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언 구해요.. ㅠㅠ

엄마 조회수 : 890
작성일 : 2014-07-07 21:06:10

오후 세 시 쯤 사무실에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어요.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오면 일단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요.
요새 밤에 기침을 하던데 갑자기 열이 올랐나. 지금 조퇴를 할 수 있는 상황인가, 남편 상황은 어떤가
벨이 울려서 전화를 받는 짧은 시간 안에 별 생각이 다 났는데,

막상 전화를 받아보니
차라리 아프다는 전화가 나았을 상황이에요.

어린이집에서 역할놀이를 하는데
상대 여자애가 애기 역할을 했대요.
그런데 '내 배 안에 애기 있다'라고 얘기를 하자 (아마 여자 몸에는 아기집이 있다고 한 걸 그렇게 기억하고 얘기한 듯 해요)
저희 애가 어디 보자고 하면서 손을 배에다 대고
속옷 안으로 손을 넣었대요.

다행히 큰 불상사가 벌어지기 전에 옆에 계시던 선생님이 제지를 하셨고
저희 애는 선생님과 한참 1:1로 면담을 했고
여자애 한테는 저희 애가 사과를 했대요.


담임 선생님은 통화하면서 '너무 크게 혼내지 마시고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도해 주시면 된다'고 하시고
아이 데리러 가서 만난 원감 선생님도
'너무 혼 많이 내지 마세요'하시는데

이게 어디 혼을 안 낼 일인가요.

데리러 간 엄마 표정이 굳어 있으니 눈치를 채고 먼저 울먹대는 걸
일단 빈 교실에 데려가서 애 얘기를 듣고 따끔하게 혼을 냈어요.

선생님 전화 받고서는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애 데리고 집으로 오는 길에도 머릿속이 캄캄합니다.

평소에 '네 고추를 남한테 보여줘서도 안되고 남의 고추를 보자고 해도 안되는 거야'라고
수없이 얘기했는데 왜 그랬을까요.

선생님께서는 이름을 얘기 안 해 주셨는데
저희 애가 누구라고 바로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그 집 엄마아빠 다 알고 종종 할머니께서 데리러 오셔서 마주치면 떡도 얻어먹고 했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은 기분이에요.

당장 내일 여자애 부모님께는 사과를 해야겠는데
창피하고 애 잘못 키운 엄마가 돼서 얼굴도 못 마주치겠어요.


저희 애는 지금 지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집에 오는 길에 혼자 기분이 풀려서는 색종이접고 엄마한테는 토마토쥬스 달라고 해서 마시고
엄마 표정이 굳어 있으니 슬슬 눈치만 보고 있어요.

내일모레 부모 참관수업이 있는데
애한테는 '네가 잘못을 했기 때문에 그 벌로 엄마는 그 수업에 안 갈 거야'라고 했더니
그건 억울한지 울어요.


아... 정말 경험 많으신 선배 어머님들 조언 좀 해 주세요.
한 번 혼 내고 잘 알아듣게 설명하고 넘어가면 될 일일까요?

IP : 175.208.xxx.16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4.7.7 9:13 PM (121.167.xxx.168)

    아이가 몇살인가요? 어린이집 다닌다면 다섯살이 안된거 같은데 선생님 엄마가 따끔하게 나쁜 행동이라는 것만 주지시켜 주면 될거 같아요

  • 2. 희뿌윰
    '14.7.7 9:13 PM (220.89.xxx.148)

    잘잘못의 문제로 접근할만큼 성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왜 어른의 잣대로 판단하죠?

  • 3. 엄마
    '14.7.7 9:19 PM (175.208.xxx.167)

    다섯살이에요. 인지도 빠르고 뭐가 문제인지 뻔히 평소에 다 아는 애라서 더 그렇습니다.

  • 4. 희뿌윰
    '14.7.7 9:24 PM (220.89.xxx.148)

    그럼 다섯 살 아이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그런 짓(!)을 했다고 판단한다는 말씀인가요?

  • 5. 희뿌윰
    '14.7.7 9:45 PM (220.89.xxx.148)

    자유의지라고 물어 본 이유는
    자유의지라는 개념은 인간의 의식과 행위에 대한 윤리적 규제와 법률적 판단을 할 때
    쓰이는 용어입니다.
    위 아이는 어린아이로서 그런 판단근거로 나무라거나 질책을 할 대상이 아니라
    그런 행위에 대한 금지와 혀용을 배울 단계이니 차근히 설명해서 그러지 마라라고 할 정도라는
    겁니다.
    상대 아이에게는 부모끼리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서 아이가 그런 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여쭤보고 양가의 부모가 사안를 인식하고 죄의식없이 행한 일을 양해하여 대처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 6. 윗님
    '14.7.7 10:06 PM (39.7.xxx.200)

    맞는말씀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1371 남편하고 같이볼거에요 댓글많이달아주세요 99 답답 2014/07/25 14,935
401370 금덩이 상품권 길에서 주으면? 3 ㅇㅇ 2014/07/25 1,737
401369 세월호 행진, 엠네스티에서도 왔네요. 2 100 2014/07/25 1,030
401368 서정희는 알아서 하겠죠 7 .. 2014/07/25 3,088
401367 경찰이 미친 거 같답니다 17 잊지마 세월.. 2014/07/25 5,139
401366 정말로 기운이 빠집니다. 어떡하면 좋죠? 1 2014/07/25 817
401365 끔찍한 폭력의 전말 (서정희) 24 전지현 2014/07/25 19,593
401364 충격 증언이 있네요 4 잊지마 세월.. 2014/07/24 3,443
401363 이근안, 서세원같은 목사... ㅇㅇㅇ 2014/07/24 1,005
401362 100-162) 세월호100일인데 ..많은 분들이 이름 불러주세.. 18 bluebe.. 2014/07/24 632
401361 팩트티비 23 차벽 이제 .. 2014/07/24 1,449
401360 제습기 6리터 짜리 괜찮은가요? 8 살빼자^^ 2014/07/24 2,273
401359 대안학교 관련 문의 글 올리신 분 보세요. 1 wisher.. 2014/07/24 1,207
401358 김장훈,고 이보미양이 부르는 거위의꿈 5 마니또 2014/07/24 1,030
401357 [단독] "변사체 4월경에 발견, 발설말라 입단속했다&.. 94 82쿡인 2014/07/24 15,413
401356 스타벅스가 유태인들이랑 관련이 있다는데 17 잊지마 세월.. 2014/07/24 3,502
401355 헬스장 갈 때 타월 자기거 들고 가나요? 6 아리송해 2014/07/24 4,376
401354 초파리 트랩을 놓아도 전혀 잡히지가 않네요..;;; 15 뿌라이 2014/07/24 10,162
401353 세상은 모든게 약육강식인걸 이제야 깨달았네요. 2 sdgdfs.. 2014/07/24 2,144
401352 [세월호100일-160] 현재 광화문 영상 3 잊지마 세월.. 2014/07/24 1,071
401351 비전공자예요. 2 엄마 2014/07/24 1,378
401350 세월호100-158, 광화문의 유가족분들도 실종자님 잊지말아달락.. 12 bluebe.. 2014/07/24 1,003
401349 육아 도우미 면접때 뭘 물어봐야할까요? 12 모모 2014/07/24 2,973
401348 (세월호 100일 158 ) 단식 7일째...근데 저 좀 도와주.. 17 연못댁 2014/07/24 2,326
401347 세월호100일-157)이지애 나왔는데요.. 2 마니또 2014/07/24 2,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