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언 구해요.. ㅠㅠ

엄마 조회수 : 944
작성일 : 2014-07-07 21:06:10

오후 세 시 쯤 사무실에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어요.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오면 일단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요.
요새 밤에 기침을 하던데 갑자기 열이 올랐나. 지금 조퇴를 할 수 있는 상황인가, 남편 상황은 어떤가
벨이 울려서 전화를 받는 짧은 시간 안에 별 생각이 다 났는데,

막상 전화를 받아보니
차라리 아프다는 전화가 나았을 상황이에요.

어린이집에서 역할놀이를 하는데
상대 여자애가 애기 역할을 했대요.
그런데 '내 배 안에 애기 있다'라고 얘기를 하자 (아마 여자 몸에는 아기집이 있다고 한 걸 그렇게 기억하고 얘기한 듯 해요)
저희 애가 어디 보자고 하면서 손을 배에다 대고
속옷 안으로 손을 넣었대요.

다행히 큰 불상사가 벌어지기 전에 옆에 계시던 선생님이 제지를 하셨고
저희 애는 선생님과 한참 1:1로 면담을 했고
여자애 한테는 저희 애가 사과를 했대요.


담임 선생님은 통화하면서 '너무 크게 혼내지 마시고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도해 주시면 된다'고 하시고
아이 데리러 가서 만난 원감 선생님도
'너무 혼 많이 내지 마세요'하시는데

이게 어디 혼을 안 낼 일인가요.

데리러 간 엄마 표정이 굳어 있으니 눈치를 채고 먼저 울먹대는 걸
일단 빈 교실에 데려가서 애 얘기를 듣고 따끔하게 혼을 냈어요.

선생님 전화 받고서는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애 데리고 집으로 오는 길에도 머릿속이 캄캄합니다.

평소에 '네 고추를 남한테 보여줘서도 안되고 남의 고추를 보자고 해도 안되는 거야'라고
수없이 얘기했는데 왜 그랬을까요.

선생님께서는 이름을 얘기 안 해 주셨는데
저희 애가 누구라고 바로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그 집 엄마아빠 다 알고 종종 할머니께서 데리러 오셔서 마주치면 떡도 얻어먹고 했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은 기분이에요.

당장 내일 여자애 부모님께는 사과를 해야겠는데
창피하고 애 잘못 키운 엄마가 돼서 얼굴도 못 마주치겠어요.


저희 애는 지금 지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집에 오는 길에 혼자 기분이 풀려서는 색종이접고 엄마한테는 토마토쥬스 달라고 해서 마시고
엄마 표정이 굳어 있으니 슬슬 눈치만 보고 있어요.

내일모레 부모 참관수업이 있는데
애한테는 '네가 잘못을 했기 때문에 그 벌로 엄마는 그 수업에 안 갈 거야'라고 했더니
그건 억울한지 울어요.


아... 정말 경험 많으신 선배 어머님들 조언 좀 해 주세요.
한 번 혼 내고 잘 알아듣게 설명하고 넘어가면 될 일일까요?

IP : 175.208.xxx.16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4.7.7 9:13 PM (121.167.xxx.168)

    아이가 몇살인가요? 어린이집 다닌다면 다섯살이 안된거 같은데 선생님 엄마가 따끔하게 나쁜 행동이라는 것만 주지시켜 주면 될거 같아요

  • 2. 희뿌윰
    '14.7.7 9:13 PM (220.89.xxx.148)

    잘잘못의 문제로 접근할만큼 성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왜 어른의 잣대로 판단하죠?

  • 3. 엄마
    '14.7.7 9:19 PM (175.208.xxx.167)

    다섯살이에요. 인지도 빠르고 뭐가 문제인지 뻔히 평소에 다 아는 애라서 더 그렇습니다.

  • 4. 희뿌윰
    '14.7.7 9:24 PM (220.89.xxx.148)

    그럼 다섯 살 아이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그런 짓(!)을 했다고 판단한다는 말씀인가요?

  • 5. 희뿌윰
    '14.7.7 9:45 PM (220.89.xxx.148)

    자유의지라고 물어 본 이유는
    자유의지라는 개념은 인간의 의식과 행위에 대한 윤리적 규제와 법률적 판단을 할 때
    쓰이는 용어입니다.
    위 아이는 어린아이로서 그런 판단근거로 나무라거나 질책을 할 대상이 아니라
    그런 행위에 대한 금지와 혀용을 배울 단계이니 차근히 설명해서 그러지 마라라고 할 정도라는
    겁니다.
    상대 아이에게는 부모끼리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서 아이가 그런 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여쭤보고 양가의 부모가 사안를 인식하고 죄의식없이 행한 일을 양해하여 대처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 6. 윗님
    '14.7.7 10:06 PM (39.7.xxx.200)

    맞는말씀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5181 배우 이정재와 동양그룹 부회장 이혜경 34 블랙아웃 2014/09/06 136,882
415180 순하고 엄청 착해보여서 탈인데 ㅠ 4 음냐 2014/09/06 2,210
415179 올해 하나고 합격발표났나요? 1 ... 2014/09/06 1,516
415178 식당에서 빈 맥주병 소주병에 오줌누게하는거 10 .... 2014/09/06 2,164
415177 기가막혔던 관상가(광고 아님-_-) 1 그때 그 관.. 2014/09/06 2,584
415176 (25) 수퍼대보름달 추석에도 잊지않고있습니다 1 진상규명 2014/09/06 1,004
415175 유민아빠 한겨레 인터뷰중 2 세월호 2014/09/06 2,282
415174 권리세는 아직 깨어나지 못한건가요? 4 광팬 2014/09/06 5,350
415173 어깨 뒷목의 통증 때문에 운동치료 받은 후기 16 대한민국 2014/09/06 10,926
415172 아주 친한 이웃 동생의 딸 결혼식에 12 얼마쯤 2014/09/06 3,413
415171 서명부탁합니다,) '라주'라는 코끼리를 구해주세요. 6 동물원 2014/09/06 1,238
415170 편강한의원 진료받아보신 분! 1 아들걱정 2014/09/06 2,353
415169 슈스케 재밌네요 4 히히 2014/09/06 2,130
415168 지ᆞ오ᆞ디 나와요 ㅎ 11 유희열 스켓.. 2014/09/06 2,086
415167 이병헌 사건 이지연 모델 사진 6 fes 2014/09/06 27,149
415166 진실을 덮으려는 자가 범인입니다 3 샬랄라 2014/09/06 1,884
415165 한국 중고생들 거의 스마트폰 쓰나요? 5 고민되네요 2014/09/06 1,439
415164 전지현.송혜교가 중국본토형미인이에요?? 2 .. 2014/09/06 3,112
415163 치과에 갔을때 몇개는 다음달에 치료해달라고 해도 될까요..???.. 4 ... 2014/09/06 1,570
415162 뽐뿌란 곳이 어떤 곳인가요? 5 ... 2014/09/06 2,887
415161 지방인데요.노점 옷장사 한번 해보려합니다.도움이 필요해요. 노점옷장사 2014/09/05 2,055
415160 마음이 아픈데 온몸이 욱신거려요 4 2014/09/05 1,372
415159 괜찮아 사랑이야, 결말아시는분? 4 괜사 2014/09/05 3,600
415158 아 연애의 발견 완전 달달하네요~ 10 흐흐 2014/09/05 5,025
415157 급질-전복요 ㅠ ㅠ 2 나나 2014/09/05 1,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