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언 구해요.. ㅠㅠ

엄마 조회수 : 948
작성일 : 2014-07-07 21:06:10

오후 세 시 쯤 사무실에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어요.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오면 일단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요.
요새 밤에 기침을 하던데 갑자기 열이 올랐나. 지금 조퇴를 할 수 있는 상황인가, 남편 상황은 어떤가
벨이 울려서 전화를 받는 짧은 시간 안에 별 생각이 다 났는데,

막상 전화를 받아보니
차라리 아프다는 전화가 나았을 상황이에요.

어린이집에서 역할놀이를 하는데
상대 여자애가 애기 역할을 했대요.
그런데 '내 배 안에 애기 있다'라고 얘기를 하자 (아마 여자 몸에는 아기집이 있다고 한 걸 그렇게 기억하고 얘기한 듯 해요)
저희 애가 어디 보자고 하면서 손을 배에다 대고
속옷 안으로 손을 넣었대요.

다행히 큰 불상사가 벌어지기 전에 옆에 계시던 선생님이 제지를 하셨고
저희 애는 선생님과 한참 1:1로 면담을 했고
여자애 한테는 저희 애가 사과를 했대요.


담임 선생님은 통화하면서 '너무 크게 혼내지 마시고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도해 주시면 된다'고 하시고
아이 데리러 가서 만난 원감 선생님도
'너무 혼 많이 내지 마세요'하시는데

이게 어디 혼을 안 낼 일인가요.

데리러 간 엄마 표정이 굳어 있으니 눈치를 채고 먼저 울먹대는 걸
일단 빈 교실에 데려가서 애 얘기를 듣고 따끔하게 혼을 냈어요.

선생님 전화 받고서는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애 데리고 집으로 오는 길에도 머릿속이 캄캄합니다.

평소에 '네 고추를 남한테 보여줘서도 안되고 남의 고추를 보자고 해도 안되는 거야'라고
수없이 얘기했는데 왜 그랬을까요.

선생님께서는 이름을 얘기 안 해 주셨는데
저희 애가 누구라고 바로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그 집 엄마아빠 다 알고 종종 할머니께서 데리러 오셔서 마주치면 떡도 얻어먹고 했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은 기분이에요.

당장 내일 여자애 부모님께는 사과를 해야겠는데
창피하고 애 잘못 키운 엄마가 돼서 얼굴도 못 마주치겠어요.


저희 애는 지금 지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집에 오는 길에 혼자 기분이 풀려서는 색종이접고 엄마한테는 토마토쥬스 달라고 해서 마시고
엄마 표정이 굳어 있으니 슬슬 눈치만 보고 있어요.

내일모레 부모 참관수업이 있는데
애한테는 '네가 잘못을 했기 때문에 그 벌로 엄마는 그 수업에 안 갈 거야'라고 했더니
그건 억울한지 울어요.


아... 정말 경험 많으신 선배 어머님들 조언 좀 해 주세요.
한 번 혼 내고 잘 알아듣게 설명하고 넘어가면 될 일일까요?

IP : 175.208.xxx.16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4.7.7 9:13 PM (121.167.xxx.168)

    아이가 몇살인가요? 어린이집 다닌다면 다섯살이 안된거 같은데 선생님 엄마가 따끔하게 나쁜 행동이라는 것만 주지시켜 주면 될거 같아요

  • 2. 희뿌윰
    '14.7.7 9:13 PM (220.89.xxx.148)

    잘잘못의 문제로 접근할만큼 성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왜 어른의 잣대로 판단하죠?

  • 3. 엄마
    '14.7.7 9:19 PM (175.208.xxx.167)

    다섯살이에요. 인지도 빠르고 뭐가 문제인지 뻔히 평소에 다 아는 애라서 더 그렇습니다.

  • 4. 희뿌윰
    '14.7.7 9:24 PM (220.89.xxx.148)

    그럼 다섯 살 아이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그런 짓(!)을 했다고 판단한다는 말씀인가요?

  • 5. 희뿌윰
    '14.7.7 9:45 PM (220.89.xxx.148)

    자유의지라고 물어 본 이유는
    자유의지라는 개념은 인간의 의식과 행위에 대한 윤리적 규제와 법률적 판단을 할 때
    쓰이는 용어입니다.
    위 아이는 어린아이로서 그런 판단근거로 나무라거나 질책을 할 대상이 아니라
    그런 행위에 대한 금지와 혀용을 배울 단계이니 차근히 설명해서 그러지 마라라고 할 정도라는
    겁니다.
    상대 아이에게는 부모끼리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서 아이가 그런 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여쭤보고 양가의 부모가 사안를 인식하고 죄의식없이 행한 일을 양해하여 대처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 6. 윗님
    '14.7.7 10:06 PM (39.7.xxx.200)

    맞는말씀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9104 애저요리 징그러워요 8 똘끼 2014/09/20 2,988
419103 미국교포들..뉴욕 UN 집회 21일 부터 시작 7 UN 2014/09/20 1,492
419102 현직/전직 교사이신 분들께 질문드려도 될까요? 6 amy 2014/09/20 2,197
419101 애가 떼쓰며 울때 5 질문 2014/09/20 1,963
419100 절친의 결혼 2 ㅇㅇ 2014/09/20 1,952
419099 이번 슈스케6 정말 다들 잘해요(벗님들) 31 뮤지션 2014/09/20 5,349
419098 역시 색누리당 " 전세계에 대한민국 국격을" 3 닥시러 2014/09/20 1,902
419097 제가 몸이 아픈게 운동부족이었나봐요;; 산후풍인줄 알았는데;; 2 오호 2014/09/20 2,593
419096 제 가슴통증의 원인이 무엇일까요? 14 알고싶다 2014/09/20 6,917
419095 고대 근처 새 아파트 추천 3 별바우 2014/09/20 2,339
419094 이게 그렇게 자랑할 정도로 잘사는건가요?? 5 호로록 2014/09/20 3,545
419093 서대문구 연희동쪽 살기 어떤가요? 8 서대문구 2014/09/20 12,780
419092 충격> 박근령 "언니를 최태민으로 부터 구해달라&.. 10 닥시러 2014/09/20 5,423
419091 어금니 때우는 것과 씌우는 것 중에 어떤 걸 하나요? 6 소심녀 2014/09/20 2,378
419090 유기그릇이요~ 3 .. 2014/09/19 2,128
419089 아들 성장판 검사에서 키가 2미터가 나왔네요 ㅜㅜ 23 엄마 2014/09/19 12,445
419088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부결에 따른 단상! 4 큰맘 2014/09/19 1,903
419087 반찬 용기 어떤게 좋은가요? 1 .. 2014/09/19 1,479
419086 초등학교 도서관, 토요일에 1 123 2014/09/19 1,175
419085 진동 파운데이션 써보신 분 계세요? ... 2014/09/19 1,091
419084 케일 갈아먹는거요.. 건더기 드세요? 4 뜰뜰 2014/09/19 2,919
419083 필리핀 사람들 왜이리 낙천적일까요? 9 이유 2014/09/19 3,914
419082 국민TV가 왜 조작TV인지.. 9 ... 2014/09/19 1,537
419081 (닭시러)꽃보다 청춘보니 힐링 되네요 38 훈훈 2014/09/19 9,936
419080 세월호157일) 가슴시린 실종자님들..가족에게 돌아와주세요.. 13 bluebe.. 2014/09/19 1,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