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손해'보는걸 못 견뎌 합니다...

40대 중반 조회수 : 4,447
작성일 : 2014-07-02 13:51:46
요즘 심리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40대 중반 접어들면서, 지금까지의 삶을 한번 돌아보고
앞으로의 생을 좀더 좋은 방향으로 살아보고자 시작했어요.
심리 상담이 참 도움된다 싶은게.. 제 자신에 대해 좀더 많은 걸 알려주네요.

제가 그동안 자초했던 많은 불행들과 주변 사람들과의 불화가
제 손해보는 걸 싫어하는 성격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 그 어느 누구가 손해보는 걸 좋아하겠습니까마는
제가 느끼는 민감함과 괴로움의 강도가 남다른 건 맞습니다.

지난 주말의 일화를 말씀드리면..
저녁에 모 갈비집의 김치말이국수가 먹고 싶어
가까운 두 개 분점에 남편이 전화를 걸어 확인했습니다
주택가에 있는 분점에선  저녁메뉴 단품으로는 판매하지 않는다더군요.
사무실지역에 있는 분점에선 주말이라 손님이 좀 없어선지 가능하다고 해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그 분점에선 김치말이 국수 메뉴 자체가 없는 겁니다..
남편이 전화할 때 제가 옆에서 듣고 있었기 때문에 남편이 실수한 건 아닙니다.
전화받은 직원이 아마도 냉면 메뉴 정도로 착각했던 것 같아요.
그 상황에서 전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어쩌지 못해 울그락푸르락.. 
서빙하는 여직원한테 신경질을 내고..
영문 모르는 여직원은 그저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남편이 무척 배고파하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냥 냉면을 시켜 먹고 나오긴 했지만,
직접 통화한 당사자인 남편이 "그냥 됐다" 하니 그조차도 화가 나고...
예전 같으면 그런 상황에서 남편한테도 대놓고 화를 냈을 거예요. 왜 제대로 사장 불러 항의를 안하냐구요.
그런데... 그냥 남편처럼 너그럽게 상대방의 실수를 넘어가주는 사람들도 세상엔 많고
그런게 또 길게 보면 본인의 정신건강에도 더 도움이 되는 거란 걸 요즘 '고민'하고 있어요

상대방의 실수로 내가 피해입은 거에 대해 너그러워지는 것
내 자신의 판단 미스로 이런 저런 손해 본 거에 대해 내 자신을 책망하는 걸 멈추는 것...
이런 걸 '연습'한다고 될까 싶기도 하고...
심리 상담해주시는 선생님께 여쭤보니 '깨닫는/느끼는 순간'이 오면 일시에 해결될 거라는데,
몇 주째 이 화두를 붙들고 있는데... 

좋은 말씀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IP : 182.212.xxx.1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7.2 2:04 PM (218.144.xxx.34)

    친구 관계든 가족 관계든 의도적으로 약간은 손해를 보는 타입인데요...예를 들면 밥값 커피값도 성질 급해서 먼저 집안 행사 돈내는것도 먼저입니다. 근데 한번도 후회해본적이 없네요. 그 다음 어떤 형태로든 나한테 그 몇배로 좋은 결과로 돌아왔거든요.

  • 2. 이해해요
    '14.7.2 2:11 PM (49.50.xxx.179)

    불안이 높을때 피해의식이 있을때 손해에 민감해져요 남에게 배려하거나 베푸는것도 인색해지고요 저 역시 지난 3년간 그 비슷한 불안한 마음을 지니고 살다가 최근에 평정심을 되찾고 보니 불안이 사람을 얼마나 뒤틀리게 만드는지 알겠더라구요

  • 3. ...
    '14.7.2 2:13 PM (180.229.xxx.177)

    다른 사람들이 볼 땐 별것 아닌것에 쉽게 분노하는 스타일...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많으니 그게 분노로 이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 4. 자존감부족
    '14.7.2 2:16 PM (39.121.xxx.22)

    그냥 넘어갈수있는일도
    날무시하네뭐네
    앙심품고 해꼬지하고...
    혹시 전업이세요??
    뭔가 일을 하시던가 공부를 해보세요
    자신에게 투자하고 집중하세요
    아님 외모관리라도 하세요

  • 5. .....
    '14.7.2 2:39 PM (223.62.xxx.32)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난다...라는 말도 있는데 원글님 마음에 너무 여유가 없으신것 아닌지...

  • 6. --
    '14.7.2 2:42 PM (220.117.xxx.59)

    저도 원글님과 비슷해요.
    금전적인 손해보다 상대방한테 무시당한 느낌때문에
    분노하는거 맞는거 같아요.
    자존감부족, 불안이 높을때, 피해의식이 있을때 그렇다는 거도 동감하는데
    그런게 왜 생긴걸까 의아해요.
    저는 어렸을때는 꽤나 사람좋다는 소리 들었는데 40살이 넘어가면서 성격이
    이상해지는 거 같거든요.
    부부관계가 안좋아도 이런증상이 올수 있는지 원글님께 묻어서 질문합니다.

  • 7. ....
    '14.7.2 2:43 PM (211.178.xxx.40)

    손해보는 건 그닥 좋지 않지만
    그걸로 내 이기적인 마음을 들키는 건 더 싫어요. 그래서 좀 양보하고 삽니다. 그러니 매사 편하더군요.

