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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믿고 있던 시터에 대한 얘기 들었던 엄마 후기에요.

워킹맘 조회수 : 5,122
작성일 : 2014-07-01 09:34:48

주신 댓글들 잘 읽었습니다.
중간중간 댓글을 남길까 하다가 불확실한 댓글은 논란만 야기될 것 같아 나름대로 정리한 후에 말씀을 드려야겠다 싶기도 했고,  또 그냥 결론을 올리지 않은 채 넘어가기엔 여기에 많은 워킹맘들도 계실텐데, 괜한 걱정거리만 더해드리기만 한 것 같아서 글을 남깁니다.

일단, 결론은 시터 분은 좋은 분이십니다.
제가 믿고 있던 그 모습처럼 강단있고 깔끔하고 나름 기준도 명확하신 분으로 생각하고 있구요..
사람이니 힘들 때도 있고 지칠 때고 있고 한 것은 저도 저의 친어머니도 마찬가지니까 완벽함을 기대하진 않습니다만, 지금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너무 감사하죠.

토요일에 특근까지 해가며 퇴근하는 날 마주친 같은 라인 그 아주머니 기준엔 나름 충분한 얘깃거리이고 주의를 줘야겠다 싶으셨겠지만
온 집안이 발칵 뒤집히고 주말 내내 심장을 벌렁거리며 배신감과 아이에 대한 미안함에 몸과 마음이 다 아팠던 저의 가족과 괜한 오해와 시선을 받고 또 저에게까지 괜한 오해를 받으셔야했던(물론 이 과정을 모르시지만) 시터 분에 대한 미안함에 너무도 어지러운 며칠간이었어요.

토요일에 마주친 아주머니는
"망설이다 얘기를 한다. 놀이터에서 볼 때마다 아이에겐 관심조차 없고, 반응도 없고, 무표정이다. 볼 때마다 안타깝다. 이 시기에 얼마나 반응하는게 중요한데, 너무 안타까워서 얘기를 하는 거다."
그럴분이 아니라는 얘기에도,
"사람 어떻게 믿냐, 엄마가 볼때랑 안 볼때랑 다른거다. 자기가 보다보다 얘기를 하는거다. 사람 믿지 마라"
이런 막연한 얘기만 듣고 벌렁거리는 심장으로 그럴 분이 아닌데라는 믿음과 내가 본게 전부가 아닐거라는 의심 때문에 그날을 그렇게 온몸과 마음을 아파하면서 지냈습니다.
도무지 가만 있을 수 없어, 친정 어머니께 전화해서 말씀을 드리니... 친정 어머니는 저보다도 더한 반응이셨죠.
그 사람이 오죽하면 얘길 했겠냐고, 그런 얘길 함부로 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보다보다가 한 거지.. 어떻게 그런 사람을 만났냐며... 당장 그만두게 하라며 온몸이 떨린다 하셨죠.
그런 상태에서 이곳 82에도 글을 올리고, 아기를 붙잡고 묻기도 하고 정말 지옥 같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또 엘리베이터에서 같은 라인 그 아주머니를 마주쳤습니다.
다짜고짜,
"잠은 잘 잤어요? 못잤죠? 못잤죠?"
"안 그래도 자기랑 커피나 한잔 하면서 얘기하려고 했는데, 그 아주머니 진짜 친척 아니지?"
저는 일단, 보셨던 상황이 심각한 상황이었냐고, 구체적으로 듣지 않고 막연한 얘기만 들어서 구체적으로 상황을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했고,
얘길 해주더군요... 상황은...
저의 아파트 라인 1층에 어린이집이 있습니다.
그 어린이집에 보내는 이 라인 엄마들이 5명이 있고, 5시가 되면 그 아주머니들 5명이 애들을 하원 시키면서, 놀이터에서 놀게 한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 아기가 시터 아주머니랑 산책을 하는걸 보는데, 놀이터에 내려주지도 않고.. 자기가 볼 때는 아기가 분명 놀고 싶어하는데, 내려주지도 않고 앞만 보며 산책만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주머니들끼리 저 할머니 친할머니 맞는거 같냐 아닌거 같냐 했는데, 다섯 모두 친할머니 아니다 친할머니면 저럴 수 없다 했답니다.
며칠 동안 그 얘기를 듣던 6-7살 되어 보이는 딸마자 정말 그런 것 같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아주머니들끼리 저 애기 엄마한테 얘기를 해줄까말까 했답니다...

