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 보낸 주말이 또 지나갑니다

.... 조회수 : 2,448
작성일 : 2014-07-06 20:43:16
이번 주말은 대략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보냈군요.

어제는 엄마와 식당에 갔다가 네일도 받고 왔어요.
식당은 저희 직장 할인이 되는 곳인데, 그래도 비쌉니다. 저도 한 두 번 밖엔 가보지 못했어요. 엄마가 좋아하는 부페식당인데다 해산물도 아주 많아서, 엄마는 배부르게 드시고 아주 만족했어요. 생신 기념이니까 가끔은 기분을 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랍스터는 별로지만, 엄마는 그걸 특히 좋아하셨어요. 게와 새우를 보곤 집에 두고 온 고양이가 생각난다고 ㅋㅋ. 고양이가 새우 킬러랍니다. 밑반찬에 아이스크림까지 죄다 갖다 먹었어요. 직원들도 참 친절하구요. 미리 예약을 했더니 자리도 좋았구요.

엄마는 네일을 받은 적이 아마 한 번도 없을 거에요. 그래서 소셜에서 쿠폰을 사서, 패디큐어까지 한 번에 받았어요. 둘 다 손은 연분홍, 발은 빨강으로 발랐어요. 젤네일이라서 일이주는 끄떡 없겠어요. 엄마는 처음엔 싫어하는 것 같았지만, 다 하고 나니 너무 좋아하셨어요.

제가 원래 그리 살가운 딸은 아닌데, 최근에 아는 분 부모님 일을 좀 도와드리다 보니 깨달은 바가 있어요. 울 엄마 아빠도 곧 저리 나이드시고 움직이기 어려울 때가 오겠구나, 그 전에 잘해드리자, 뭐 이런 거지요.

오늘은 신세진 분을 위해 선물을 사러 갔었어요. 제 일이 아니라 제 상사의 일을 다른 부서 높은 분에게 개인적으로 부탁드린 것인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분이지만 잘 도와주셨어요. (제 상사는 지금 출장 중이라서 아직 정확히는 내용을 몰라요) 그래서 업무에 필요할 것 같은 작은 것을 사서 드렸지요. 우리는 서로 급할 때 신세 지는 관계이긴 한데, 직급에 큰 차이가 있어서 좀 어렵군요. 

가족이 뭘까 요즘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아직 잘 모르겠군요. 저는 지금 혼자, 아니, 고양이 한 마리와 살지만 여기서 식구를 더 늘릴 생각은 별로 안 들어요. 옆에서 눈키스 날리는 우리 고양이, 하품을 쩍 하고 기지개 켜는 걸 보면 참 좋아요. 하지만 이 놈도 말썽도 많이 부리고, 또 아프기도 하고, 그러면 직장에서 마음이 많이 쓰이거든요. 부모님과 친구들, 직장 사람들과 고양이 정도면 인생이 이미 가득 차버려요. 가끔 다른 사람들의 가족 이야기를 들으도 진심으로 좋겠다는 느낌도 별로 없구요. 

오늘 육개월만에 다시 인바디 해보니 근육은 2-3킬로 늘고 지방은 그만큼 줄었더군요. 이제 피티라도 받아볼까 싶어요. 혼자 운동해서 올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인 것 같아요. 주말마다 빡센 운동, 쇼핑, 휴식이 좋군요. 어제 운동 팬츠 두 개를 샀더니 더 좋아요^^ 당분간은 이 상태가 아마 유지되지 않을까요? 혹시 어디서 괜찮은 남자를 찾게 되면 모르겠지만요.

IP : 121.160.xxx.15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네요
    '14.7.6 8:53 PM (180.228.xxx.111)

    소소하지만 보람된 일상 ㅎㅎ
    고양이는 뭐 키우세요?

  • 2. ..
    '14.7.6 8:57 PM (121.160.xxx.155)

    고양이는 실은 누가 좀 맡아달라고 해서 몇 년 째 맡아주고 있는데,
    종을 알 수 없는 크고 흰 고양이입니다.
    터키쉬 앙고라이거나 페르시안 혼혈이 아닐까 싶어요.