  • 8. ...
    '14.7.2 2:48 PM (119.149.xxx.89)

    곳간에서 인심난다라는 말이 맞아요 맘의 여유가 없고 피해의식 불안 자존감이 약해서 그래요 본인을 되돌아보고 고치려하신다니 화이팅요 계속 그상태면 배우자 자식 형제 친구들이 떠나가요

  • 9. 행복한 집
    '14.7.2 3:37 PM (125.184.xxx.28)

    저는 매번 호구로 살고 남 좋은일 시키고 결정적으로 내가 도움이 필요할때는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손해보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는 다짐과 함께 사람에 대한불안과 피해의식이 생겼어요.
    님도 무언가 계기가 있었을텐데요
    들춰서 연결지을 필요는 없지만
    조금만 앞글에 마음을 여유롭게 너그럽게
    시간조금 돈 조금만 손해보는 가이드라인을 쳐놓고 그선까지는 용서하고 용납하시면서 사시면 마음이 편해지실수 있으세요.

    의도적으로 날 엿먹이고 사기친게 아니라면 용서해주는 마음을
    저렇게 억울한 마음 들때마다 의도적으로 가지실 필요가 있어요.
    그게 다른사람에게 득이 아니라
    내안에 기쁨이 충만해지더라구요.
    알고도 모른척 해주는 마음

  • 10. dma
    '14.7.2 7:09 PM (82.28.xxx.224) - 삭제된댓글

    결혼하고 나서 남편이 제게 한 말이 있어요. 결혼 전에는 그렇게까지 몰랐는데 같이 살면서
    가족 대 가족의 인간관계를 새로 경험하고 나니 제가 자기랑 비슷한 성향이 있는 게 너무 감사하다구요.
    제 남편은 그냥 웬만한 일이면 내가 좀 손해를 보고 살면 되지 하는 성격이고 저도 좀 그런 편이에요.
    그런데 난 절대 손해 안 본다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면 삶이 참 피곤해지고 없던 피해의식도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멀리하고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을 주로 만나다 보니 이젠 사람 만나기가 참 편하네요.
    해외 나와서 그 말 많다는 교민사회에 발담그고 있지만 성향이 비슷한 지인들끼리는 그냥 평온히 잘 지내져요.

    제 생각엔 원글님께서 마음을 조금만 더 너그럽게 가지시면 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실 것 같아요.
    주변에 절대 손해 안 보려 하는 사람들은 결국 그런 사람들끼리 어울려서 복닥복닥하며 지내더군요.
    물론 항상 크게 싸우고도 다시 잘 만나는 걸 보면 서로 잘 맞는가보다 생각하지만
    전 거기에 끼고 싶지 않아요. 사실 웬만큼 기가 세지 않고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더군요.
    원글님도 아마 그런 분위기가 싫으셔서 상담도 받고 하시는 것 같은데 상담 꾸준히 받으시고
    마음을 잘 다스리시면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손해를 덜 보시지(혹은 덜 보는 것 같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7855 붉은라디오 김현진 송기역의 논픽션 책 팟케스트 크롬이한 2014/11/19 1,105
437854 양악하고 싶어요 ㅠㅠ 19 ``` 2014/11/19 5,289
437853 지방 중소기업 근로자 불편 1위 ‘자녀 교육여건’ ㅂㅂ 2014/11/19 875
437852 밑에 재경직 글 보니 생각난 괜찮은 공무원직종 6 .. 2014/11/19 4,873
437851 남주인공 멋있는 외국영화 14 MilkyB.. 2014/11/19 3,097
437850 열받아 잠이 안와요. 윗집 미친아줌마때문에요. 6 열나네 2014/11/19 3,226
437849 노트4 흔들림 보정 안되나요? 휴대폰 2014/11/19 1,064
437848 서울 수산 시장 어디가 좋은가요 4 궁금 2014/11/19 2,823
437847 중2 아들 휴대폰 사용 시간 고민입니다 ㅜㅜ 2 honeym.. 2014/11/19 1,803
437846 제주도갈때 전화안했다고 역정내시는데... 18 Drim 2014/11/19 3,881
437845 교회 추천 부탁드려요 .. 10 .... 2014/11/19 1,722
437844 가방을 사고 기분이 나빠요 7 왜그랬지 2014/11/19 3,662
437843 공부 잘하는 따님 직업으로 재경직 고위공무원 추천합니다. 9 복원 2014/11/19 6,296
437842 학부모 중에 정말 돈안내는 엄마~ 39 호구 시로 2014/11/19 15,347
437841 키톡의 가자미식해를 보고.. 16 Drim 2014/11/19 3,703
437840 서울에서 1억미만전세 구할수있을까요? 4 저기요 2014/11/19 1,634
437839 성장치료 시켜보신분~종료하고도 더 크던가요? 1 고민중 2014/11/19 1,187
437838 시아버지가 힘들어요.. 20 소통불가 2014/11/19 7,290
437837 댓글 60개넘게 달린 변호사 대 고위공무원 글 삭제했나요? 5 헉! 2014/11/19 1,921
437836 수학 문제 하나 풀어 주세요 6 초2맘 2014/11/19 909
437835 고등학교 선택 어디가 나을까요 .. 2014/11/19 1,281
437834 엉터리 수능문제만드는 교육과정평가원, 파스타 값 8억원이 아깝다.. 4 물수능제조 2014/11/19 1,615
437833 스스로 능력의 한계점을 느끼기 시작한 때가 언제인가요? 4 질문 2014/11/19 1,388
437832 지노 지노 빈지노가 자꾸 아른거려요 2 whffhr.. 2014/11/19 1,301
437831 관리자님 아라곤 77 강퇴시켜주세요. 73 꺼져 2014/11/19 12,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