이 상황은.. 저도 알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기가 회사 어린이집 다니면서 오후에 시터 아주머니께서 하원시켜 보고 계시다가 두달 이상을 계속 감기에 장염에 병이 지속되면서 어린이집은 잠시 중단한 채 시터 아주머니께서 가정 보육을 해주시는 상황이었어요.
그 시기가 맞물려 수족구와 수두 구내염까지 확산 되는 시기라서 아기 몸 회복이 먼저다라고 저도 아주머니도 생각했고, 아이들 많은 곳에 당분간 가지 말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모습이 그 아주머니들에겐 냉담함과 상호작용이 안되는 것으로 보였던 가봐요.
그리고 어린이집에 보내는 자신들과 달리 시터를 쓰니.. 저것봐라 돈아깝게 시터 써봐야 소용없다 얘깃거리가 된 거죠..
저한테 그러더군요.
돈 버려가며 뭐하러 시터쓰냐고, 어린이집 보내라고.. 아님 친할머니 안계셔? 봐주실 어머니 안계셔? 하며..
친절히 자신이 아는 사람이 시터 쓰고 당한 경험까지 얘길 해주시더군요.
사람 믿지 말라

그 상황이 부족하게 느껴지셨는지,
자기가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아기가 숫자를 말하더라.
친할머니 같으면 우리 손주 잘한다고 반응을 할텐데.. 가만히 있더라...
(아기가 발달이 빨라서, 숫자 한글.. 알파벳 다합니다.. 아주머니는 사람들 앞에서 너무 내색하면 좋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생각하시는 분이구요..)

정신 없게 인사하고 돌아서는게 이게 뭔가 싶더군요...
아이가 셋인 그 아주머니에겐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었나봐요...
말투도 표현도 업되어 있는 듯, 눈인사만 놔눴을 뿐인 저한테 다짜고짜 말을 놓는 것이 저는 더 이상한데;;
아이 셋인 분인 아기 하나인 초보 엄마한테 해주고 싶은 조언이었을 뿐인지..
우리 온집안을 들었다 놨다 했고, 한 사람을 몹쓸 사람으로 만들어놨던 상황이 고작 이건가...

어제인 월요일 남편이 오전에 집에 잠깐 들릴 일이 있었습니다.
아기랑 아주머니 잘 놀고 있더라더군요.
전에도 이런 상황이 많았지만.. 아기와 아주머니는 잘 놀고 있었고...
아주머니께서 보육하시면서, 아기와 놀던 흔적들, 그리고 바로바로 나타나는 아이의 표정과 발달은 언제나 좋았구요.
발달도 빠르고, 한번 들으면 기억하는 기특한 재주가 있는 아이를 언제나 뿌듯해 하시고, 가르치는 것을 즐거워 하시는 아주머님이세요.

손주가 안 생기셔서 걱정이시지만, 재촉하지 않으신다면서 손주만큼 이뻐하시는 아주머님
너무 죄송해요.
시터라는 시선 때문에 받지 않아도 될 시선을 받으시니 제가 다 죄송합니다.

핏줄이 아니니.. 돈주고 쓰는 사람이니.. 저도 다 알만큼은 아는 아기 엄마랍니다.
그래도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주시는 분들은 계시겠죠.
복있게도 저는 그런 분을 만난 것 같습니다.

두번째로 그 아주머니를 마주쳤을 때, 정신이 없어 해명을 못했는데..
시터 아주머니께서 행여나 다음에도 그런 의혹의 시선과 얘깃거리의 대상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제가 일단 해명할 건 하고 변호해야 할 건 해야 할 것 같아요.
저에 대해 뭐라 말이 나오건.. 일단 아주머니에 대한 의혹은 거둬들이고 싶네요.

걱정해주셨던 분들 감사합니다.
오늘 다행히도 회사 아닌 교육장이라 두서 없게나마 글 올립니다.
교정할 시간까지는 없어서, 한번에 쓴글 그냥 올리지 두서없고 정신 없더라도 이해해주세요.

 

IP : 210.94.xxx.8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ㄹ
    '14.7.1 9:41 AM (211.237.xxx.35)

    그러니까 시터분은 자기의 의무를 다한거네요.
    자꾸 감염이 반복되는 아이니까 아이들 많은곳에 가지말자고 했던것을 지키신거고요.
    저도 거기에 남의말만 듣고 함부로 단정지을건 아니다라고 댓글썼었는데..
    어쨋거나 결론은 그게 맞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 들고요.
    다른 분들도 말씀하셨지만, 친엄마도 친할머니도 때로는 아이에게 무심할때도 있는거죠.
    기본적인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거 알려준 분들도 나쁜 분들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본인들도 때로는 본인 자녀에게
    100프로 완벽하게 케어 소통해주진 못할텐데 남에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드리는것 같기도 하네요.

