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언 구해요.. ㅠㅠ

엄마 조회수 : 885
작성일 : 2014-07-07 21:06:10

오후 세 시 쯤 사무실에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어요.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오면 일단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요.
요새 밤에 기침을 하던데 갑자기 열이 올랐나. 지금 조퇴를 할 수 있는 상황인가, 남편 상황은 어떤가
벨이 울려서 전화를 받는 짧은 시간 안에 별 생각이 다 났는데,

막상 전화를 받아보니
차라리 아프다는 전화가 나았을 상황이에요.

어린이집에서 역할놀이를 하는데
상대 여자애가 애기 역할을 했대요.
그런데 '내 배 안에 애기 있다'라고 얘기를 하자 (아마 여자 몸에는 아기집이 있다고 한 걸 그렇게 기억하고 얘기한 듯 해요)
저희 애가 어디 보자고 하면서 손을 배에다 대고
속옷 안으로 손을 넣었대요.

다행히 큰 불상사가 벌어지기 전에 옆에 계시던 선생님이 제지를 하셨고
저희 애는 선생님과 한참 1:1로 면담을 했고
여자애 한테는 저희 애가 사과를 했대요.


담임 선생님은 통화하면서 '너무 크게 혼내지 마시고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도해 주시면 된다'고 하시고
아이 데리러 가서 만난 원감 선생님도
'너무 혼 많이 내지 마세요'하시는데

이게 어디 혼을 안 낼 일인가요.

데리러 간 엄마 표정이 굳어 있으니 눈치를 채고 먼저 울먹대는 걸
일단 빈 교실에 데려가서 애 얘기를 듣고 따끔하게 혼을 냈어요.

선생님 전화 받고서는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애 데리고 집으로 오는 길에도 머릿속이 캄캄합니다.

평소에 '네 고추를 남한테 보여줘서도 안되고 남의 고추를 보자고 해도 안되는 거야'라고
수없이 얘기했는데 왜 그랬을까요.

선생님께서는 이름을 얘기 안 해 주셨는데
저희 애가 누구라고 바로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그 집 엄마아빠 다 알고 종종 할머니께서 데리러 오셔서 마주치면 떡도 얻어먹고 했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은 기분이에요.

당장 내일 여자애 부모님께는 사과를 해야겠는데
창피하고 애 잘못 키운 엄마가 돼서 얼굴도 못 마주치겠어요.


저희 애는 지금 지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집에 오는 길에 혼자 기분이 풀려서는 색종이접고 엄마한테는 토마토쥬스 달라고 해서 마시고
엄마 표정이 굳어 있으니 슬슬 눈치만 보고 있어요.

내일모레 부모 참관수업이 있는데
애한테는 '네가 잘못을 했기 때문에 그 벌로 엄마는 그 수업에 안 갈 거야'라고 했더니
그건 억울한지 울어요.


아... 정말 경험 많으신 선배 어머님들 조언 좀 해 주세요.
한 번 혼 내고 잘 알아듣게 설명하고 넘어가면 될 일일까요?

IP : 175.208.xxx.16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4.7.7 9:13 PM (121.167.xxx.168)

    아이가 몇살인가요? 어린이집 다닌다면 다섯살이 안된거 같은데 선생님 엄마가 따끔하게 나쁜 행동이라는 것만 주지시켜 주면 될거 같아요

  • 2. 희뿌윰
    '14.7.7 9:13 PM (220.89.xxx.148)

    잘잘못의 문제로 접근할만큼 성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왜 어른의 잣대로 판단하죠?

  • 3. 엄마
    '14.7.7 9:19 PM (175.208.xxx.167)

    다섯살이에요. 인지도 빠르고 뭐가 문제인지 뻔히 평소에 다 아는 애라서 더 그렇습니다.

  • 4. 희뿌윰
    '14.7.7 9:24 PM (220.89.xxx.148)

    그럼 다섯 살 아이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그런 짓(!)을 했다고 판단한다는 말씀인가요?

  • 5. 희뿌윰
    '14.7.7 9:45 PM (220.89.xxx.148)

    자유의지라고 물어 본 이유는
    자유의지라는 개념은 인간의 의식과 행위에 대한 윤리적 규제와 법률적 판단을 할 때
    쓰이는 용어입니다.
    위 아이는 어린아이로서 그런 판단근거로 나무라거나 질책을 할 대상이 아니라
    그런 행위에 대한 금지와 혀용을 배울 단계이니 차근히 설명해서 그러지 마라라고 할 정도라는
    겁니다.
    상대 아이에게는 부모끼리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서 아이가 그런 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여쭤보고 양가의 부모가 사안를 인식하고 죄의식없이 행한 일을 양해하여 대처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 6. 윗님
    '14.7.7 10:06 PM (39.7.xxx.200)

    맞는말씀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5915 노유진(노회찬, 유시민, 진중권)의 정치카페 7회 - '화끈한 .. 1 lowsim.. 2014/07/08 1,294
395914 전세자금대출은요 3 2014/07/08 1,700
395913 지금 아침드라마 보면서 이해가 안가서요 4 뭐지? 2014/07/08 1,541
395912 이명박이 독도에 간거 기억나세요? 1 지금은기다려.. 2014/07/08 1,276
395911 언제쯤 좀 자유로워질까요 2 나는 엄마다.. 2014/07/08 755
395910 결혼전 오래 사귄 여친이 있는 남편 48 왜이럴까 2014/07/08 27,968
395909 삼*화재에 다닌다는데 병원들락거리는일 뭐에요? 14 뭐지요 2014/07/08 2,075
395908 목요일 비행기 뜰까요? ㅜㅜ 4 .... 2014/07/08 1,087
395907 이희준의 그날들 3 유나 2014/07/08 1,577
395906 목동아파트는 재건축 아직 멀었나요? 5 재건축 2014/07/08 2,736
395905 이병기도 최양희도 '휴대폰 감청 허용해야'(종합) 3 그들의임무는.. 2014/07/08 956
395904 2014년 7월 8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1 세우실 2014/07/08 794
395903 나만 왜 이리 살 찔까.. 20 속상했던 어.. 2014/07/08 5,038
395902 남자수영복 ㅜㅜ (급해요..) 7 몬살아.. 2014/07/08 937
395901 새가슴인 아이 어떻게 하면 강심장 만들까요? 2 강심장 2014/07/08 1,199
395900 아이들 영양제 섭취, 의사아빠의 최종결론은? 2 집배원 2014/07/08 3,675
395899 이 영화 아시는 분 있으려나요...영화전문가님들 7 알려주셈 2014/07/08 2,108
395898 연민 2 갱스브르 2014/07/08 1,166
395897 며느리한테 당하고 사는 호구시댁 많지 않나요? 44 ㅇㅇ 2014/07/08 14,160
395896 이혼이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17 핵가족 2014/07/08 4,298
395895 형제애는 타고나나요 ? 교육인가요 8 정말 2014/07/08 2,818
395894 5살 딸과 또 전쟁.... 19 슬픈엄마 2014/07/08 3,856
395893 이 시간에 안자면 3 .. 2014/07/08 1,104
395892 대박! 찾아주셨어요!!!! ㅠㅠ 22 찾아주실 수.. 2014/07/08 16,053
395891 카스 삭제어케 해요? 1 ? 2014/07/08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