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요가하는 친구

갱스브르 조회수 : 1,958
작성일 : 2014-06-26 17:12:16

"요가 해요"...

남녀를 가르는 것도 아닌데 왠지 요가는 여성적인 운동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정적인 분위기와 몸의 선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움 때문일 거다

나중에야 그 곡선의 뒤에 숨어있는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알았지만...

종교적인 선율도 있고 정신과 맘의 균형을 잡아가는 남다른 언어도 그렇다

한 번 열풍이 불면 뿌리를 뽑는 이 나라 근성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온갖 요가 학원이 동네마다 생겼다

나중엔 갖다붙이면 이름이 되고 저마다 다 요가 고수라며 이력을 자랑하기에 바쁘다

한 1년여 다니다 보니 하산? 할 때가 됐다 싶어 셀프 요가를 한다

습관이란 것이 입력되면 싫어도 하게 되는 관성이 붙는다

흔쾌히든 꾸역꾸역이든 죽어도 시간을 내 하루도 빼지 않는다

가끔은 거울 속 나는 화가 잔뜩 나있다

그런 표정으로 다리 올리고 호흡 고르는 걸 보다 보면 웃음이 난다

조였다..풀었다...

경직된 맘과 표정은 그렇게 이완된다

짝퉁요가에 나름 길들여진 나와 다르게 벌써 10여 년 째 ...이제는 요기의 경지까지 도달한 친구가 있다

기어이 자격증도 따고 얼마 전 학원도 오픈했다

열의가 한창 달아오르는 때라 그런지 학원에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향 냄새가 독하다

몇 달 육식을 멀리하며 고사지내듯 그렇게 기도하며 공을 들였다

인테리어만 보면 여기가 인도인지 티벳인지 헷갈릴 정도다

정작 본인은 뉴욕의 현대요가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너무 순수하고 가슴이 뜨거운 친구라 대담하게 삶의 항로를 바꾼 용기가 부러울 뿐이다

어느 날 와서 참관하라는 제의에 저녁 나절 학원에 들렀다

잔잔한 친구의 목소리가 핀마이크를 타고 흐른다

맨 뒤 매트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그제야 사람들의 면면이 눈에 들어왔다

앳된 청년 2명이 있다

여자들 틈바구니에서 애쓰는 모습이다

놀란 것은 초급반임에도 불구... 어찌나 유연하고 진지하게 임하는지...

긴장한 친구는 너무나 차근차근 잘 한다

고기 끊고 그 스트레스에 눈빛이 형형해지더니만...멋있다

강의가 끝난 친구의 눈은 퀭한데

온몸을 돌고돌아 야들야들해진 피부가 이쁘다

 

 

 

 

 

IP : 115.161.xxx.10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제시작인
    '14.6.26 8:36 PM (110.70.xxx.235)

    왠지 글이 참 마음에 담기네요
    우연히 시작한 요가. 마음과 몸을 리드해주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참 감사하더군요
    원글님. 라마스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7752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세트 가지고 계신분? 8 해롱양 2014/11/18 1,374
437751 이재명 성남시장 "박 대통령 사퇴하면 저도...&quo.. 7 샬랄라 2014/11/18 2,518
437750 바르셀로나 3 Funkys.. 2014/11/18 857
437749 지금까지 스토리가 제일무서웠던 영화 하나씩만 123 .. 2014/11/18 13,873
437748 요리는 괜찮은데 옷에 음식냄새 배는게 너무 싫어요. ㅠㅠ 3 어쩔지 2014/11/18 1,940
437747 이름이라도 아시면 1 어디에 2014/11/18 711
437746 "매력적인 대통령" 낯간지러운 YTN의 박근혜.. 2 샬랄라 2014/11/18 1,217
437745 기침 크게 자주 하는 같은 반 학생..결핵일까요 12 ... 2014/11/18 2,503
437744 아파트 양도신고를 6개월 이내에만 하면 되나 4 양도세 2014/11/18 1,369
437743 한층에 한가구만 사는 빌라 2 첫눈 2014/11/18 2,511
437742 요즘 산에 가시는 분들 뭐 입고 다니세요? 7 .. 2014/11/18 1,181
437741 카카오톡에서 모바일상품권 구입하는 방법 알려주세요. 2 가볼거야 2014/11/18 951
437740 세월호 유족들, '인양 반대' 김진태 맹성토 1 샬랄라 2014/11/18 798
437739 여아들 몇세쯤 돼야 머리 매일 감던가요 13 자발적으로 2014/11/18 2,436
437738 [세월호 진상규명] 어제 EBS다큐프라임 못보신 분들께... 7 청명하늘 2014/11/18 904
437737 눈이빠질것 같아요.. 1 000 2014/11/18 724
437736 혹시 소장할 만한 만화책 추천 38 순정만화 2014/11/18 4,401
437735 점자수화 라는거 처음 봤네요 영화 2014/11/18 544
437734 수학과 졸업했는데요. 조카 가르쳐주려고 십년만에 중학생책 보닠ㅋ.. 9 허허 2014/11/18 2,792
437733 저도 패딩 선택 도와주세요.. 5 ... 2014/11/18 1,948
437732 개인블로그 하시는 분들 어디 사이트 이용하세요? 6 질문 2014/11/18 1,753
437731 애가 용돈을 잃어버렸어요 15 초5아들엄마.. 2014/11/18 2,651
437730 님들 동네 붕어빵 천원에 몇갠가요? 30 붕어빵 2014/11/18 4,313
437729 성시경 팬분들 계신가요? 한설희 유명한가요? 3 무섭다. 2014/11/18 21,073
437728 발바닥 중간쯤이 자주 뻐근하고 땡기고... 3 건강하자 2014/11/18 1,332