  • 3. 터앙 장모종이면
    '14.7.6 9:02 PM (180.228.xxx.111)

    털이 좀 빠지겠네요... 페르시안은 넘 못생긴것 같고,,,
    전 집에 놓고 어학연수 다녀오니 고양이가 지하실로 유배당해 있었다는. ㅎㅎㅎㅎㅎ

    운동은 역시 옷을 갖춰입고 하는게 좋은것 같아요.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하다보면 멋진 사람이 되어 남자는 저절로 생가겠죠...^^ 남은 주말 잘 보내시길.

  • 4. ...
    '14.7.6 9:07 PM (121.160.xxx.155)

    고양이는 턱 긁어주면 목을 앞으로 빼고 눈을 지그시 감고 못생긴 표정을 짓는데 그게 너무너무 귀여워요. 머리통이 너무 커서, 사진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아기고양이냐고 몇 개월 되었냐고 그러네요. 음;..50개월쯤?

  • 5. 이런
    '14.7.6 10:09 PM (112.149.xxx.115)

    잔잔한 글 넘 좋아요.
    맘이 편안해지네요.

  • 6. 그린 티
    '14.7.6 11:33 PM (220.118.xxx.206)

    엄마와 보내는 주말.. 눈시울이 시큰해집니다. 고생하시다 좀 살만하니 어느 날 갑자기 가신 울 친정어머니 생각에..그게 벌써 12년전이네요. 원글님 참 잘하고 계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7765 [잊지않겠습니다] 단원고아이들의 도보행진 2 청명하늘 2014/07/16 771
397764 이 영어 좀 해석해주시겠어요? 9 ... 2014/07/16 1,073
397763 영어사교육 어릴때 과잉투자하지 않아도 되는거 맞아요. 30 영어공부 2014/07/16 4,747
397762 미국간 친구. 전화번호라도 알고 싶은데 14 이제다시 2014/07/16 1,537
397761 단원고 아이들....근처에 계신분들 도와주세요!! 4 나도 2014/07/16 1,476
397760 냉장고 추천요!!! 2 솔향 2014/07/16 1,128
397759 초.중학 아이 키우시는 분들 1 당근 2014/07/16 734
397758 제 개인 화장실을 꾸미려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팁좀 주세요.. 8 화장실. 2014/07/16 1,611
397757 오늘(16일)부터 수도권광역버스 입석 전면금지 1 세우실 2014/07/16 709
397756 영어 듣고 읽기 그만 시켜야 할까요? 2 초등6 2014/07/16 1,154
397755 중2학생이 고1 모의고사 영어 90점 넘게 나왔다면 17 어떤가요? 2014/07/16 7,575
397754 세부 샹그릴라 리조트 요즘 가는거 어떤가요 4 ... 2014/07/16 2,026
397753 제2 롯데월드 미스터리 7월 오픈 무산된 이유는? 7 큰일날뻔 2014/07/16 2,561
397752 발아현미 집에서 해드시는 분~~ 14 알려주세요 2014/07/16 2,015
397751 강쥐 사과 3 견주초보 2014/07/16 1,218
397750 앞무릎쪽이 어딘가 부딪힌것처럼 아픕니다. 1 무릎 2014/07/16 722
397749 시사통 김종배입니다[07/16am] 짧지만 굵었던 5분? lowsim.. 2014/07/16 712
397748 "朴대통령, 최경환 장관 등 5명 어제 임명".. 6 헐~ 2014/07/16 1,372
397747 초6 남자애 키우시는 맘님들.. 7 발육상태 2014/07/16 1,379
397746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백제의 역사 mac250.. 2014/07/16 1,377
397745 제주도 VS 거제도 5 가족여행 2014/07/16 2,517
397744 급질..김천실내체육관근처에 1 커피중독 2014/07/16 1,247
397743 노각 짜게 절여졌을땐 어떻게해요?ㅠ 3 샤랄 2014/07/16 1,223
397742 동물병원 소개... 급합니다. 6 ... 2014/07/16 1,684
397741 '올가'에는 괜찮은 식품들이 뭐뭐가 있나요? 3 올가 2014/07/16 1,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