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요가하는 친구

갱스브르 조회수 : 1,953
작성일 : 2014-06-26 17:12:16

"요가 해요"...

남녀를 가르는 것도 아닌데 왠지 요가는 여성적인 운동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정적인 분위기와 몸의 선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움 때문일 거다

나중에야 그 곡선의 뒤에 숨어있는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알았지만...

종교적인 선율도 있고 정신과 맘의 균형을 잡아가는 남다른 언어도 그렇다

한 번 열풍이 불면 뿌리를 뽑는 이 나라 근성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온갖 요가 학원이 동네마다 생겼다

나중엔 갖다붙이면 이름이 되고 저마다 다 요가 고수라며 이력을 자랑하기에 바쁘다

한 1년여 다니다 보니 하산? 할 때가 됐다 싶어 셀프 요가를 한다

습관이란 것이 입력되면 싫어도 하게 되는 관성이 붙는다

흔쾌히든 꾸역꾸역이든 죽어도 시간을 내 하루도 빼지 않는다

가끔은 거울 속 나는 화가 잔뜩 나있다

그런 표정으로 다리 올리고 호흡 고르는 걸 보다 보면 웃음이 난다

조였다..풀었다...

경직된 맘과 표정은 그렇게 이완된다

짝퉁요가에 나름 길들여진 나와 다르게 벌써 10여 년 째 ...이제는 요기의 경지까지 도달한 친구가 있다

기어이 자격증도 따고 얼마 전 학원도 오픈했다

열의가 한창 달아오르는 때라 그런지 학원에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향 냄새가 독하다

몇 달 육식을 멀리하며 고사지내듯 그렇게 기도하며 공을 들였다

인테리어만 보면 여기가 인도인지 티벳인지 헷갈릴 정도다

정작 본인은 뉴욕의 현대요가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너무 순수하고 가슴이 뜨거운 친구라 대담하게 삶의 항로를 바꾼 용기가 부러울 뿐이다

어느 날 와서 참관하라는 제의에 저녁 나절 학원에 들렀다

잔잔한 친구의 목소리가 핀마이크를 타고 흐른다

맨 뒤 매트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그제야 사람들의 면면이 눈에 들어왔다

앳된 청년 2명이 있다

여자들 틈바구니에서 애쓰는 모습이다

놀란 것은 초급반임에도 불구... 어찌나 유연하고 진지하게 임하는지...

긴장한 친구는 너무나 차근차근 잘 한다

고기 끊고 그 스트레스에 눈빛이 형형해지더니만...멋있다

강의가 끝난 친구의 눈은 퀭한데

온몸을 돌고돌아 야들야들해진 피부가 이쁘다

 

 

 

 

 

IP : 115.161.xxx.10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제시작인
    '14.6.26 8:36 PM (110.70.xxx.235)

    왠지 글이 참 마음에 담기네요
    우연히 시작한 요가. 마음과 몸을 리드해주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참 감사하더군요
    원글님. 라마스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1290 강남주변 사주 철학관...- 싫으시면 패스 2 2014/10/30 4,179
431289 한국에 있는 조카 선물 4 미국 2014/10/30 767
431288 질투가 심하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하네요 6 ........ 2014/10/30 3,583
431287 딸이란... 2 가슴시린.... 2014/10/30 1,102
431286 윤하 vs 이소라 1 검은거북 2014/10/30 1,011
431285 조울증 증세중에 3 햇살 2014/10/30 2,199
431284 저 자신한테 칭찬해 주고 싶어요 2 ... 2014/10/30 1,063
431283 남자 별거 아닌 이유? 4 newton.. 2014/10/30 1,700
431282 검찰, 이준석 세월호 선장 사형구형 2 홍길순네 2014/10/30 914
431281 신해철의 죽음에 먹먹한 이유를 아시나요? 41 2014/10/30 7,001
431280 엄마의 미역국 3 건너 마을 .. 2014/10/30 1,221
431279 밤이니까 고백 하나 할게요. 31 밤이니까 2014/10/30 20,745
431278 이혜원씨랑 박잎선씨는 왜 나서서 욕을 얻어 먹을까요.??? 8 ... 2014/10/30 7,671
431277 3급 행정관이면 월급이 얼만가요? 10 ??? 2014/10/30 17,973
431276 엘지 엑스노트 쓰시는 분들!!! 필독!! 5 츄파춥스 2014/10/30 1,294
431275 마왕 생각하면 우울 4 오늘도 2014/10/30 897
431274 신해철이 죽었다니... 14 아니라고 2014/10/30 2,800
431273 초등아이가 복숭아뼈 골절을 입었어요. 응급실에 다녀왔는데..도움.. 16 아휴 2014/10/30 4,252
431272 저는 신해철님의 노래도 들은적 없고 누구인지도 몰랐어요ㅜㅜ 6 .. 2014/10/30 1,260
431271 의료사고를 미리 막는 가장 쉬운 방법 163 심플라이프 2014/10/30 18,490
431270 선빵 날리는 남편.. 4 ... 2014/10/30 1,615
431269 바자회 택배보냈습니다. 3 2014/10/30 1,029
431268 짠순이 주부들이 꼭 알아야 할 곳!! 4 룰루랄라 2014/10/30 2,229
431267 남이 만지면 죽은척하는 강아지래요. ㅎ 13 귀여워 2014/10/30 5,185
431266 길 고양이 잡는 방법 알려주세요~ 13 불쌍하다 2014/10/30 8,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