 2. 희뿌윰
    '14.7.7 9:13 PM (220.89.xxx.148)

    잘잘못의 문제로 접근할만큼 성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왜 어른의 잣대로 판단하죠?

  • 3. 엄마
    '14.7.7 9:19 PM (175.208.xxx.167)

    다섯살이에요. 인지도 빠르고 뭐가 문제인지 뻔히 평소에 다 아는 애라서 더 그렇습니다.

  • 4. 희뿌윰
    '14.7.7 9:24 PM (220.89.xxx.148)

    그럼 다섯 살 아이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그런 짓(!)을 했다고 판단한다는 말씀인가요?

  • 5. 희뿌윰
    '14.7.7 9:45 PM (220.89.xxx.148)

    자유의지라고 물어 본 이유는
    자유의지라는 개념은 인간의 의식과 행위에 대한 윤리적 규제와 법률적 판단을 할 때
    쓰이는 용어입니다.
    위 아이는 어린아이로서 그런 판단근거로 나무라거나 질책을 할 대상이 아니라
    그런 행위에 대한 금지와 혀용을 배울 단계이니 차근히 설명해서 그러지 마라라고 할 정도라는
    겁니다.
    상대 아이에게는 부모끼리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서 아이가 그런 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여쭤보고 양가의 부모가 사안를 인식하고 죄의식없이 행한 일을 양해하여 대처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 6. 윗님
    '14.7.7 10:06 PM (39.7.xxx.200)

    맞는말씀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9108 ak몰에서 원피스 구입후 소매수선까지 마쳤는데 원단 불량 발견... 65 soss 2014/08/19 7,024
409107 점집 후기요 2 ㅎㅎ 2014/08/19 5,121
409106 강황이나 울금드시는 분 효과보시나요? 1 망고 2014/08/19 2,617
409105 어제 비저상 장위안 발언에 피식 5 우주 2014/08/19 2,731
409104 [속보]사이버사 정치관여 확인…前사령관 2명 등 21명 입건 14 82쿡인 2014/08/19 1,419
409103 냉장고 공짜로 버리는 방법 13 ... 2014/08/19 4,087
409102 우리나라 굉장히 나이드신 디자이너분인신데... 성함이 생각이 안.. 2 123 2014/08/19 1,778
409101 강남송파서초엔 지하철 많은데 9호선은 왜 또 연결하나요 11 싱크홀 2014/08/19 3,291
409100 냉장고 고민 되요 2 냉장고 80.. 2014/08/19 1,335
409099 남경필 의원 아들이 군에서 문제를 일으켰나바요? 10 82cook.. 2014/08/19 2,065
409098 맥심 아이스 커피에서 에벌레 ㅠㅠ 4 동서식품 2014/08/19 1,572
409097 중2 남자아이 도대체 어찌 해줘야할지 모르겠습니다. 28 아이 2014/08/19 4,792
409096 카카오톡 친구추천에 왜?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하나요? 7 궁금 2014/08/19 10,725
409095 82쿡 엄마당 등 대한민국 어머니 단체들 "유민 아빠는.. 2 브낰 2014/08/19 1,540
409094 남경필 아들이랑 윤일병 죽인 이병장이랑 다를게있나요? 9 ... 2014/08/19 1,826
409093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인상적인 장면 18컷 1 위로 2014/08/19 1,738
409092 교황 "악마, '가난한 이' 교회서 제거 유혹".. 샬랄라 2014/08/19 1,425
409091 석촌지하차도7개 동공.연결하면 한몸,,, 1 .... 2014/08/19 1,615
409090 공동명의된 아파트. 대출내줄테니, 애놓고 나가라는군요. 5 재산 2014/08/19 2,827
409089 카라반, 글램핑 어떤가요? 추천도 해주세요 4 파랑노랑 2014/08/19 2,553
409088 송혜교와 더불어.... 개막장들 열거해 봅시다 12 ㅁㅁ 2014/08/19 5,076
409087 이촌동 상견례하기 좋은 한정식집이나 장소 추천바래요 4 소호 2014/08/19 2,018
409086 김용민의 조간브리핑(8.19) - 교황은 떠나고...(김효진 P.. lowsim.. 2014/08/19 1,072
409085 양쪽 턱끝이 아파서 씹는 것이 힘든 엄마 6 어무이 2014/08/19 1,039
409084 아이 봐 주시는 분 얼마드리면 될까요? 7 아기엄마 2014/08/19 1,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