  • 2. 경험자
    '14.7.1 9:43 AM (211.36.xxx.92)

    저도 비슷한 경험 있습니다.
    저는 저희아이 봐주시기 전에 맡아주셨던 아이의 엄마가
    제게 연락해와서 믿고 맡길만한 사람 아니라고....저도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죠.

    결론은 좋은분이고 우리와 잘 맞고
    아이를 정말 사랑해주신 분입니다.
    제 아이도 잘 따랐고 잘 컸습니다.

    그간 맘고생 많이 하셨겠네요.
    아이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자랍니다.
    흔들리긴 할지언정 부단한 자기 반성과 노력으로
    상황을 재 구성하는 원글님의 단단함을 닮아
    잘 자랄거에요 .

  • 3. 원글
    '14.7.1 9:44 AM (210.94.xxx.89)

    네. 정말 다행인 일이죠.
    알려주신 분도 나쁜 분들은 아니시라고 생각해요.
    말씀 드릴 때,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할 거구요.
    다만..말씀하신 대로... 자기 기준에서 너무 엄격하게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얘깃거리 삼아 한 얘기들이 한 사람에게는 상처와 모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 4. 글쎄요
    '14.7.1 10:10 AM (183.109.xxx.150)

    전 그 알려줬다는 사람 정신병자 같아요
    아이를 학대한것도 아니고 그정도 무반응은 친엄마 친할머니라도 흔한건데
    굳이 그걸 애 엄마한테 심각한 사안인양 부풀려 얘기하고
    다음날 내 얘기 듣고 기분이 어땠어 잠도 설쳤지? 하면서 확인사살까지...--
    그 아이 셋이라는 여자가 나이가 몇인지는 몰라도
    자기 경험담까지 부풀려 덧대가면서 걱정을 가장한 비수를 꽂고 있네요
    님이 멋진 직장맘이시고
    아무 탈 없이 행복해보여서 질투심에 쩔어 오지랍 부리고 다니는
    정신병자 같아요

  • 5. ...
    '14.7.1 10:22 AM (155.230.xxx.55)

    저도 예전 글에 썼다가 혹시나 무책임한 말인가 싶어 지웠던 사람인데요.
    시터 도움받아 아이 키우며, 주변에서 말 들은적이 정말 많아요.
    결론은, 저도 시터분이 믿을만한 분인데요 그분 스타일상 조금 무뚝뚝해 보이는 부분을
    아이 다니는 원 선생님 두분, 동네아주머니들 두분으로부터 말을 전해들었는데, 여러 정황상 내린 결론은 걱정(혹은 걱정을 가장한 오지랖)이었어요. 아이들 반응 보면 알아요. 저희 둘째는 시터를 정말 좋아해요. (가끔 저보다 더 좋다 하며 깔깔거립니다..제 반응보면서...).
    색안경도 많구요... 저는 그 색안경때매 상처 좀 받았었어요.

  • 6. ㅇㅇ
    '14.7.1 12:29 PM (223.62.xxx.105)

    음.. 님 따뜻하고 사려깊은 마음은 잘 알겠는데요, 그래도 녹음은 한번 해 보세요. 사람을 믿는 건 좋지만 아이 문제에 있어 남을 100% 믿는 것은 어리석어요. 신뢰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로서 최소한의 의무랍니다.

  • 7. 아이고
    '14.7.1 1:26 PM (125.129.xxx.29)

    아이고 오지랍넓은 아주머님이시네요.

    원글님이 의심이 가시거든 아이가 시터 분을 대할때 태도를 보세요.
    어린아이들은 숨기지 않고 솔직합니다. 더구나 쓰신것처럼 똑똑한 아이라면 눈치가 귀신일겁니다.
    만약에 그분이 그렇게 막대하면 아이가 딱히 따르지 않을겁니다.
    아이가 좋아하고 따르면, 그분도 그만큼 아이한테 정을 주시는 거겠죠.

    괜히 남의 가정에 이래라 저래라하는 사람때문에 고민하지마시고 아이를 믿어보세요.

  • 8. 무지개1
    '14.7.1 2:36 PM (211.181.xxx.31)

    "잠은 잘 잤어요? 못잤죠? 못잤죠?"
    - 이 부분 너무 소름끼쳐요
    이사람은 그말 전하면서, 진심으로 상대방이 고민하고 맘고생할걸 즐겼을 사람 같아요. 이상한 아줌마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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